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Index/BSM분석]게임 이사회 핵심 역량은 '투자', 사업 특수성 반영"불확실성 완화 위한 생존 전략"…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 대표적
김소라 기자공개 2024-06-12 08:14:47
[편집자주]
이사회 역량 지표 또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 등으로 번역되는 'BSM(Board Skills Matrix)'은 이사회 구성원의 능력과 자질, 국적, 성별 등을 한눈에 보여주는 도표다. 작성자는 기업으로 주주와 투자자는 BSM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BSM 공시 여부로 이사회의 투명성과 주주 친화성을, 그리고 BSM 내용(구성 항목 등)으로 이사회의 전문성과 방향을 읽어낼 수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BSM 공시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도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THE CFO가 각 기업의 BSM 공시 여부와 내용 등을 종합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7: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게임 개발 업체들은 자체 이사회 역량 지표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BSM(Board Skills Matrix) 모델로 기업이 직접 이사회 구성원의 직무 역량을 나타낸 도표다. 이들이 기업 경영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BSM 모델을 통해 사업 방향성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요구가 근래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이 BSM 모델 역할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공통적으로 국내 게임 개발 업체들은 투자 등 경영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된 직무 역량을 갖춘 인사들이 이사회에 대거 포진해 있다. M&A(인수합병) 등 투자와 조직 관리 부분에서 경영진 역할을 기대하는 그림이다. 이사진 면면만 보면 게임 개발 업체라기 보다 전문 투자 조직이 함양할 만한 역량에 더 가깝다.
이는 게임 산업 특유 수익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일반 제조업처럼 계속해서 같은 제품을 만들어 팔아 수익을 내는 방식이 아닌 서로 다른 제품 각각에 매출이 좌우되는 식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영업 실적이 고르지 못한 편이다. 이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차원에서 게임 개발 업체들은 평소 지분투자를 활발히 집행,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의 역량이 경영, 투자 부문에 집중된 이유다.
게임 피어그룹(비교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국내 2위 업체인 '넷마블'이 대표 사례다. 넷마블은 현재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보고서)를 통해 자체 BSM 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이를 보면 투자 활동에 전문성을 보유한 이사가 전체 구성원의 약 70%에 달한다. 넷마블이 주요 역량으로 카테고리화 한 6개 지표(게임·디지털, 기업경영·투자, 재무회계, 법률·규제, 국제관계,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중 구성원 비중이 가장 크다. 게임·디지털, 재무회계 분야가 뒤를 이었다.
넷마블의 재무제표가 이 BSM 모델 구성을 뒷받침한다. 올 1분기 말 기준 넷마블 연결 자산총액의 약 30%가 지분증권이다. 비유동자산만 따지면 약 35% 수준이다. 무형자산(3조3000억원)에 이어 가장 비중이 크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 종속 법인은 총 68개사다. 해외에 거점을 둔 퍼블리싱(유통) 법인이 다수 포진했다. 게임 개발 사업과 관련한 영업 불확실성을 유통부문을 통해 보완한 그림이다.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를 여럿 배치했다. CJ 그룹에서 주로 M&A 업무를 담당한 황득수 CJ E&M 경영지원실장을 지난해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황 실장은 그룹 내 기획, 전략실을 거친 인사로 현재 엔터테인먼트부문 사업 개발을 맡고 있다. 올해로 22년여간 CJ 그룹에 몸 담았다. 이같은 콘텐츠 사업에서의 오랜 투자, 경영 관리 경력을 이사 선임 주요 요소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넷마블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계열사 간 내부 거래 감독, 투명성 검토 등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동종 업계 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비슷한 구조를 띄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등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기업 경영 및 조직 관리 부문에서 전문 역량을 가진 이사 비중이 60% 이상이다. 게임 산업 경험을 전문 역량으로 꼽은 이사(38%) 대비 다수 인원이 포진해 있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와 올초 공동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 박병무 대표를 비롯해경영 부문 전문가가 여럿 몸 담고 있다. 해당 부문 전문가는 보드 멤버(이사회 구성원) 중 과반 이상이다. 전체 역량 카테고리 중 해당되는 인원이 가장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의 경우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 보니 이를 보완키 위해 지분투자를 생존 방식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짙다"며 "아무래도 본사 경영 인력도 자회사 관리에 자원이 집중되는 편인데 요즘 같이 게임 산업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선 부진한 계열 법인을 폐업시켜 수익성을 관리하는 등의 사례도 왕왕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게임사의 경영 방식은 국내와는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 일본 대표 전자 사업체이자 매출액 기준 전세계 5위권 게임 업체인 '소니' BSM 모델을 보면 이사 10명 전원이 글로벌 사업 역량을 충족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및 정부 소통 역량 충족 인원이 9명으로 뒤를 이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로 마찬가지로 온라인 게임 사업을 전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이사진 개개 역량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M&A를 비롯해 리더십, 글로벌 사업 역량 등을 두루 충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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