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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파이낸스 뉴욕 IR 2024]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밸류업 성공 위한 증시 투명성 강화⑦수요·공급 측면 고민…‘좀비기업’ 증시퇴출 강도 높이고, 선순환 구조 만든다

뉴욕(미국)=고설봉 기자공개 2024-05-20 12:56:05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은 우리 금융사들의 글로벌 영토 확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K-파이낸스 뉴욕 IR’을 개최하며 글로벌 투자자 및 시장 관계자와 접촉면을 넓혀간다. 금융사들이 해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창구 확보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 IR 현황과 IR에 담긴 콘텐츠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은 K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 증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달 초 발표된 가이드라인 내용과 향후 진행될 지수 개발, 지원 방안 등도 설명했다.

특히 정 원장은 일명 ‘좀비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는 데 조금 더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증시의 활력과 거래 활성화 등을 위해 상장제도에 부합하지 못하거나 기준이 미달된 곳들에 대해선 엄격하게 기준을 적용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건강한 투자가 지속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K밸류업, 목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한국 금융산업(K-Finance)의 국제화를 지원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 콘래드 호텔에서 ‘INVEST K-FINANCE : NEW YORK IR 2024'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금감원과 거래소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기업은 스스로 상황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미래 지향적 방안을 수립한다"며 "투자자는 기업의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고, 올바른 투자 판단을 할 수 있어 한국 자본시장이 공정한 평가를 받고 기업의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밸류업 관련한 상장사들의 우려와 부담에 대해 정 이사장은 시장과 호흡해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준비 과정에서 많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며 “지금도 의견수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일반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며 “첫째는 자율에 기반한 밸류업 프로그램 만든다고 했는데 과연 정말 자율적으로 진행될지, 인센티브 구조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기업들이 느낄 정도로 인센티브가 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번째는 업종도 다르고 물적자본 중심 또는 부가가치율 자체가 굉장히 높은 상장사들이 있는데 업종별 및 규모별 특징을 어떻게 반영할 거냐는 우려”라며 “주주환원이라는 정책 중심으로 간다면 오히려 어떤 업종에서는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가 더 주효할 수 있는데 이런 것과 어떻게 균형 맞출거냐는 우려가 세번째”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이러한 우려에 대한 해소책으로 “첫째, 전적으로 기업의 자율에 맡기려고 하고 있다”며 “인센티브 구조 관련해서는 정부 당국에서 상당부분 고민하고 있고 거래소 차원에서도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제 지원은 올해 세제개편안에 담겨서 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업종별, 규모별 관련해서는 다른 업종별로는 달리 비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통합 홈페이지 만드는 것도 업종별 및 규모별로도 비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서 각 업종별 특성 반영도 투자자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요약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세번째 우려에 대해선 성장산업에 있어서 결국 조금 더 투자를 많이해서 미래 성장가능성을 높이는게 주효할 것”이라며 “업종 상황이나 기업 특성 등 비춰 진솔하게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판단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지 특별하게 어떤 지표를 일률적으로 비교해서 획일적으로 차별화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일본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전세계적으로 제일 먼저 시작한 국가”라며 “차이점이라면 인센티브 구조 관련해서는 일본은 정책적 측면에서의 인센티브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일본보다는 빠른 속도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 정책적 차원에서 인센티브 반영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들이 투자자에게 제공하려는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비교해서 투자자들이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없앨 것”이라며 “효율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통합 웹사이트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배구조 관련해 문제제기하고 있지만 스튜어드십 코드와 밸류업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잘 운영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며 “공적 연기금이나 투자자들이 더 많은 자금 배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반영해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를 유도해 조금 더 성공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 운영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자연스럽게 밸류업 프로그램 운영되면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투자자 친화적인 정책 펼쳐 나가면 시장에서는 기업에 대한 비교가 이뤄져 결국 기업의 가치 차별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마켓 프레셔, 피어 프레셔가 돼서 자연스럽게 모든 상장사에 대해 기업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금융사 CEO들이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밸류업 방해하는 요소에 대해선 엄격한 기준 적용해 즉각대응

K밸류업에 대한 정 이사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한국 자본시장을 기본적으로 디스카운트에서 프리미엄으로 바꾸자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본적 방향은 각 기업들이 미래 성장 잠재력을 얼마나 올려주느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수요와 공급 관리를 나름대로 잘 해서 기업이 본래 받아야할 정도의 가치 받도록 하는데 주안점 둘 것”이라며 “공급 측면에서 보면 적정수준의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시 상승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이른바 ‘좀비기업’ 퇴출에 대한 의지도 크다. 정 이사장은 “중복 상장, 쪼개기 상장 등을 통해 수익은 동일한데 발행되는 주식수가 증가하면 결국 밸류 다운시키는 요인 될 것”이라며 “상장 돼있는 기업 중 퇴출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상장 상태로 계속 남아있는 것은 공급 사이드에서 바람직한 관리방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좀더 필요하면 원칙에 따라 과감히 퇴출 시키고 쪼개기 상장 이런 종목들은 정책당국과 잘 협의해서 제도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며 “금감원이나 저희나 퇴출과 관련해선 원칙적으로 해나가야 겠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평균적으로 보면 주요 선진국, 주요 증시에서 진입과 퇴출 비율이 70% 정도 되고, 미국은 진입 퇴출비율이 100%가 넘어선다”며 “정해진 바람직한 비율 있다는건 아니지만 우리도 퇴출 관련해서 현재 규정 및 법령에 따라 원칙적으로 결정하고 신속하게 결정하는게 좋겠다고 하는 것에 대한 공감은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 개선을 통해 증시퇴출이 필요한 기업들을 빠르게 퇴출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 규정 관련 코스닥에서 3심을 하는 제도를 2심으로 축소하는 등 제도개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 이사장은 급격한 제도개선 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증시퇴출 활성화를 통해 좀비기업에 대해선 빠르게 결정해서 시장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며 “원칙에 입각해서 퇴출해야 하면 과감히 퇴출해야 한다고 인식을 같이하고 있고, 밸류업 관련해서 퇴출제도에 대한 추가적인 제도적 측면에서의 검토 등은 현재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수요 측면에서는 여러 노력을 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며 “기업들이 가진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주주친화적 활동 등을 공시체계를 통해 잘 전달해 투자자들이 신뢰를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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