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글로벌 은행업 도전기]시중은행과 다른 길 걷는다…한국계 한계 넘을까④한국계 지상사 영업 아닌 현지화 초점…보험법인 시너지도 기대
김영은 기자공개 2024-05-13 09:07:58
[편집자주]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보험업에 이어 은행업에 진출하며 현지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화그룹 오너가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한화생명이 은행업 진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글로벌 금융그룹을 지향하는 한화생명의 현주소와 시사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의 은행업 도전은 국내 시중은행의 해외진출과 다른 양상을 띤다. 은행들은 국내 영업의 연장선 차원에서 해외 사업을 시작했다. 해외 진출 국내 기업 영업을 위주로 몸집을 키우며 현지화 속도는 다소 느렸다. 반면 한화생명은 대형 금융사 은행 인수로 첫 발을 뗐다.앞서 진출해있는 보험법인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방카슈랑스 판매 연계를 통해 은행에서는 비이자이익 확보를, 보험사에서는 판매수익 증대의 윈윈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해외서 은행 첫 도전…대형사 제휴 '첫 발'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 진출에 나선 한화생명은 법인 설립이 아닌 현지 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3일 한화생명은 현지에서 30위권 수준의 중형은행인 노부은행의 지분 40%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생명이 노부은행 경영에 있어 여타 한국계 은행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만들어갈지 기대된다. 한화생명의 은행업 진출은 지금껏 영위해본 적 없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으로 은행 경영이 익숙한 시중은행과는 초기 진출부터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은 해외 진출 초기 법인 설립 보다는 지점 확대에 주력했다. 지점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게 되면 국내 은행 본점의 신용도를 활용할 수 있어 자본 조달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2023년 3월 기준 국내 은행은 보유한 해외점포 중 지점 비중이 42.6%(87개)로 가장 높다.
이후에는 현지 법인 설립도 늘려갔다. 국내 은행이 보유한 해외 현지법인은 61개로 전체 해외점포의 30%다. 한화생명이 공략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도 KB부코핀은행,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우리소다라은행,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이 현지 법인 형태로 진출해있다.
그러나 해외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은 전반적으로 현지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들의 해외 진출이 특정 동남아 국가로 쏠리고 있고 주요 고객이 현지 고객 보다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한국계 은행들끼리 한정된 파이를 두고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화생명은 진출 초기부터 대형사와의 제휴로 현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재계 서열 6위 그룹인 리포그룹과 산하 은행을 인수했다. 현지 금융회사와의 제휴로 네트워크 확보는 물론 금융시장 인지도 및 영향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힌국계 법인 설립이 아닌 현지 회사 지분을 매입한 만큼 현지를 얼마나 잘 공략하느냐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요 고객 또한 한국계 지상사 보다는 현지 고객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한화생명은 리포그룹이 가진 은행 경영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고 본사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에 경쟁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사 넘어 그룹 간 협력 가능성
기존에 진출한 보험사와의 방카슈랑스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한화생명은 은행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현지에서 보험업과 은행업을 함께 영위할 수 있게 된다.
현지에서 생보사와 손보사를 모두 거느리는 만큼 판매할 수 있는 방카슈랑스 상품 라인업도 다양화할 수 있다. 방카슈랑스 판매가 개시된다면 은행 입장에서는 비이자이익을 확보할 수 있고 보험사는 수입보험료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밖에도 리포그룹과의 협업 강화도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한화그룹과 리포그룹은 노부은행 등 금융계열 관련 협력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각 그룹의 인프라 및 네트워크, 역량, 경험 등을 다각도로 지원·협력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영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엇갈린 선택
- [2024 이사회 평가]경동나비엔, 경영진 중심 이사회 구성…독립성 저해
- [2024 이사회 평가]명신산업, 이사회 구성·견제 기능 미흡...경영성과는 '양호'
- 황병우 DGB회장, 핀테크 힘싣는 배경엔 '하이브리드 은행'
- SC제일은행, 영업이익 증가했지만 기업금융 '과제'
- 씨티은행, 기업금융 안정세에 순익 훌쩍 넘은 배당
- 카카오뱅크, 지방은행과 협업 강화…득실은
- 케이뱅크, 업비트 이자율 오르자 가까스로 실적 방어
- 한화생명, 킥스비율 목표 175% 고수…실현 가능성은
- 김기홍 회장 3연임…지금의 JB금융 만든 독보적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