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NPL 투자회사, 채권시장 존재감 '확' 커졌다NPL 시장 커지자 자금수요도 증가…공모조달 늘자 기관도 매수세로 '화답'
백승룡 기자공개 2024-05-24 08:01:0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분기 보고서 제출이 마무리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재개된 가운데, 이달에만 △키움에프앤아이 △연합자산관리(유암코) △하나에프앤아이 등 부실채권(NPL) 투자사들이 연달아 발행시장을 찾는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은행권의 NPL 매각이 대폭 늘어나자 이들 투자사의 자금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키움에프앤아이, 자체 신용도 앞세워 첫 공모채…NPL 투자사 채권발행 강세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키움에프앤아이는 이날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31일 총 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2년 전 채권시장에 데뷔했던 키움에프앤아이는 지난해까지 두 차례 그룹 계열회사인 다우기술의 권면보증을 앞세워 사모채를 발행한 것이 전부였다. 자체 신용도(A-/안정적)를 앞세워 공모시장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움에프앤아이에 이어 이달 연합자산관리가 최대 5000억원, 하나에프앤아이가 최대 4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연합자산관리와 하나에프앤아이는 올해 초에도 각각 4000억원, 297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양사는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NPL 투자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잦아진 것은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NPL 규모는 12조5000억원으로, 연간 매각규모는 5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전년 매각(2조40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은행을 필두로 금융회사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NPL 매각이 늘어나자 이를 경쟁적으로 매입하려는 NPL 투자사들의 자금조달이 급증한 것이다.
NPL 투자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채권시장의 자금도 몰리고 있다. NPL 투자업계 1~2위인 연합자산관리와 하나에프앤아이는 지난해 각각 세 차례에 걸쳐 회사채 시장을 찾았는데, 모집액 대비 적게는 3배부터 많게는 14배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받았다. 사모채만 발행하던 우리금융에프아이도 지난해 첫 공모채 발행에 나서 모집액(800억원)의 5배가 넘는 자금을 모았다.
키움에프아이가 처음으로 자체 신용도를 앞세워 공모조달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한계차주가 늘면서 지난해부터 NPL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힘입어 NPL 업계의 공모채 발행 저변도 넓혀졌고,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도 꾸준히 우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NPL 시장 올해도 성장 지속…시장 내 수혜 차별화 전망도
NPL 시장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기적으로 고금리 지속 등에 따른 한계차주 증가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NPL 시장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새마을금고·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전체 NPL 시장규모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NPL 업체들이 투자자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업어음(CP) 등 단기성 차입부채가 큰 폭 증가한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꼽힌다. NPL 업계 1위인 연합자산관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조달잔액은 총 3조8950억원인데 이 중 CP·단기사채 등 발행만기 1년 이내의 단기자금(1조5000억원)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키움에프앤아이는 1분기 말 전체 차입금(5700억원) 중에서 단기성 차입부채 비중이 84.8%에 달했다.
아직까진 NPL 투자사들의 누적회수율이 높은 추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금융시장 경색 등의 변수로 자산회수율이 떨어지면 단기성 차입부채는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니 경매를 통한 회수가 지연되는 점도 단기성 차입에 대한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NPL 투자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장기 차입금 비중을 늘리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창원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지난해부터 NPL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시장 내 경쟁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평균 매입률 하락 등으로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개별회사 차원에서는 자금조달 능력에 따라 수익기반 확대, 수익성 개선 등 NPL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수혜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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