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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재무 점검]자본잠식 위기 탈출한 메가박스중앙⑧플레이타임 현물출자로 1260억 자본 확충…미상환 영구채 잔액 780억

고진영 기자공개 2024-05-02 10:29:05

[편집자주]

팬데믹 이후 영화관업계는 바싹 타는 가뭄이 무던히 길었다. 엔데믹 선언, 천만영화 등장과 함께 회복세에 들어서긴 했지만 메마른 건기를 보낸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 멀티플렉스의 시대가 이제 저무는 게 아니냐는 우려 역시 숨통을 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위기.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의 재무적 현황과 생존 전략을 더벨이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가박스중앙은 1년 전만 해도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와 다름없었다. 순자산의 공백을 영구채(신종자본증권)로 가리긴 했으나 표면적 효과에 불과했다. 순손실이 계속되면서 부채는 급증한 반면 자본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자본 갈증을 마침내 해소했다. 콘텐트리중앙으로부터 플레이타임 지분을 현물출자받으면서 1000억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 영구채가 없더라도 순자산이 플러스인 상태가 됐다.

◇차입규모 '껑충'…전단채 위주 조달

2023년 말 메가박스중앙의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6299억원, 차입금의존도는 63.6%를 기록했다. 자산의 60% 이상이 차입금으로 채워져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2020년 81%를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안전성이 상당히 개선된 상태라고 볼 수있다.


애초 매가박스중앙은 2018년 총차입금이 1288억원, 차입금의존도는 35% 수준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이듬해 4000억원, 63.4%로 차입 규모가 급증한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리스부채를 반영하게 된 영향도 있지만 금융기관 대출과 사채 발행 자체도 확대됐다. 팬데믹 타격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화한 탓이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차입금을 따로 보면 2019년 871억원에서 2020년 2624억원으로 뛰었고 작년 말엔 3330억원을 기록했다. 업황상 조달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차입 대부분을 전자단기사채와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의존하고 있다.

P-CBO는 자체 조달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신용보증기금)가 신용보강을 통해 지원하는 제도다. 회사채를 발행하면 증권사가 인수해서 묶은 뒤 유동화회사에 넘긴다. 발행사들이 후순위채 일부를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조달금액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미매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데다 금리적으로 유리하다.

전단채의 경우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고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금리가 높은 편이긴 해도 실물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보다 조달이 편하다. 현금은 모자라는데 장기 회사채를 찍어낼 여건이 안되는 기업들이 단기간 자금을 메우기 위해 주로 발행한다.


메가박스중앙은 리스부채를 제외한 작년 말 차입금 3330억원 가운데 장기차입금은 554억원뿐이고 단기차입금이 683억원을 차지했다. 또 P-CBO가 685억원, 전단채 등 단기사채로 발행한 부채가 1381억원 있다. 단기사채를 계속 찍어 차환하면서 필요 자금을 충당 중이다. P-CBO는 금리가 5.07%~5.22%대, 단기사채는 7.5%~8.1%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플레이타임 편입…영구채 제외 순자산 '플러스 전환'

이밖에 부채에는 잡히지 않지만 신종자본증권으로도 800억원을 빚졌다.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2021년 8월 500억원, 같은 해 12월 3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콘텐트리중앙이 신용을 보충했으며 대출실행일 3년 이후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조건이다. 또 이때부터 금리가 1% 가산되고 이후 매 1년마다 0.5%씩 오르는 스텝업(Step-up) 조항이 붙어있다.

메가박스중앙이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이유는 당시 순손실이 이어지면서 자본이 바닥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1500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2020년 61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그 해 666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자본을 깎아먹은 탓이다. 이듬해 역시 손실 기조가 지속, 자본잠식에 빠질 위기에 처하자 영구채로 급히 자본을 확충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영구채 효과를 제거할 경우 메가박스중앙의 순자산은 2021년 784억원에서 6억원으로 감소, 2022년엔 769억원에서 -9억원으로 음전환한다. 자본잠식을 간신히 피할 수 있는 규모로 영구채를 찍었던 셈이다.


현재 발행수수료 등을 제하고 신종자본증권 778억원이 자본으로 분류돼 있는데 사실상 차입과 다르지 않다. 최초금리는 4.5%지만 현재 8.2%로 올랐다. 스탭업과 별개로 2023년 2~3월부터 3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이자로 나간 현금은 원금의 7.6% 남짓인 61억원(지급시기 기준)에 이른다.

다만 메가박스중앙은 이런 '실질적 자본잠식'을 지난해 2년 만에 벗어났다. 2023년 7월 콘텐트리중앙이 플레이타임 지분 100%를 현물출자하면서 1256억원의 자본이 확충되는 효과를 누린 덕분이다.


지난해 메가박스중앙은 순손실 332억원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타임 지분 편입에 따라 기말 자본총계가 1628억원을 나타냈다. 전년 대비 860억원가량 늘었다. 신종자본증권을 부채로 잡아서 자본에서 빼더라도 순자산이 85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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