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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알벤처스는 지금]박종팔 대표 "로컬 기술기업 '스케일업' 투자…틈새 공략"⑥34년 에트리 근무 경력, 대덕특구 가교 자처…"'LP 신뢰' 회복, 단계별 맞춤 투자"

이영아 기자공개 2024-05-27 08:39:28

[편집자주]

대주주 손바뀜을 겪은 케이알벤처스가 새 출발을 알렸다. 새 주인을 맞은 이후 여러 변화가 수반되면서 케이알벤처스를 바라보는 시각에 응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 두달 새 대표이사가 두 번이나 교체됐고, 유일한 수익원인 펀드는 앵커 출자자(LP)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페널티를 받았다. 악재는 투자 및 관리 인력 이탈로 이어졌고, 케이알벤처스는 부랴부랴 정비에 나섰다. 숨가쁜 행보 속 케이알벤처스 변화의 '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간자본이 '허리 역할'을 해주면 기업공개(IPO)로 가는 여정이 한결 수월해진다. 연구단지 내 좋은 기술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에 도움을 주고 싶다. 운용인력 채용을 포함해 내부 정비가 마무리되면 출자자(LP)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 생각한다."

박종팔 케이알벤처스 대표(사진)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케이알벤처스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케이알벤처스 사령탑에 올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34년간 근무하다 신기술사업금융사(신기사) 대표로 발탁됐다.

케이알벤처스는 심사역 채용을 비롯해 내부 정비 작업에 한창이다. 추후 운용인력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모태펀드를 비롯한 출자사업에 적극 도전할 예정이다. 또 에트리홀딩스, 한국과학기술지주, 미래과학기술지주와 협력을 바탕으로 유망 기술기업을 발굴하며 스케일업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기술 기업 '동반자', 지방 창업 생태계 관심

1961년생인 박 대표는 케이알벤처스 '구원투수'로 선임됐다. 손바뀜 이후 변화가 한창인 하우스 안정을 도모하자는 취지였다. 그는 에트리에서만 34년 근무하며 대덕연구개발특구 교류협력자문위원,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 사무국장, 꿈나무과멘토 분과위원장, 운영보안실장, 홍보부장, 건설추진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에치에프알은 박 대표의 기술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 대표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치에프알 창업자 정종민 대표와의 친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진다.


박 대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민간금융회사로 자리를 옮긴 경우는 이례적일 것"이라며 "평생 많은 기술을 다뤄왔고 기업이 창업과 성장, 상장에 이르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의 경력을 살려 서울 등 수도권 자본을 대덕특구 기술과 접목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탈(VC)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해 지방에 형성된 창업 생태계를 중심으로 유망 기술 기업 발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에트리홀딩스, 한국과학기술지주, 미래과학기술지주와 구체적인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에트리홀딩스와 미래과학기술지주가 VC 라이선스를 취득했지만, 공공기술 사업화 성격이 짙다 보니 민간자본과 협력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초기 기업이 상장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중단 단계 역할을 케이알벤처스가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초기 기업 발굴과 육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박 대표는 "모회사 에치에프알 정종민 대표는 카이스트 출신의 성공한 창업가"라며 "성공한 벤처기업의 노하우를 전한다는 측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실에서 창업해서 상장기업까지 성장하는 과정에 동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치에프알이 설립한 액셀러레이터(AC) 스테이션케이와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달 스테이션케이는 '스테이션케이-씨엔티테크 제1호 투자조합'을 3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초기 스타트업 발굴에 목적을 둔 펀드이다. 케이알벤처스는 5억원을 투입해 해당 펀드 지분 16.67%를 사들였다. AC에서 초기 기업을 발굴하면 기업설명회(IR)를 비롯한 방식으로 후속 투자 유치를 돕겠다는 취지다.

◇전문성 강화 방점, 투자·회수 '선순환 구조' 구축

정보통신(ICT) 및 혁신 기술 분야에 대한 모험적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주력 투자처로 5세대(5G) 이동통신, 위성통신, 양자통신, 인공지능(AI) 보안 분야를 점찍었다. 박 대표는 "모회사 에치에프알의 강점을 살려 혁신기업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ICT 분야 투자를 위한 펀드 결성을 계획 중"이라고 언급했다.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소 기업이 신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자금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박 대표는 "케이알벤처스가 직접 찾아가는 투자 설명회(IR) 행사를 기획 중"이라며 "반대로 대덕연구단지 연구소 기업들이 VC 자본이 몰려있는 수도권으로 찾아오는 IR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펀드레이징에 나서기에 앞서 핵심운용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핵심운용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고 우수한 인재들이 지원한 상황"이라며 "5년 이내 경력을 갖춘 심사역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투자본부 인력 세팅이 마무리되고, 업무가 안정화되면 관리본부 인력 충원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투자 심사역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 및 전문 분야에 대한 리서치도 강화한다. 박 대표는 "투자 심사역이 각자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지원하고, 시스템을 확고히 만들 것"이라며 "국내외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협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직 정비를 탄탄하게 진행한 뒤 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경기도를 비롯한 기관 출자사업에 적극 도전하며 신규 펀드 결성 기회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2024년 300억원, 2025년 500억원, 2026년 500억원 이상 펀드레이징에 성공하겠다는 단계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손바뀜을 기점으로 여러 변화가 있었는데, 조직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기결성펀드와 본 계정을 활용해 안정적인 투자와 회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을 정비하고 전문성을 키우다 보면 LP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펀드레이징도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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