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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풋옵션 분쟁]1조 신규투자 유치, 관전 포인트는 '기업가치'풋옵션 소멸로 동반매각청구권도 사라져, 사업효율화 가속할 듯

변세영 기자공개 2024-06-12 07:50:35

[편집자주]

신세계그룹 대표 이커머스인 SSG닷컴과 재무적투자자(FI) 간 풋옵션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SSG닷컴이 FI로부터 총 1조원을 투자받으면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은 거래액(GMV)과 상장(IPO) 조건을 모두 충족해 FI의 풋옵션이 사라졌다고 보지만 FI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벨은 SSG닷컴이 처한 현 상황을 들여다보고 핵심 쟁점과 추후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7일 12: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 간 SSG닷컴을 둘러싼 분쟁이 일단락됐다. 신세계 측이 FI가 가진 지분을 제3자에 되팔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SSG닷컴의 기업가치다.

SSG닷컴은 한때 기업가치가 10조원 이상으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3조원을 하회할 것이라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결국 눈높이 간극을 줄이는 작업이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합의금 1500억 지급 후 '풋옵션 소멸' 동반매각청구권도 소멸

투자업계(IB)와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이 보유 중인 SSG닷컴 보통주 131만6492주(지분율 30%) 오는 12월 31일까지 신세계·이마트가 지정하는 단수 혹은 복수의 제3자에게 매도한다. 만약 약속된 기한까지 신규 FI를 찾지 못하면 신세계그룹이 전부 매입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신세계그룹과 FI 측은 올해 4월부터 총거래액(GMV) 시각 차이로 매수청구권(풋옵션) 관련한 주주간계약 유효성을 두고 대치를 이어왔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신세계그룹과 FI간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실행 여부도 화두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 계약서에는 FI의 풋옵션이 인정됐는데도 신세계 측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FI가 대주주인 이마트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까지 전부 매각할 수 있다는 드래그얼롱 조항이 담겨있었다.

SSG닷컴 로고


이마트가 SSG닷컴 지분을 되사올 여력은 부족했다. 더군다나 이미 시장에서도 SK그룹이 11번가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던 만큼 동반매각 실행이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었다. 다만 신세계는 유통업이 본업인 데다 온라인 ‘정체성’을 띄는 SSG닷컴 통매각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SSG닷컴에 관심을 보이는 신규 투자사들이 등장한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파이낸싱’을 택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FI와 풋옵션 소멸을 합의하면서 기존 투자금 1조원에 합의금 명목으로 150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 사업을 집결한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이 명확해 드래그얼롱 실현은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FI의 풋옵션을 인정해주면 신세계가 1조를 마련해야 하는데 신세계는 지금 자금 여유가 없다. 어떻게든 풋옵션 소멸과 신규 투자자를 찾을 방안이 1순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3조원도 회의적, 간극 줄이기 '과제'

문제는 기업가치다. FI가 1조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한 걸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SSG닷컴의 최소 기업가치만 3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3조원도 어렵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SSG닷컴의 경우 IPO 준비 당시 한때 기업가치가 10조원 수준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2021년 SSG닷컴의 총거래액은 5조원대에 달했는데 이커머스 호황기에는 거래액에 멀티플을 곱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 통용됐기 때문이다. 쿠팡 사례를 고려해 거래액에 약 2배를 곱한 1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거론됐다.

2024년 현재 자본시장은 완전히 거품이 빠졌다. 일례로 이커머스 경쟁사인 컬리의 경우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넘겼음에도 기업가치가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비상장주식 거래 서비스를 전개하는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2024년 6월 7일 기준 컬리의 추정 시가총액은 5911억원이다.

(좌)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우)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사업을 재편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최근 신세계그룹와 CJ그룹이 대규모 사업 제휴를 맺은 것도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 측은 CJ대한통운에 SSG닷컴 물류센터를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비용 구조를 효율화해 매력도를 끌어올리려는 복안이다.

시장 관계자는 “지금 시간과 돈이 급한 건 신세계이기 때문에 만약 SSG닷컴 기업가치가 1~2조원대에서 매겨져도 결국 투자를 받을 수밖엔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낮은 가치로 자금을 유치하면 추후에 IPO 등을 수행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 셈법이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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