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SKT, 중국 싸이월드 법인 청산 '완전한 이별'활용 방안 찾기 실패, 2019년부터 이어온 절차 마무리
최현서 기자공개 2024-06-07 07:06:13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가 싸이월드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있던 '싸이월드 차이나 홀딩스(CYWORLD China Holdings)'를 청산했다. 싸이월드 차이나 홀딩스는 중국 내에서 싸이월드를 서비스하기 위해 세워진 법인이었다. 법인을 정리함으로써 SKT 내 싸이월드 관련 사업 흔적은 완전히 사라졌다.싸이월드는 한때 해외 진출을 모색할 정도로 각광받는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지만 타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영향이 가장 컸다. 수익화에 실패했고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손실만 내던 싸이월드 중국법인, 16년만에 정리
SKT는 올 1분기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최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SKT는 중국 내 싸이월드 법인 '싸이월드 차이나 홀딩스'를 올 1월 청산했다.
싸이월드 차이나 홀딩스는 2008년 홍콩에 세워졌다. 중국 내 싸이월드 서비스를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싸이월드 중국 법인 지분의 53.8%를 SKT가 소유하고 있었다. 최초 취득 금액은 103억원이다. 당시 SK텔레콤의 손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는 2003년부터 싸이월드 법인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었고 중국 법인도 SK컴즈가 관리했다.
SK컴즈의 연결기준 모기업인 SKT는 2010년부터 싸이월드 차이나 홀딩스 지분 가치를 재무제표에서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 적자가 지속된 탓이다. 싸이월드 차이나 홀딩스는 2008년 54억5800만원, 이듬해 32억8600만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 말 기준 21억원이던 장부가액이 2010년 0원이 됐다. 사용자 유인에 실패한 영향이다.
결국 SK컴즈는 2012년 중국 싸이월드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그 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만 SKT는 싸이월드 차이나 홀딩스 법인을 없애지 않고 놔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해외 법인을 재설립하려면 많은 절차가 필요하고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해 해당 법인을 다른 사업으로 활용해보고자 했다. 하지만 별다른 방안을 찾지 못했다. 싸이월드 차이나 홀딩스는 2019년 휴면 법인으로 전환했고 청산 절차를 밟아왔다. 직전까지 현지 직원 1명을 두고 관련 절차만 진행해왔다.
SKT 관계자는 "해외 법인 설립 자체가 어렵다보니 어떻게든 다른 사업에 활용해볼까 고민했다"며 "하지만 실제 사업에 해당 법인을 활용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1998년 싸이월드 신화 시작, 2024년 완전한 끝맺음
싸이월드는 1998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을 다니던 이동형 씨 등 6명이 만든 창업동아리 '이비즈(EBIZ)'에서 시작됐다. 이듬해인 1999년 싸이월드 법인이 세워졌고 2003년 SK컴즈에 인수됐다. 그 해 말까지 이 씨는 싸이월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인프라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이용자가 급격하게 늘기도 했다. 2004년 1600만명이던 이용자는 2005년에는 2000만명까지 늘었다. 국내 경쟁 서비스였던 '프리챌'이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이용자가 대거 싸이월드로 몰렸기 때문이다. 반면 SK컴즈는 인기 메신저 '네이트온'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싸이월드 트래픽을 감당할 만한 수준의 서버를 갖춘 상황이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SK컴즈는 싸이월드의 해외 시장 진출까지 결정했다. 2005년 SK컴즈는 일본과 미국, 2006년 유럽과 베트남에 싸이월드 법인을 세웠다. 중국 법인도 이 과정에서 세워졌다.
하지만 국내와 달리 해외 시장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국가별로 강세를 보이던 SNS와의 경쟁에서 밀린 탓이다.
미국의 경우 페이스북과 트위터(현재 'X')가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일본에서도 2004년부터 세를 넓히던 토종 SNS '믹시(mixi)'의 문턱을 넘기는 어려웠다. 스투디비즈(StudiVZ, 독일)나 스카이락(Skyrock, 프랑스)도 강력한 경쟁 서비스였다.
그로 인해 경쟁 플랫폼을 보유한 국가에 세운 법인들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차례로 문을 닫았다. 2008년 유럽, 일본 법인 정리를 시작으로 2009년 미국 법인을 정리했다.
경쟁 서비스가 없는 중국과 베트남 법인은 상대적으로 오래 수명을 유지했다. 2009년 말 기준 싸이월드 중국 서비스 회원수는 700만명, 베트남 서비스 가입자 수는 45만명이었다. 베트남의 경우 그 수가 매달 20%씩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베트남에도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자 베트남 싸이월드도 중국 싸이월드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내외 이용자가 빠져나가자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던 SK컴즈는 2014년 싸이월드를 사원주주 벤처로 분리했다. 이후 2016년 에어라이브에 매각됐던 싸이월드는 2020년 스카이이앤엠(SKY E&M) 컨소시엄이 설립한 싸이월드제트에 인수돼 재기를 노렸으나 결국 부활에 실패했다.
싸이월드 일부 해외법인만 그대로 두고 있던 SK컴즈는 그 뒤로 이 역시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 2019년 베트남 법인을 해산했고 올해는 중국 법인까지 정리가 완료됐다. 이로써 싸이월드는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최현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Company Watch] 인력재편 끝낸 케이엠더블유, 6G 대비 '선택과 집중'
- '유임'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신사업 성장세 복구 '관건'
- 가비아, 도메인에 변화 바람 '제2전성기' 기대
- SKT UAM 사업 본궤도, 조비 에비에이션 '기체 발송'
- [Company Watch]NHN, 계열사 '70개 이하' 감축 목표 달성 눈앞
- [Company Watch]LG헬로비전, '헬로커넥트앤' 설립…홈사업 개선 시동
- [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노래방부터 배터리까지' 삼지전자, 잇따른 신사업 고배
- [Company Watch]쏘카, 3분기 흑자 공언 '약속 지켰다'
- 당국발 클라우드 지원 보조금 중단 여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