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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하나자산신탁, 40여곳 PF 대출 3조…선별수주 효과는①신탁계정대 3000억 상회, 고정이하 자산비율 50% 육박…현금성자산 2000억

이재빈 기자공개 2024-05-24 07:34:46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3: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자산신탁의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에 실행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은 3조에 육박한다. 책임준공 약정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수치가 3조원 규모라는 의미다. 고정이하 자산비율이 50%를 돌파한 가운데 신탁계정대 규모도 3000억원을 넘어섰다.

지표는 부정적이지만 책준 확약이 하나자산신탁의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시공사가 책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사업장이 전무하고 추가적인 신탁계정대 투입이 필요한 사업장은 2~3곳에 그친다. 기투입된 자금도 연내 회수가 전망된다. 책준 사업지 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PF 대출잔액 2조9839억, 3월 말 기준 41개 사업장에 약정 제공

하나자산신탁이 책임준공의무 부담을 약정한 사업지는 1분기 말 기준 총 41곳이다. 이들 사업지에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함에 따라 시공사가 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 하면 하나자산신탁이 공사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약정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하나자산신탁은 금융기관 등 대주단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사업지에 제공된 PF대출 약정 한도는 4조2004억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로 실행된 대출 규모는 2조9839억원으로 확인됐다. 3조127억원이었던 전년 말 대비로는 소폭 감소했다.

기실행된 대출금은 책임준공 의무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하나자산신탁이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금이 될 수 있다. 최근 책임준공 의무 미이행으로 소송이 제기된 타 신탁사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사업장의 경우 사업장에 제공된 전체 대출금 575억원이 손해배상청구액으로 산정됐다. 신탁계약서에 신탁사의 손해배상 범위로 '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가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약서에는 책임준공기한까지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신탁사는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인해 대주단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도록 명시돼 있다"며 "신탁사의 책임준공 의무는 시공사의 책임준공 의무와 동일한 성격인 만큼 손해배상 범위는 신탁계약서에 명시된대로 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 전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손해배상 범위는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확정된다. 자본시장법상 신탁사는 채무보증 등의 신용보강을 할 수 없다. 책임준공 미이행 시 조건부 채무인수가 사실상 신용보강에 해당하기 때문에 손해배상 범위를 대출원리금 전액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신탁업계의 주장이다.

하나자산신탁 사업장에 투입된 신탁계정대는 3월 말 기준 312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2511억원) 대비 24.34% 증가한 수치다.

신탁계정대는 차입형이나 책준형 신탁 사업장에 투입되는 신탁사 자금이다. 통상 자금 부족으로 인해 공사 진행이 어려워질 경우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투입된다. 책준 사업장에 투입되는 신탁계정대는 변제순위가 기존 PF대출보다 뒤에 자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대출채권으로 평가 받는다.

대손충당금 규모는 203억원에서 239억원으로 17.77% 증가했다.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는 대손충당금이 3개월 새 36억원 늘어난 셈이다.

신탁계정대 대비 대손충당금 비중은 8.08%에서 7.66%로 0.42%포인트(p) 줄었다. 1분기에 투입된 신탁계정대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지에 주로 투입됐다는 의미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1분기 신탁계정대 및 대손충당금 증가는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탁계정대의 안정적인 회수는 어려울 수 있다. 금융기관 부실자산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인 고정이하 자산비율이 1분기 말 기준 55.19%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자산신탁 대출채권 중 절반 가량이 자산건전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금융기관 고정이하 자산비율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 지난 부실채권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다만 부동산신탁사는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분양률을 바탕으로 자산 건전성을 평가한다. 분양 개시 후 경과월수에 따른 고정 분류 기준 분양률은 △3~6개월 20% 미만 △6~12개월 30% 미만 △12~18개월 40% 미만 △18~24개월 50% 미만 등이다. 준공 후 3개월 이후부터는 70% 이하가 고정이하로 분류된다.

고정이하 자산비율은 2022년을 기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말 6.66%에서 지난해 47.28%로 급증한 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선별수주로 손해배상 현실화 가능성 억제, 책준 사업장 37곳으로 줄어

하나자산신탁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선별적인 수주전략 덕분에 책준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기 전에 1차적으로 의무를 이행하는 시공사의 재무지표를 충분히 검토한 후 수주했다는 설명이다. 시공사의 공사미수금 현황과 재무안정성, 시공능력 대비 진행 사업장 수 등이 지표로 활용됐다.

수주 이후에도 사업장 관리를 통해 공정률을 관리하고 있다. 모든 사업장에 대해 매월 공정률을 점검하는 한편 기성 지급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중이다. 공사비 지급 범위를 공정률을 기준으로 제한하면서 공사비 부족에 따른 공사 지연 및 중단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유사 시 투입할 수 있는 현금 유동성 규모도 2000억원 가량 확보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하나자산신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1173억원이다. 이밖에도 장기성예금으로 400억원, 발행어음 등으로 350억원이 준비돼 있다.

준공에 따른 책임준공 약정 해소도 이어지면서 책준 사업장 수도 감소했다. 1분기 말 41곳이었던 책준 사업장 수는 4월말 기준 37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규 수주도 진행하지 않으면서 리스크 관리에 힘쓰는 모양새다.

37개 사업장 중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신탁계정대 투입이 검토되고 있는 사업장은 2~3곳 수준이다. 사업장 수 기준으로 전체의 10%를 하회한다. 신탁계정대 투입 시에는 추가담보를 요구하는 등의 방식으로 회수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지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도 지속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증자와 차입 등을 통한 추가 유동성 확보를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 리스크 수준과 기보유 유동성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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