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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는 지금]푸본현대생명, 이재원 대표 체제 체질개선 '현재진행형'⑨2021년 기점으로 보장성보험 집중 턴어라운드, 저축성 비중 70%→30%

강용규 기자공개 2024-05-22 12:53:50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는 한국 보험시장의 한축이다. 적지 않은 점유율로 소비자의 보험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한국 보험시장의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외국계 보험사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크다. 사별로 본사의 사업 지속 의지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의 경영 현안과 전략을 살펴보고 이들의 앞날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은 지난해 지급여력제도가 RBC에서 K-ICS(킥스)로 바뀐 이후 저축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따른 자본적정성 우려가 크다. 이에 이재원 대표이사 사장은 GA(법인보험대리점)채널 영업을 강화하면서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는 체질개선을 진행 중이다.

체질개선은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를 지휘 중인 이 대표의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미 3연임을 통해 8년째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추가 임기를 통해 체질개선의 지휘봉을 계속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장기집권이 끝날 것인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구원투수에서 장기집권으로…이재원 사장의 체질개선 '안간힘'

푸본현대생명은 2023년 말 기준 킥스비율(신 지급여력비율, K-ICS비율)이 경과조치 적용 전 23.9%, 적용 후 192.5%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개선된 수치이기는 하나 경과조치가 없다면 임원 교체 등 적기시정조치의 적용 대상인 50% 미만이다. 조치 적용 후에도 22개 생보사 평균인 232.8%에는 못 미친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회계기준과 킥스 지급여력제도는 지난해 도입됐으나 도입 자체는 수년 전에 이미 결정돼 있었다. 그리고 푸본현대생명은 도입이 예고됐을 당시부터 업계 안팎의 우려를 받아왔다.

이는 과거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영업시장에서 대형사와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자 퇴직연금 등 저축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 대비 부채의 듀레이션(잔존만기)이 짧아 중장기적으로 가용자본, 즉 지급여력금액을 확보하는 데 불리하다.

푸본현대생명은 2013~2017년 5년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구원투수로서 2017년 1월 대표이사에 오른 이재원 사장은 점포 통폐합과 임직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이듬해인 2018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해 9월 푸본현대생명이 현대차그룹에서 대만 푸본금융그룹으로 매각됐으나 이 사장은 흑자전환 성과를 발판으로 재신임을 받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 사장으로서는 푸본현대생명의 이익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해 외형을 더욱 키울 필요가 있었다. 보장성보험 영업경쟁이 쉽지 않았던 만큼 선택지는 적었다. 푸본현대생명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17년 9월 중단했던 방카슈랑스 채널을 2019년 다시 여는 등 저축성보험에 더욱 집중했다.

물론 이 사장이 계속해서 저축성보험에만 매달린 것은 아니다. 푸본현대생명은 2021년 GA 채널을 열고 보장성보험 영업 강화로 전략을 전환했다. 푸본현대생명은 2018년 수입보험료의 76.9%가 저축성보험을 포함한 특별계정에서 나왔다. 2023년 말 기준으로는 특별계정 비중이 57.7%까지 낮아졌다.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임기 만료 다가오는 이재원 사장…4연임 가능성은

이 사장은 2018년 9월 재신임 이후 2021년 9월 다시 대표이사 임기를 부여받아 3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임기가 구조조정과 외형 성장에 주력한 시기였다면 현 임기 동안은 보장성보험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 사장의 3연임 당시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푸본현대생명의 체질개선이 단기간 내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장기·보장성보험 영업시장의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푸본현대생명이 특별계정의 수입보험료 비중을 지난해 57.7%까지 낮춘 것은 이 사장의 체질개선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년 대비 4.6%포인트(p) 높아지기는 했으나 이는 2023년 회계기준 변경과 함께 변액보험, 연금저축보험, 자산연계형보험 등이 특별계정으로 재분류된 영향도 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말 기준 특별계정의 수입보험료 비중이 36.3%까지 낮아졌다. 연말까지 비율지표가 유지될 것인지는 미지수이나 성과가 더욱 가시화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관건은 이 사장이 푸본현대생명의 체질개선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느냐다. 이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2024년 9월14일 만료된다. 앞으로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적어도 푸본금융그룹 차원에서는 이 대표의 체질개선 전략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푸본현대생명의 모회사인 대만 푸본생명(지분율 82.9%)은 2021년 4580억원, 2023년 3925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푸본현대생명에 꾸준히 자금을 수혈하며 든든하게 지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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