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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Conference]"중국은 디지털 경제의 자립 추구, 한·중 협력 어려워"이철 이박사중국뉴스 작가 "중국 데이터산업, 국가전략적 디커플링 돌파 수단"

강용규 기자공개 2024-05-30 10: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경제는 내수 침체와 서방의 경제 제재 등으로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디지털 산업 육성정책으로 대표되는 '신질생산력(새로운 질적 생산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중국의 디지털 산업 성장은 우리나라에도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에서 중국 플랫폼이 약진하는 등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일방적인 공급망 구축 기조와 하이테크 분야에서의 미국의 제재 등을 고려할 때 이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과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철 이박사중국뉴스 작가(사진)는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더벨 차이나 컨퍼런스'에서 "중국은 거시적으로 통화 완화와 달러경제 독립, 과학기술 자립을 지향하고 중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집중 완화와 디지털 경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작가는 중국 경제가 기로에 놓여 있다고 봤다. 저축 대비 소비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정부 재정악화로 인해 향후 인프라 투자도 제한적이다. 고부가 첨단기술 '신삼양(전기차, 이차전지, 태양광)'은 미국의 제재로 수출 전망이 불투명하다. 중국은 서방과의 디커플링이 심화하는 중이며 수출은 대체가 어려운 혁신제품이 아니면 마진율이 낮은 패션 및 잡화, 이른바 '가성비 제품'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정부는 신질생산력으로 디커플링을 돌파한다는 기조를 세웠다. 신삼양 육성을 지속하는 한편 디지털 경제를 강화해 '옵션 루트'를 만든다는 것이다. 디지털 경제는 IT기술의 통합 및 응용과 디지털 전환을 원동력으로 삼는 경제 형태로 데이터 자원을 핵심 요소로, 정보 네트워크를 주요 매개체로 삼는다.

중국에서 데이터의 자원화는 이미 현실이다. 이 작가는 "정부는 겨울철 고압전선 지역의 기상 데이터를 수집해 전력회사에 제공하고 전력회사는 이를 활용해 가장 효율적으로 전선 결빙 등 위험에 대응한다"며 공공분야에서의 사례를 설명했다. 중국 상장사 중 24개사가 올해 1분기 재무보고에 '데이터 자원' 항목을 계상하는 등 민간 분야에서도 데이터의 자원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디지털 산업 규모는 2022년 말 기준 7조5000억달러로 전체 GDP의 41.5%에 이른다. 규모 기준으로는 1위 미국의 17조2000억달러에 이은 2위다.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의 재산권을 관리하는 국가데이터국이나 민간의 데이터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이터 거래소를 설립하는 등 산업 육성에 팔을 걷었다.

이 작가는 중국이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경제 육성정책을 통해 가성비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 경제는 삼두마차인 수출, 소비, 투자가 모두 여의치 않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삼으려는 신삼양은 미국과 EU가 제제를 가하거나 준비 중"이라면서도 "전통 가성비 제품은 e커머스를 통해 업그레이드되어 더 이상 약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사례로 알리와 테무를 제시했다. 알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신용평가에 기반한 할부판매를 진행하는 등 고부가가치 사업모델(BM)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테무는 모기업인 중국 핀둬둬의 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최저가 공급을 위한 다양한 BM 노하우를 확보했다.

이 작가는 "알리는 기술 우위 전략, 테무는 저가 초집중 전략으로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국가)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에서 가성비 제품을 내세운 경제위기 타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들을 향한 중국의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플랫폼은 국내에서도 지명도가 높다. 2023년 한국의 해외 온라인 구매금액은 6조7500억원이며 e커머스 플랫폼 순위는 1위 쿠팡, 2위 알리, 3위 11번가, 4위 테무 순이다. 이미 중국 플랫폼이 미국은 추월한 상황이다.

이 작가는 중국의 디지털 경제가 약진하고 있으나 한국이 이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이 아닌 협력 모델을 구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중국은 저가 제품을 대규모로 생산하면서 한국 등의 선진 제품에 수입 장벽을 세우는 불공정 시장"이라며 "중국의 하이테크 제품에 대해서는 미국의 제제로 인해 협력은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차전지를 사례로 들며 "미국 등 서방 시장의 우회로로서 한국이 제3국 대비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를 지니고 있는 영역에서는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제한적 가능성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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