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그룹은 지금]재고 이슈 일단락, 전환점 선 '위닝 투게더'①미국 법인 안정화...2022년 말 대비 재고 50% 이상 감축, 5개년 전략 '탄력'
김혜중 기자공개 2024-05-31 07:26:29
[편집자주]
휠라그룹은 2022년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제시하면서 2026년까지 매출액 4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15~16%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발표와 동시에 미국 법인에서의 재고 적체 등으로 제동이 걸렸다. 재고 이슈 해소에 총력을 다해 2024년 1분기 휠라그룹은 재고 안정화에 성공했고 3년 차에 접어든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는 전환점에 섰다. 더벨은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남은 기간 전략과 과제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휠라그룹은 2022년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외형 확장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의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야심차게 발표했던 프로젝트는 답보 상태에 놓였다.그러나 최근 반전이 일었다. 유통 채널 다각화, 저마진 홀세일 일시적 확장 등을 통해 미국 법인 재고 안정화에 성공했다. 선결 과제를 해결한 휠라그룹은 3년 차를 맞이한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작과 동시에 제동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
휠라그룹은 2022년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향후 5개년을 위한 사업 전략을 새로 수립했다. 2026년까지 매출액 4조4000억원과 영업이익률 15~16%를 달성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현재 다양한 국가에서 라이선스로 전개하고 있는 ‘휠라’ 브랜드의 국가별 통일성을 확립하고 홀세일(도매) 중심의 유통 구조를 리테일(소매)로 전환하고자 했다.
다만 2022년 휠라그룹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 부진 및 재고 적체가 발생하며 프로젝트 시작과 동시에 제동이 걸렸다. 리오프닝으로 경기가 급격하게 회복세로 돌아서며 물류 대란이 일어났고 휠라 미국법인도 선제적인 재고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1년 사이 러·우 전쟁과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가 침체되며 비축한 재고가 소진되지 못했다.
실제로 2021년 말 기준 휠라홀딩스의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7578억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1조2905억원까지 치솟았다. 2022년 휠라 미국법인의 매출액은 46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802억원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재고자산은 저가 기준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진부화되어 시가가 취득원가보다 하락할 경우 평가손실을 처리한다. 이 경우 매출원가에 반영되어 영업이익에도 타격을 주게 된다. 2022년 휠라홀딩스가 인식한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154억원이다. 2021년 31억원과 비교할 때 396% 증가한 수치다. 2023년에는 305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하며 그 폭이 더욱 커졌다.
휠라그룹으로선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브랜드 통일성 강화와 유통 구조를 변경하는 데에 앞서 미국 시장에서의 재고 적체라는 과제를 먼저 해결할 필요성에 직면했다.
◇재고자산 회전일수 '210일→161일', 재고 안정화 '성공적'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불어난 재고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휠라홀딩스는 우선 판매 채널을 다각화했다. 기존에 유통하지 않던 소매 채널 아울렛에 신규 입점해 프로모션 등을 전개하며 재고를 털어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을 유통하던 로스 스토어스, 벌링턴 스토어스 등 홀세일 채널에도 적극적으로 물량을 공급했다.
그 결과 휠라홀딩스의 2024년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955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말 기준 1조2905억원과 비교할 때 26% 감축하는 데에 성공했다. 미국법인만 놓고 볼 땐 2022년 말에 비해 2024년 1분기말 기준 50% 이상 재고 감축에 성공했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개선됐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기초와 기말재고의 평균값으로 나눠 산정한다. 2023년 휠라홀딩스의 매출원가(2조0364억원)를 재고자산의 평균값(1조1680억원)으로 나눈 회전율은 1.74회다. 이에 따른 재고자산회전일수는 210일이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바뀌는 데 평균 210일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원가(5669억원)을 재고자산 평균값(2501억원)으로 나눈 회전율은 2.27회로 높아졌다. 회전일수도 161일로 줄어들면서 재고자산이 매출로 바뀌는 시간이 두 달가량 빨라졌다.
재고 이슈가 불거지기 이전인 2021년 휠라홀딩스의 재고자산 회전율과 회전일수는 각각 2.78회, 131일이었다. 2021년과 비교할 때 아직 예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최근 고물가 기조 속 소비 침체로 패션업계 전반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2024년 1분기 동종업계와 비교할 때는 오히려 휠라홀딩스의 재고자산 회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F 1.3회 △F&F 2.1회 △한섬 1.02회 △신세계인터내셔날 1.62회로 패션업계 주요 기업보다 휠라그룹이 더 빠르게 재고를 소진하고 있는 양상이다. 사업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해결한 휠라홀딩스로서는 본격적으로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셈이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미국 법인의 경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라고 바라보기엔 아직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다만 재고는 안정화 수준에 이르렀고 본격적으로 5개년 전략 아래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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