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정안식 영업본부장, 석유화학·섬유 총괄…'체질 개선' 집중④행동주의 펀드 요구로 사내이사 진입…전문성 인정받아
박완준 기자공개 2024-05-10 07:35:00
[편집자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올 상반기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부에서도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 전 회장 복귀를 계기로 '은둔 기업' 이미지 탈피를 목표한다. 태광그룹의 승부수는 대규모 투자 계획 중심의 강화된 조직력이다. 올해 이 전 회장을 중심으로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태광산업의 올해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6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은 올해 '흑자 전환'과 '기업가치 제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을 목표한다. 특히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앞두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에 나서는 등 경영진부터 실무진까지 인력 재배치도 단행해 효율성을 끌어올렸다.눈에 띄는 인사는 정안식 태광산업 영업본부장(사진)이다. 그는 태광산업에서 석유화학 제품의 영업을 담당하며 3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을 17년 만에 수용하며 올해 사내이사로 올라선 그는 태광산업 ESG 경영 강화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영업통·석유화학 전문가. 태광산업 안에서 정 본부장의 별명이다. 그는 빠르게 움직이는 석유화학 제품의 시황 파악에 강점을 가진 인물로, 영업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섬유 사업까지 총괄하는 직책으로 승진했다.

정 본부장은 1966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부터 태광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영업부로 발령받은 그는 나일론과 아크릴 등의 합성섬유 제품과 화학섬유의 핵심 원료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AN(아크릴로나이트릴) 등 석유화학 제품의 시황 파악에 힘을 쏟았다.
그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팀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새로운 사업의 시작은 '브레인 스토밍'이라며 임직원의 소통을 강조했다. 직급 상관없이 자유로운 발언권이 보장된 환경이 사업 성공과 직결된다는 신조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정 본부장은 2007년 영업팀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석유화학 제품의 불황에도 PTA 공장 증설에 나선 태광산업의 승부수에 중장기적 성장 전략을 구축했다.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데 중점을 둬 중국 등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의 전략은 태광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공급 과잉 우려에도 PTA 증설을 결정한 태광산업은 100만t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의 수요 호조로 매출을 확대했다. 이에 2010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실적은 우상향했다. 태광그룹의 근원인 제조업 뿌리를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국내영업팀 부장을 거쳐 2018년 석유화학본부 영업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중국의 공급확대 영향으로 PTA 생산량을 줄이는 등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신소재 연구·개발은 강화해 부가가치가 높고 기술적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올해 영업본부장으로 올라선 그는 석유화학을 넘어 섬유 제품의 영업까지 총괄한다. 특히 50년 가까이 이어온 방적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미래 섬유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선다. 전통 섬유 사업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을 육성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소재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증설이 완료되는 울산 화섬공장 아라미드 생산시설이 핵심이다. 증설이 완료될 시 기존 연산 1500t에서 5000t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본부장은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기 위한 조직 보강과 인력 확보 및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부진한 품목의 수익성 턴어라운드와 핵심사업의 수익성 극대화를 추진해 실적 개선을 목표한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펀드와 연결고리…목표는 '기업가치 제고'

정 본부장은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이 주주제안을 통해 사내이사로 추천해 선임됐다. 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해 이사회에 참여,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됐다.
특히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19년 정 본부장이 석유화학 사업 영역을 총괄한 점을 주목했다. 신사업 역량도 필요하지만, 주력 사업인 제조업의 기본 비즈니스 영업 역량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전문가로 낙점했다.
정 본부장은 태광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ESG 중장기 경영 전략 내재화에 나선다. 사내이사로 신규 사업의 시장성에 대한 부분을 검토하고, 무역규제 등 대외환경 변화에 대한 다각적인 방향을 검토해 10년간 정체된 신규 사업진출을 진두지휘한다.
앞서 태광그룹은 2032년까지 1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광산업에 5년간 8조원을 투입한다. 세부적으로 섬유 사업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1조5000억원을 투입, 스판덱스 및 아라미드 공장 증설 및 설비 교체 등에는 2조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다만 중국의 섬유 및 석유화학 부문에서의 공급과잉은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에 정 본부장은 범용제품 등 부진한 사업에 대해 사업 합리화 등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강도 높은 분석 및 개선점 도출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 본부장은 "올해는 ESG위원회 위원과 사내이사를 맡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ESG와 관련된 무역규제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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