지닥, 위믹스 많은데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몫 못 줘' 일주일 남은 출금 기한, 발 묶인 위믹스 800만개 출금 향방 '오리무중'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24 08:59:2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지닥의 위믹스(WEMIX) 출금지원 종료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는 지닥에 묶인 위믹스 800만개를 아직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위믹스의 상장폐지 공지 시점 기준 박 대표 보유 물량의 원화 환산액은 250억원에 달한다.지닥은 위믹스 2600만개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시가 기준 550억원, 상장폐지 시점 기준 830억원 규모다. 박 대표가 상환을 요구한 800만개를 지급하고도 남는다. 그런데도 하루 출금량을 1만6500개로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박 대표의 위믹스 물량 회수는 불가능하다.
위메이드는 지닥 사태를 시급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앞서 주주총회에서 "위메이드가 최대 피해자"라고 공개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닥은 묵묵부답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양사의 사업상 갈등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다.
◇정리매매 기간 이틀, 출금 한도 너무 적어
지닥은 이달 29일 위믹스 출금서비스를 중지한다. 위믹스를 상장폐지한 건 지난달 29일이다. 상폐일 이후 부여했던 한달간의 출금 유예기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닥의 위믹스 상폐 절차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사유는 시장성 결여와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 의심 등이었다. 지난달 27일 관련 공지를 올린 후 이틀 뒤 바로 거래를 중단시켰다.
통상 가상자산거래소는 '투자 유의 종목' 지정 후 소명절차를 거쳐 상폐 여부를 결정한다. 상폐가 확정된 후에는 2주의 정리매매 기간을 부여한다. 유의종목 지정 기간부터 상폐까지 최소 한달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지닥의 경우 정리매매 기간을 충분히 부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지닥이 하루 출금수량을 1만6500개로 제한했다는 점이다. 박 대표의 위믹스는 발이 묶이는 결과가 됐다. 한 달 동안 매일 한도를 꽉 채워 출금을 해도 49만5000개가 한계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앞서 작년 초 지닥에서 위믹스 1100만개를 구입했다. 최대주주의 책임 경영 목적이었다. 당시 위믹스가 국내 원화거래소에서 공동 상폐됐을 시기다. 사실상 국내서는 선택할 수 있는 거래소가 지닥 뿐이었다.
지닥에 남아 있는 박 대표의 위믹스는 800만개다. 박 대표는 지닥에 전량 반환을 요구했지만 양측 소통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아직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줄 수 있지만 안 준다? 40원더스 퇴출 사태 염두뒀나
지닥은 회사 자체 규정을 이유로 위믹스 출금한도를 정했다. 환산액 기준 하루 5000만원까지만 출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상장폐지 당시 위믹스 개당 가격이 3200원으로 1만6500개는 5000만원 한도를 꽉 채운 수준이다.
정작 출금한도 규정은 유독 위믹스를 비롯한 알트코인에게만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개당 1억원인 비트코인은 하루 50개, 현 시세 기준 45억원 어치를 출금할 수 있다. 이더리움도 마찬가지다. 출금한도는 일 500개로 원화 환산시 22억원에 달한다.
현재 위믹스는 가상자산 하락장 영향으로 개당 2100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원화 환산액에 맞춰 출금 한도 개수를 상향조정해도 되지만 지닥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일각서는 상폐 종목 출금한도를 제한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타 거래소들 대부분은 상폐 확정된 종목에 한해 별도의 한도를 두고 있지 않다. 고객이 기간 내 자산을 전량 출금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차원에서 출금한도를 제한할 수 있으나 상폐 종목에는 특수성을 부여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며 "입금 후 바로 출금하는 게 아닌 장기 보유 고객이라면 기간 내 전량 출금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지닥이 상환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작년 말 발표된 실사보고서의 원본 확인 결과 위믹스 약 2611만개를 보관하고 있었다. 박 대표의 800만개를 충분히 돌려줄 수 있는 수준이다.
양사의 '불편한 관계'가 이번 사태 원인이란 관측도 있다. 지닥이 '40원더스'에서 퇴출당한 일이다. 40원더스는 총 40개 기업 또는 조직으로 구성된 위믹스 노드검증인 그룹이다. 노드 운영에 대한 보상으로 위믹스를 정기적으로 수령하며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닥은 40원더스 구성 초기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위믹스를 상장하고 있어 생태계 일원 자격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작년 초 해킹으로 위믹스 1000만개를 탈취당하면서 신뢰도가 하락했고 참여사 과반이 넘는 21곳이 퇴출에 찬성했다. 지닥은 앞으로 위믹스 노드 운영 보상 수익을 얻을 수 없고 유의미한 제안도 낼 수 없다.
박관호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지닥의 출금제한 조치에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 발언했다. 더벨은 이번 사태에 대한 지닥의 입장을 듣기 위해 경영진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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