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인베스트먼트는 지금]계열사 출자로 대형펀드 결성, 성장 공식 이어질까②세번째 1000억대 펀드 결성 눈 앞…달라진 펀딩 전략에 이목 집중
최윤신 기자공개 2024-05-03 07:22:45
[편집자주]
2018년 오너 2세인 김동준 대표이사 체제를 맞은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을 빠르게 키우며 6년만에 대형 벤처캐피탈(VC) 반열을 넘보는 하우스로 성장했다. 최근 경영 리더십 체인지와 맞물려 앞으로의 성장 전략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첫 각자대표 체제를 시작한 키움인베스트먼트의 리더십과 향후 밸류업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2021년을 기점으로 10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펀드를 조성하며 운용자산(AUM)을 빠르게 키웠다. 치밀한 전략을 통해 대규모 펀딩을 2년 연속으로 성사시켰다. 지난해 잠시 쉬었던 대형 펀드 결성은 올해 다시 이어진다. 올 초부터 본격적인 펀드레이징 절차에 나서 3번째 1000억원대 펀드 결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이번 펀드레이징은 앞선 두 차례와 다소 다른 양상으로 진행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키움증권이 아닌 그룹 다른 계열사의 출자확약을 받았다는 게 이전과 다른 점이다. 그룹계열사의 총 출자금액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키움인베스트먼트가 앞으로도 지속 대형 벤처조합을 만들 계획이기 때문에, 그룹의 출자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키움증권 LOC 들고 콘테스트 공략
김동준 대표 취임 후 키움인베스트먼트가 AUM을 급격히 늘릴 수 있었던 건 펀드의 ‘대형화’ 덕분이다. 이전까지 키움증권은 VC 펀드를 500억원 이하로 조성해왔다. 2019년까지 가장 큰 벤처조합은 2014년 결성한 미래창조다우키움시너지M&A·세컨더리 투자조합이었다. 2019년 1045억원 규모의 에스케이에스파이오니어사모투자합자회사를 결성하지만 이는 공동운용하는 사모펀드다.
키움인베스트먼트가 단독GP로 만든 첫 1000억원대 펀드는 지난 2021년 결성한 키움뉴히어로4호스케일업 펀드다. 모태펀드의 2021년 1차정시 출자사업이 시작이었다. 500억원을 출자받아 1250억원이상 규모로 자펀드를 결성해야 하는 라운드였다. 6곳이 도전장을 냈고, SV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최종 두 곳으로 선정됐다.
대규모 출자사업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그간의 운용 성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만 모회사인 키움증권의 대규모 출자확약이 큰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받는다. 2020년 말 모태 출자공고가 나온 뒤 키움증권은 250억원의 출자를 확약한다. 출자확약은 콘테스트에서 가점 대상이 된다.
앵커로 모태펀드를 확보한 키움인베스트먼트는 키움증권과 함께 우리은행, 신한창업벤처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4호, IBK기업은행 등의 출자를 받아 같은해 10월 1300억원 규모로 펀드를 클로징했다. 이후 노란우산공제회의 추가출자로 펀드 규모를 1400억원까지 늘렸다.
두 번째 1000억원대 펀드인 키움뉴히어로5호디지털혁신펀드도 비슷한 흐름으로 만들어졌다. 앵커 투자기관이 모태펀드가 아닌 한국성장금융투자로 바뀐 게 차이점이다.
키움뉴히어로5호디지털혁신펀드는 2022년 3월 성장금융의 정책형 뉴딜펀드의 위탁 운용사로 선정되며 결성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당시 콘테스트에서 키움인베스트먼트가 도전한 소형 분야는 7곳의 운용사 선정에 36곳이 지원하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는데,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GP로 선정됐다. 당시에도 키움증권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이전보다 50억원 많은 300억원의 출자를 확약했다.
이어 정책형뉴딜펀드 GP를 대상으로 한 하나뉴딜국가대표성장펀드에도 선정되며 펀드 결성가능성을 높였다. 키움증권과 함께 엠캐피탈, 한국증권금융, 신한캐피탈 등이 LP로 참여해 그해 12월 1414억원 규모로 최종 결성에 성공했다.
◇업그레이드된 펀딩전략, 그룹 출자금액은 줄어
VC의 대규모 펀드레이징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한차례 대규모 펀드레이징 공백이 있긴 했지만 올 초 대규모 출자사업의 GP자격을 획득했고, 세 번째 1000억원대 펀드인 ‘키움뉴히어로8호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펀드 결성 과정은 앞선 두차례와 차이가 있다. 한 곳의 앵커 확보를 목표로 시작한 이전과 달리 산업은행과 모태펀드의 콘테스트 자금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펀딩 전략을 짰다. 펀드 결성의 시작은 산업은행의 ‘글로벌공급망 출자사업’이었다. 1000억원의 자펀드를 만들어야 하는 소형 부문에서 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GP자격을 따냈다.
이어진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의 스케일업·중견도약 분야에서도 GP 자격을 획득했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두 개의 출자사업을 매칭해 펀드를 만들 방침이다.
이번에도 출자사업 진행 과정에서 그룹사의 출자확약이 있었다. 다만 출자 규모와 주체가 달라졌다는 차이점이 있다. 앞선 두 차례와 달리 키움캐피탈과 키움에프앤아이가 각각 75억원씩의 출자를 확약했다. 총 금액은 150억원으로 키움증권이 키움뉴히어로5호에 출자한 금액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출자금액 축소와 출자방식의 변화는 키움인베스트먼트의 각자대표 체제와 맞물리며 그룹의 출자 기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오너인 김동준 대표의 경영참여 무게가 키움PE로 기운만큼 그룹의 출자 역시 키움PE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 할 경우 지속적으로 대규모 VC 펀드를 조성려는 키움인베스트먼트의 플랜에는 어려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최근의 그룹 내 출자 현황을 들여다보면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먼저 키움캐피탈과 키움에프앤아이의 절대적인 지분을 가진 주주가 키움증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출자의 실질적인 주체가 변화했다고 보긴 어렵다. 키움증권은 키움에프앤아이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키움캐피탈 지분율도 98%에 이른다. 지난해 두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49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그룹 출자가 키움PE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계열사의 직접 유상증자를 제외하곤 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를 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 그룹 출자금액이 줄어든 건 증권업 전반에 PF우려가 심화하며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을 꺼려한 영향이 크다”며 “완전자회사에 가까운 만큼 펀드 결성가능성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출자금액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단행한 유상증자를 고려할 때 이번 펀드레이징에 그룹의 기여가 줄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키움증권은 올해 3월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유상증자에 150억원을 출자해 자본금을 확충한 바 있다. 해당 자본금은 키움인베스트먼트의 GP머니로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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