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SSA 데뷔' 고심하는 정부, 하이브리드로 돌파할까변동금리·대규모 발행, 정통 SSA '부담'…IB들 '하이브리드형 발행' 권고
윤진현 기자공개 2024-05-29 08:04:53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획재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선진국형 조달 방식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KDB산업은행이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데뷔를 마쳐 정부의 동참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로 여겨졌다.SSA형 이슈어의 경우 금리 스프레드를 크게 낮추지 않고, 변동금리부채권(FRN) 형태를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15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발행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이슈어들이 대부분이어서 정부의 부담이 컸다.
주관사단은 이머징마켓(EM)형 발행을 일부 취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권하고 있다. 이는 최근 캐나다 정부가 활용한 방식으로, 고정금리부채권(FXD) 형태로 SSA 발행을 마쳤다. 정부는 SSA 데뷔를 비롯, 벤치마크 역할을 수행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발행 일정 '미정'…깊어지는 '고민'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현재 외평채 주관사단과 발행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기획재정부의 외평채 발행엔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CIB, HSBC, KDB산업은행 등이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았다.
기획재정부는 각 주관사단에 발행 시기와 전략 등에 관한 시나리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단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단 후문이다. 현재로선 조달 시점은 미정이라는 게 기획재정부의 입장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기획재정부가 6월 발행을 목표로 조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기발행 채권의 만기 시점을 고려한 일정에 해당한다. 지난 2014년과 2019년 각각 발행한 7억5000만유로(10억달러)와 5억달러의 만기가 올 6월 도래한다. 정부도 이를 고려해 주관사 선정을 비롯해 관련 과정을 밟은 바 있다.
다만 변동성이 커진 시장 속 최적의 발행 구조를 고심하면서 예상보다 다소 지연되고 있다. 특히 SSA 발행 추진 여부 역시 고민거리 중 하나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발행을 앞두고 주관사 선정 단계부터 SSA 발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도 했다.
기획재정부의 평가위원들은 KDB산업은행의 주관사 선정 배경을 두고 SSA형 발행 주관 이력을 꼽았단 후문이다. 해당 내용에 관해 적극 질의하면서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결국 한국계 중 유일하게 KDB산업은행이 주관 기회를 얻었다.
올해 초 발행된 KDB산업은행의 글로벌본드는 우리나라 이슈어가 이머징마켓을 탈피한 역사적인 딜로 여겨진다. 이에 정부도 이 기조를 이어갈지를 두고 관심이 모였다. 사실상 정부와 국책은행만이 SSA 이슈어로 등극할 수 있다고 여겨져서다.
SSA형 이슈어는 우량한 등급을 보유한 건 물론, 발행액과 발행 형태 등이 다소 다른 조달 방식을 택하는 탓이다. 단일 발행 때 1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발행액을 유지하는 데다, 금리 스프레드를 크게 낮추지 않는 특성이 있다. 보다 낮은 금리로 최적 발행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이에 IB 업계에선 이머징마켓형 발행 방식을 일부 활용하는 하이브리드형 조달도 가능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T플러스형, 즉 미국 국채 금리에 일부의 가산금리를 붙이는 고정금리부채권을 함께 제시하는 방향성으로도 발행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캐나다 정부가 소버린채를 발행할 당시 택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간 이머징마켓형 이슈어들로 시장이 포화상태인 점이 한계점으로 여겨졌다.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도 활발히 한국물 발행에 나서며 이슈어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단 분석이 제기됐다. 그만큼 정부의 선제적 SSA 데뷔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커졌다.
투심이 견고한 점도 정부의 SSA 데뷔를 앞당기게 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국내 이슈어 중 최초로 SSA 마켓형 발행을 진행했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목표액을 조달했다. 발행액(30억달러)의 2배에 달하는 53억달러의 오더북을 쌓는 데 성공했다.
기획재정부는 관련 내용을 고심 중이란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벤치마크 역할과 최적 발행 방식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주관사단과 주기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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