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공시가격 하이엔드 디벨로퍼]에스디와이개발, 득보다 실 컸던 '갤러리아 포레'시공사 한화, 시행주체 PFV 파산 소송…신동엽 대표 '동탄·충주' 공동주택 개발 지속
신상윤 기자공개 2024-05-21 08:02:17
[편집자주]
정부는 매년 1월 1일 기준 집값의 공시가격을 조사해 산정한다. 과세 목적이지만 대중의 관심은 어느 집값이 비싸냐에 쏠린다. 상위권에 이름 올린 공동주택 가운데 유명 건설사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그렇다면 상위권 공동주택을 공급한 디벨로퍼는 누구일까. 더벨은 최근 발표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이엔드 공동주택을 공급한 디벨로퍼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강북구 성수동의 '갤러리아 포레'가 입주를 시작할때만 하더라도 현재의 성수동을 예상이나 했을까. 서울숲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갤러리아 포레는 우여곡절 끝에 준공하고 성수동 일대의 랜드마크로 우뚝 솟았다. 최근 청담동과 한남동 등에 하이엔드 공동주택들이 들어서면서 공시가격 순위에선 밀렸지만 준공 시점엔 갤러리아 포레는 최고가로 주목받았다.갤러리아 포레는 준공된 지 10년이 넘어서도 여전히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갤러리아 포레를 시행한 디벨로퍼에겐 아픈 기억이 많은 사업이다. 건설사 한화와 다수의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에스디와이개발은 시행 이익을 크게 거두지도 못했다. 여기에 시행 주체였던 프로젝트금융회사(PFV) 갤러리아포레는 시공사 한화에 피소되면서 청산되는 운명도 맞았다.
◇한화 건설부문 '마스터피스 포트폴리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 참여 눈길
국토교통부가 올해 산정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순위에서 '갤러리아 포레'는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용면적 271.83㎡ 기준 공시가격 77억6900만원이다. 전년도 공시가격 65억8500만원보다 11억8400만원 증가했다. 갤러리아 포레의 공시가격은 2016년 40억원을 넘어선 뒤 2020년 50억원선, 2022년 60억원선을 뛰어넘었다. 올해 처음으로 70억원선을 넘어선 것이다.
서울시 강북구 성수동1가 685-696 일대에 지어진 갤러리아 포레는 대지면적 1749만㎡, 지하 7층~지상 45층의 2개 동으로 지어졌다. 전체 230세대의 공동주택으로 서울숲에 인접한 곳에 지어진 데다 전 세대가 남향으로 지어져 한강과 서울숲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 등이 부각됐다. 현재는 한화 건설부문의 마스터피스(걸작) 포트폴리오로 대표된다.
갤러리아 포레 외관은 요트 돛을 형상화한 커튼월 양식을 적용했다. 2개 동 사이의 아뜨리움은 나뭇잎을 형상화한 유리 돔으로 빛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내부 디자인 일부는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인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참여했다. 사생활를 보장하는 구도와 서울숲 및 한강 전경이 실내에 펼쳐지는 인테리어를 구현했다.
2011년 7월 준공한 갤러리아 포레는 준공 전후 부동산 시장에서 많은 이슈를 일으켰다. 우선 2008년 분양 당시엔 3.3㎡당 평균 4500만원을 넘어 비슷한 시기 공급됐던 강남권 공동주택보다 비싼 아파트로 소개됐다. 2019년에는 공시가격의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며 일괄 정정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예인이나 자산가들의 분양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화제의 중심에 있었지만 개발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갤러리아 포레는 서울 뚝섬 특별계획구역 1블록에 지어졌다. 초기엔 시행사 인피니테크란 곳이 참여했다. 하지만 개발 사업이 좌초되면서 채권단이 시행 주체를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 한화(당시 한화건설)가 출자한 '갤러리아포레'라는 PFV가 2009년 3월 설립됐다.
◇디벨로퍼 '에스디와이개발' 출자, PFV '갤러리아포레' 파산 운명 '아이러니'
자본금 50억원의 PFV 갤러리아포레는 시공사인 한화가 19%를 출자하고, 금융회사인 새누리상호저축은행(현 한화저축은행)이 10% 지분을 참여했다. 여기에 한화와 오랜 시간 디벨로퍼와 시공사의 관계를 이어왔던 '에스디와이개발'이 나머지 71%를 책임졌다. 금융회사 출자자는 새누리상호저축은행에서 한국자산신탁으로 교체됐다.
에스디와이개발은 2005~2008년 대전 유성구 관평동 대덕테크노밸리 꿈에그린 2차 및 3차 개발 사업 등을 한화와 함께해 시행이익을 거둔 디벨로퍼다. 신동엽 대표이사와 신동호 사내이사가 각각 40%씩 지분을 가진 에스디와이개발은 해당 개발 사업으로 4년간 누적 매출액 3464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을 거뒀었다.
이 프로젝트를 마친 뒤 에스디와이개발은 휴식기에 들어갔으나 한화와 함께 다시 갤러리아 포레 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갤러리아 포레는 고분양가 논란 등에도 경기 회복과 성수동 인근 개발 사업의 재추진 같은 호재가 맞물리면서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갤러리아 포레의 개발 사업이 디벨로퍼 에스디와이개발엔 득보단 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PFV인 갤러리아포레는 2009년 3월 설립돼 2020년까지 12년간 누적 8800억원에 달하는 분양수익을 거뒀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PFV 갤러리아포레가 순이익을 기록한 해는 2019년이 처음이다. 설립 후 2020년까지 누적 순손실 규모만 866억원을 웃돈 것이다.
그 결과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 법인세를 공제하기 위한 PFV 본연의 목적과 멀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PFV 갤러리아포레 차입금을 대위변제한 데다 공사비 갈등 등까지 빚으면서 2021년 8월 법원에 파산 신청 소송을 제기하는 데까지 이른다.
같은 해 10월 법원의 파산 선고와 이듬해 3월 파산 종결로 갤러리아포레는 법인이 청산되는 수순을 밟았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위권의 갤러리아 포레 화려한 이면엔 어두운 이야기가 숨어있는 것이다.
디벨로퍼 에스디와이개발은 갤러리아 포레를 개발하면서 독자적인 부동산 개발도 진행했다. 2010년대 들어 추진한 동탄2신도시 커뮤니티 시범단지 개발 사업이다. 이를 통해 2012~2016년 8000억원에 달하는 분양 수익을 거뒀다. 이후 에스디와이개발은 디벨로퍼로서 자취를 감췄다.
다만 특수관계인으로 묶인 '태진디앤씨'를 통해 부동산 개발을 지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진디앤씨는 신 대표이사와 신 사내이사가 각각 40%, 10%씩 지분을 가진 곳이다. 태진디앤씨는 충주시에서 공동주택 608세대와 오피스텔 53실 등을 공급해 2016~2019년 누적 1850억원의 분양 수익을 거뒀다.
건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 포레는 개발 과정에서 시행사 교체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준공 이후에도 많은 갈등이 있었다"며 "개발 초기에는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성수동 일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이어지고 있어 갤러리아 포레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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