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콘텐츠 제작에 AI 활용 '수요예측→흥행' 조력 기대 제작비 절감 등 비용누수 방지, 내년까지 매출 5조 달성 목표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30 10:34:4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미디어 사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시청자 수요에 맞는 자체제작(오리지널) 콘텐츠를 키우는데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다. 제작투자, 마케팅, 큐레이션 등 미디어 사업 모든 연결고리에 AI를 활용한다. 여기에 AI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B2B 사업도 전개해 수익 파이프라인을 늘릴 계획이다.AI 시스템을 도입하면 계속해서 높아지는 콘텐츠 제작 비용 절감과 동시에 수익성 개선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에 돌입하기 전 AI로 정밀하게 분석하고 시뮬레이션도 돌려보게 되면 사전 투입 예산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제작 현장에서의 비용 누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기획·홍보·관리' 모든 과정에 AI 도입
KT는 서울 동대문 노보텔앰배서더호텔에서 29일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그간 미디어 콘텐츠 사업 성과를 알리고 향후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2022년 OTT 플랫폼 시즌을 티빙에 매각하면서 미디어 전략을 새로 수립한 바 있다.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 지니와 방송채널 ENA가 KT 미디어사업의 구심점이다. 이날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 사업본부장(사진)은 "드라마는 스튜디오 지니, 예능은 ENA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부터 송출까지 전 과정에 AI 역량을 활용한다. 먼저 드라마 흥행성을 미리 예측하는 AI모델을 통해 투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다.
흥행성 예측은 OTT 시장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OTT 공룡으로 성장한 것도 빅데이터 기반 시청 수요 예측 덕분이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했던 드라마 '하우스오브카드'가 대흥행하면서 구독자가 급증했다.
AI 기술 발전으로 KT는 수요예측의 정확성과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김훈배 본부장은 "KT 미디어 밸류체인 위에 AI라는 성장 엔진을 더해 시대에 앞서가는 미디어 시장을 만들어가보겠다"고 말했다.
KT는 AI로 예측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홍보할 때도 AI를 활용한다. IPTV 고객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한 타깃 추천을 진행한다. 단순 콘텐츠 추천 뿐 아니라 소개문구까지 AI가 시청자 취향을 바탕해 결정하면서 흥미 유발 효과를 노린다.
이날 KT는 B2B 토탈 미디어 솔루션 '매직플랫폼' 계획도 공유했다. 생성형 AI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또 전체 영상 중 특정 구간만 찝어 자동으로 짧은 영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김 본부장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제작 여건이 넉넉치 않은 소규모 콘텐츠 기업도 역량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작비 인플레이션, AI 시뮬레이션으로 해결
이날 간담회에서는 2025년 미디어 사업 매출 5조원 달성 관련 이야기도 오갔다. KT는 2022년 '시즌'을 티빙에 매각하면서 OTT 플랫폼 사업에서 손을 뗐다.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IPTV와 콘텐츠 제작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목표 매출도 설정했었다.
김훈배 본부장은 "미디어 매출 안에 ENA, 스튜디오 지니 외에 광고 계열사들도 포함돼 있다"며 "옥외광고 시장도 커지고 있어서 매출 5조원은 충분히 도전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스튜디오지니는 지난해 5402억원의 매출과 45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ENA는 지난해 1008억원의 매출과 영업적자 386억원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콘텐츠 제작에서는 이익이 발생하고 있으나 유통, 소비단에서는 부진하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제작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익 악화 전망을 언급하기도 헀다. 스튜디오지니는 제작 과정에 AI를 도입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정밀한 예산 책정으로 제작비 상승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제작비가 많이 올라가는 게 사실"이라며 "로컬 사업자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캐스팅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제작 과정의 비용 누수를 최대한 막겠다"고 덧붙였다.
ENA의 매출감소, 적자전환의 요인은 광고 수주 감소가 가장 크다. 김호상 ENA 대표는 "콘텐츠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으로 접어들었다"며 "TOP7 채널로 도약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에 투자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갈 수 없다"며 "콘텐츠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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