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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퓨리오사AI vs 리벨리온, 미래에셋의 선택은리벨리온 제안서 제출시 계약해지 가능성

양정우 기자공개 2024-06-04 07:51:5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어인 리벨리온이 미래에셋증권에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자 IB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이벌 기업인 퓨리오사AI의 상장주관사이기에 콘테스트에 참여할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퓨리오사AI측이 미래에셋증권에 고지해 온 이해상충 행위에 대한 제한 정도를 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부서에서 다룰 경우 허용될 것으로 여겼을 수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전방위적 투자를 단행한 터라 퓨리오사AI의 주관 지위 대신 리벨리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를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퓨리오사AI, 경쟁사 FI인 KB증권 배제…리벨리온, 라이벌 대표주관사에 '러브콜'

IB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최근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RFP를 증권업계에 발송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을 수신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 증권사는 이미 AI반도체 업계의 경쟁사인 퓨리오사AI로부터 IPO 대표주관사로 낙점을 받은 상태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AI 전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로서 사업 모델이 유사하다. 상장주관사는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 실사를 벌이면서 비즈니스상 기밀까지 낱낱이 확인해야 한다. 더구나 미래 청사진까지 공유해야 하는 관계다. 이 때문에 상장 시기가 엇비슷한 라이벌 업체의 주관사는 IPO 파트너 후보에서 빼는 게 일반적 수순이다.

하지만 리벨리온은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RFP를 발송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퓨리오사AI의 경우 리벨리온측에 투자를 단행한 KB증권에 아예 RFP를 보내지 않았으나 리벨리온은 라이벌사의 파트너로 확정된 미래에셋증권에 주관사 콘테스트의 참여를 요청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간 리벨리온과 미래에셋증권은 물밑 접촉을 지속적으로 이어왔을 정도로 신뢰를 다져왔다"며 "그룹 계열사가 초기 투자부터 계속 자금을 투입해온 것도 리벨리온의 성장 여력에 후한 점수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퓨리오사AI가 먼저 콘테스트를 연 탓에 스텝이 꼬였으나 혹시 모를 기대감에 미래에셋증권에도 RFP를 보낸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가 사업 모델이 비슷한 기업의 상장주관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게 법규상 불가능한 건 아니다. 증권사별로 IPO 파트의 부서가 나눠져 있기에 각각 다른 팀에서 IPO를 맡으면 업무상 기밀이 공유되는 것도 제한적일 수 있다. 그간 퓨리오사AI는 미래에셋증권의 IPO1팀이 담당해왔고 리벨리온의 경우 IPO2팀에서 전담해왔다. 리벨리온측은 다른 부서에서 이해상충 여지를 낮추는 방향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고 여긴 셈이다.


◇퓨리오사AI, 강도높은 이해상충 잣대…제안서 제출, 곧장 계약 해지 수순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리벨리온의 RFP에 응답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퓨리오사AI가 리벨리온측에서 예상한 수준보다 훨씬 더 강도높게 주관사의 이해상충 이슈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리벨리온을 비롯한 동종 기업에 주관사 입찰제안서를 낼 경우 곧바로 주관 계약 해지 수순을 밟을 태세다. 애당초 퓨리오사AI의 RFP 자체에 엄격한 방침이 적시된 것으로 파악된다.

결과적으로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퓨리오사AI의 주관 지위 박탈을 전제로 리벨리온의 주관사 콘테스트에 참여해야 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투자 시장에서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의 기업가치가 엇비슷하게 책정돼있는 데다 리벨리온이 무조건 미래에셋증권을 IPO 파트너로 확정할 것으로 단언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하우스 내부에서는 진작부터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리벨리온은 복수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과 사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실제 양산 제품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세대 자사 반도체인 '아톰'의 경우 지난해부터 IBM 데이터센터의 품질 검증을 받고 있다. 이 기업은 KT그룹의 지원 사격을 받고 있는 게 강점이다. KT를 비롯한 계열사가 2022년 총 335억원, 올해 초 총 330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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