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 승부수 유나이티드, 소화불량증 3상 재도전 PPI 복합제 첫 3상 환자모집 저조로 실패…올해 2차 도전
정새임 기자공개 2024-05-09 14:17:5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 개량신약 개발 실패를 딛고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까다로운 임상 디자인을 개선했다.예상보다 수 년이 지연된 상황에서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건 복약 순응도를 높인 복합 개량신약의 시장성을 높게 점치기 때문이다. 앞선 임상에서 목표했던 것보다 모집 환자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까다로운 등록기준에 첫 3상 단 30명 모집…임상실패 원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UI028'의 3상 시험계획 변경신청 승인을 받았다. 2019년 4월 첫 승인을 받았던 3상 임상시험이다.
앞선 3상을 실패한 후 두 번째 도전이다. 개량신약 3상 실패는 흔치 않은 터라 업계는 꽤 의아하다는 시선이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UI028 첫 번째 3상이 실패한 결정적 이유는 환자수였다. 임상 모수가 적을수록 개별 환자에 따른 데이터값 편차가 커 실패 확률이 높다. 당연히 대조군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첫 3상에서 한국유니이티드제약이 계획한 모집 환자수는 432명이었지만 실제 모집 환자 수는 30명에 그쳤다. 중도 탈락자를 제외하면 단 27명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당초 계획한 환자수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각 대조군 대비 시험군의 효과가 우월함을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대상자 수는 각 군당 115명이다. 하지만 각 군당 10명 남짓한 인원만이 등록돼 우월성 입증에 실패했다.
환자 모집이 저조했던 건 까다롭게 설계된 임상 디자인 때문이다. 소화불량 증상 점수(NDI-K) 44점 이상을 첫 등록 기준으로 하고 2주간 도입기 후 44점 이상을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확실한 기능적 소화불량임을 확인해 환자를 모집했다.
또 환자 모집 시 4주 이내 시행한 위내시경 결과로 위장 구조적 문제가 없었던 경우로 한정했는데 국내 여건상 연구 대상자들이 1년 이내 추가 위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모사프리드 서방정 최초 개발 명성 이어간다…2027년 2월 출시 목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결과를 분석해 임상 프로토콜을 수정해 올해 3상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두번째 3상은 시험군과 대조군 2개군으로 변경하고 환자선정기준도 바꿨다. 총 모집 환자수는 188명이다. 임상시험 완료 예상 시점은 2025년 12월이다.
임상 실패 좌절 속에서도 개발 의지를 꺾지 않았다. 상용화가 지연되더라도 UI028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UI028은 위장관운동 촉진제인 '모사프리드 서방정'과 위장관질환 치료에 널리 쓰이는 PPI 제제 '라베프라졸'을 합친 복합제다. 각 단일제가 판매 중이지만 두 약제를 합친 복합제로는 UI028이 처음이다.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 시 모사프리드와 PPI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루 한 번 투여할 수 있는 PPI에 비해 모사프리드는 1일 3회 투여로 복약 순응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했다.
모사프리드 서방정은 1일 1회 복용이 가능한 제제다. 나아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두 성분을 하나로 합쳐 복약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모사프리드 단일제 처방 후 PPI를 추가하는 환자들은 복합제 선호도가 높을 것이란 판단도 깔려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국내 최초로 모사프리드 서방정 개량신약을 개발한 곳이라는 점도 복합제 개발 의지를 높이는 대목이다. 7년의 개발을 거쳐 탄생한 '가스티인CR'이다. 이는 연 처방액 2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품목으로 성장했다. 다만 최근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새로운 제형 개발이 필요해졌다.
비록 첫 3상 실패로 상용화 시점이 수년 지연됐지만 한국유나이티드는 빠르게 임상을 마무리해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모사프리드 서방정 단일제가 충족하지 못하는 영역을 복합제가 커버할 수 있다"며 "새 개량신약을 2027년 2월 발매하는 것을 목표로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글로벌 체급 맞춘 과감한 투자 "도약의 시점, 두려움 없다"
- [오름테라퓨틱 IPO In-depth]상장 앞두고 바뀐 이사회, 그래도 막강한 전임 CSO 영향력
- [한미 오너가 분쟁]침묵 깬 임종윤, 모녀 겨냥한 '5대 개혁안' 제시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항체서 ADC·APC까지, 흔들림 없는 무한 확장 신약 비전
- [클리니컬 리포트]에스티큐브, '넬마스토바트' 개발 당위성 입증 데이터 'ORR'
- [한미 오너가 분쟁]모녀 지원하는 라데팡스 '4자연합' 변모, 달라진 '무게중심'
- 동구바이오, 원료 부담에도 외형확대로 끌어올린 '수익성'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9년 결실 시밀러, '돈 버는 바이오'의 선순환 구조 기반
- [한미 오너가 분쟁]872억 투입한 라데팡스, 자금·우군 확보한 모녀
- 시밀러 경쟁 '승부수 직판' 셀트리온, 유럽 유통사 인수 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