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 IPO]왜 크래프톤을 비교기업에서 제외했나퍼블리셔 아닌 순수 개발사 지향, 핀란드 '슈퍼셀'과 비슷…고수익 구조 특징
황선중 기자공개 2024-05-29 13:47:06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프트업이 공모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눈길이 가는 대목이 있다. 비교기업에 국내 게임사를 집어넣지 않은 것이다.특히 시장에서는 다른 게임사는 차치하더라도 크래프톤마저 포함하지 않은 것은 의외라는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프트업이 <승리의 여신:니케>라는 게임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를 토대로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했던 과정과 유사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양사 매출구조를 근거로 든다. 시프트업의 경우 지난해 매출 97%가 <승리의 여신:니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도 상장 직전인 2020년 매출 96.5%가 <배틀그라운드>에서 비롯됐다. 최근에도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 게임 모두 글로벌에서 흥행한 작품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크래프톤, 개발사 넘어 퍼블리셔 지향
다만 게임업계 시각은 다른 편. 게임사는 매출구조보다 사업구조로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선 크래프톤은 여타 국내 대형 게임사처럼 글로벌 퍼블리셔를 지향한다. 최근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퍼블리싱을 직접 책임지고 있다. 퍼블리싱은 게임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유통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퍼블리셔 주요 성장전략 중 하나는 인수합병(M&A)이다. 통상 게임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퍼블리셔는 개발사와 수익을 나눠 갖는다. 하지만 자신들이 유통하는 게임을 만든 개발사를 자회사로 품으면 모든 수익을 연결 실적으로 잡을 수 있게 된다. 유동성을 게임 개발보다 외부 투자에 쏟는 경우가 많다.
M&A 전략으로 몸집을 키운 대표적인 퍼블리셔가 중국의 '텐센트'다. 텐센트는 글로벌 인기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한 미국의 라이엇게임즈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크래프톤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2021년 12월 미국의 게임 개발사 '언노운월즈'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 양수도금액은 무려 9450억원에 달했다.
◇시프트업, 서브컬처 전문 개발사
반면 시프트업은 종합 게임사보단 순수 게임 개발사에 가깝다. 외부 게임에 눈독을 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 개발에만 집중한다. 게임 유통은 전문 퍼블리셔에게 맡긴다. 시프트업 게임을 살펴보면 <승리의 여신:니케>는 중국의 텐센트가, <스텔라 블레이드>는 일본의 소니가 각각 글로벌 퍼블리싱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시프트업은 게임업계에서 서브컬처 장르(일본 애니메이션풍 미소녀 게임) 전문 개발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금까지 시프트업이 선보인 게임 3종 모두 서브컬처 장르였다. 현재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 위치스>도 마찬가지다. 퍼블리셔로서 다채로운 게임 장르를 취급하는 크래프톤과 상반된다.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또 다른 차이는 수익성이다. 퍼블리셔는 게임을 운영하는 동안 인건비뿐 아니라 마케팅비, 각종 수수료 등을 지속해서 감내해야 한다. 일종의 변동비가 따라 붙는 것. 하지만 개발사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별다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른바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고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게임 개발사가 핀란드의 '슈퍼셀'이다. 2012년 선보인 모바일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일약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다. 창설 5년 만인 2015년에는 단 3종의 게임만으로 매출 2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이라는 실적을 달성했다. 당시 직원수는 200여명에 불과했다.
시프트업의 경우 △2021년 171억원 △2022년 660억원 △2023년 1685억원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5.9%로 게임 개발사답게 우수한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주가와 상관관계를 보이는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8.9%로 집계됐다. 통상 ROE는 10%를 넘기면 우수하다고 판단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을 비롯한 국내 대형 게임사가 텐센트를 지향한다면 시프트업은 슈퍼셀과 가까운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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