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06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사 재무제표에는 중요한 자산이 꽤 많이 빠져 있다. 일단 핵심 매출수단인 게임부터가 담기지 않는다. 재무제표에 적힌 숫자만으로는 진정한 기업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코끼리 코만 만져보고 코끼리를 정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국내 게임사 '시프트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시프트업은 고밸류 논란을 겪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3조원 넘는 몸값을 책정한 탓이다. 일본 게임사 3곳을 비교기업으로 삼아 주가수익비율(PER) 33배(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를 적용했다. 크래프톤(12조원), 넷마블(5조원), 엔씨소프트(4조원)를 잇는 대형 게임사 위상이지만 지난해 시프트업 매출액은 고작 1600억원이다. 높은 몸값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시프트업 핵심 자산은 재무제표 밖에 있다. 대표적인 자산이 게임 흥행력이다. 통상 게임사는 다작 속 하나의 걸작을 건지는 경우가 많다. 걸작 하나만 건져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시프트업의 경우에는 그간 출시한 3종의 게임 모두 흥행작 반열에 올렸다. 흥행타율이 높은 셈이다. 향후 IPO로 몸집을 불린 시프트업이 1000억 단위를 넘어 조 단위 매출을 목표로 하는 대작 게임을 내세운다면 시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중국의 세계적인 게임사 '텐센트'를 전략적투자자(SI)로 두고 있다는 점도 주요 자산이다. 시프트업은 아직 중국에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허가(판호)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상당한 일이지만 시프트업의 경우 텐센트의 존재가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에 진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미래 폭발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일까. 고밸류 논란 속에서도 시프트업을 향한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뜨겁다. 장외가는 9만원을 넘어섰다. 공모 희망가 상단(6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이다. 장외가는 공모가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지만 대략적인 투심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시프트업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았던 대성창투의 경우 시프트업 몸값이 3조원을 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눈치 빠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상한가로 직행했다.
해외에서는 게임사처럼 재무제표만으로 온전히 기업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기업에 대해서는 주로 가이던스(기업의 실적 예상치)를 활용한다고 한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재무제표에 없는 비재무적 자산까지 모두 반영해 산출한 실적 예상치를 기반으로 몸값을 살핀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첫 단추는 어쩌면 재무제표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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