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거버넌스]CEO·의장직 사임 후 3년, 김범석 한국쿠팡 영향력은⑧비즈니스 총괄 거라브 CFO…미국 쿠팡Inc 이사회의장으로 영향 불가피
김현정 기자공개 2024-06-03 08:13:29
[편집자주]
신생기업의 다양한 거버넌스 출현을 얘기할 때마다 쿠팡이 거론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미국법인 지주회사, 차등의결권을 통한 창업주의 지배력 확보 등 지배구조 구축의 발자취마다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녔다. 이번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공정거래법상 총수 미지정을 계기로 쿠팡 거버넌스의 형태와 주주구성 및 지배구조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4: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한국법인 쿠팡의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 지 거의 3년이 됐다. 다만 김 의장은 국내법인을 100% 지배하는 미국 상장사 쿠팡Inc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국내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2010년 쿠팡 창립 이래 쭉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모두 맡아오던 김 의장은 2020년 말 한국 쿠팡의 공동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이듬해 6월 이사회 의장직 및 등기이사마저 사임했다. 겉으로 보기엔 한국 쿠팡법인과 온전히 거리를 둔 모양새였다. 당시 그는 기업공개(IPO) 및 해외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려 한다며 사임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도 김 의장의 한국 쿠팡에 대한 지배력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김 의장은 한국 쿠팡법인을 100% 소유한 미국 쿠팡Inc의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겸 창립자로 영향력이 없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질적 지배력을 파악할 때 공정위원회는 동일인이 직접 또는 관련자를 통해 임원의 구성이나 사업운용 등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대표이사 등 임원의 임명, 조직 변경, 신규 사업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 및 업무 집행을 주도하거나 보고받고 승인한다면 경영에 대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쿠팡의 주요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엔 김 의장이 직간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쿠팡의 비즈니스는 전반적으로 인도계 미국인 거라브 아난드(Gaurav Anand) CFO가 총괄하는데 최종 의사결정과 비즈니스 상의는 김 의장과 함께 한다. 아난드 CFO는 미국 아마존에서 7년을 근무한 ‘아마존통’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아마존에서 클라우드서비스(AWS), 핀테크, 국제 소매업 부문 재무책임자를 지내 쿠팡이 추구하는 사업에 밝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쿠팡의 C레벨 임원들이 회의 참석자로 참여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에는 강한승·박대준 한국쿠팡 대표이사와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 법률고문·최고행정책임자(CAO) 등이 주요 의사결정 라인이다. 이 기구는 비즈니스 자체엔 거의 관여를 하지 않고 이외의 경영지원 및 경영관리, 대관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맡는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맡은 직무가 수긍이 된다. 강한승 대표이사의 경우 법률과 대관 전문가로 평가된다. 전 국회의원 아들인 그는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지낸 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쿠팡에 들어오기 전까지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했다. 박대준 대표이사는 역시 LG전자 대외협력실과 네이버 정책실을 거친 대관 전문가로 평가된다.
해롤드 로저스 CAO도 변호사 출신이다. 로저스 CAO는 미국 브리검 영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무박사를 취득했다. 국제 로펌인 시들리 오스틴 등에서 변호사로 활동했고 쿠팡에 영입되기 전엔 글로벌 통신 기업 밀리콤에서 최고 윤리 및 규정 준수 책임자를 역임한 인물이다.
비즈니스 의사결정기구와 스탭 및 참호 관련 의사결정기구는 참여자를 비롯, 철저히 분리돼 운영된다. 일종의 사일로 구조로 볼 수 있다. 고위 임원들이 각자 맡은 바에만 충실하게끔 설계된, 고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조직 구성이라 할 수 있다. 김 의장은 여기에 은둔의 경영자로서 여전히 쿠팡 사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고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현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동성 풍향계]1.15조 SKB 지분 매입 'SKT', 현금창출력 '자신감'
- [백기사의 법칙]국책은행이 백기사, 한진칼에 잔존하는 잠재리스크
- 금융지주사 밸류업과 '적정의 가치'
- [백기사의 법칙]1,2위사 경영권 분쟁 '진정한 승자'였던 넷마블
- [2024 이사회 평가]대한해운, CEO가 틀어 쥔 사외이사…독립성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사업형 지주사 '동원산업', 이사회 개선은 현재진행형
- [2024 이사회 평가]대상, 이사회 성실한 참여…평가 시스템 '미흡'
- [백기사의 법칙]남양유업 백기사 자처했던 대유위니아, 상처뿐인 결말
- [백기사의 법칙]SM 인수 속 혼재된 흑·백기사 ‘카카오·하이브’
- [2024 이사회 평가]LG전자, 매출 규모 못 미치는 성장성·주가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