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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톺아보기]현기차 최대 내부거래처 '현대캐피탈' 존재감[현대차그룹]②캡티브 금융사로 차량판매 조력, 현대차·기아와 사업연계성↑

원충희 기자공개 2024-06-20 08:04:40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한다. 시장 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해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자산, 자금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영전략 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띤다. 하지만 재원을 그룹 내부에만 축적시키고 시장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더벨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과 양상을 짚고 세부 자금흐름을 따라가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09: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전속(Captive) 금융사로 국내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졌다. 차량 구매시 대리점과 연계해 할부·리스·대출 등 '캡티브 파이낸스'를 제공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해 왔다.

2021년 지분정리 과정에서도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 현대커머셜과 달리 현대캐피탈만은 꼭 끌어안았다. 자동차 판매과정에서 현대캐피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내부거래 현황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현대캐피탈, 완성차 판매에 큰 영향 미치는 계열사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2023년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간 상품·용역거래 현황에 따르면 그룹의 양대 산맥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국내 계열사 중 가장 많은 매출을 낸 곳은 현대캐피탈이다. 현대자동차는 26개 국내 계열사 중 현대캐피탈과의 거래에서 나온 매출이 1조5000억원이 넘는다. 기아의 경우 17개 거래 계열사 중 7000억원 이상은 현대캐피탈이 유일하다.

주요 상품·용역 거래내역을 보면 완성차 매출 등이 대부분이다. 반대로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향 매출이 1467억원, 주요 상품·용역 거래는 할부·리스 등 여신전문금융이다. 3곳 모두 전체 매출 대비 내부거래액은 한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크지 않지만 서로의 비즈니스 연관성을 가늠할 수 있다.

*국내 내부거래액/국내 매출
**국내 내부거래액/총매출
***(국내 내부거래액+해외 내부거래액)/총매출

현대캐피탈은 태생적으로는 완성차 계열사들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등장한 곳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점유율은 37~38%로 업계 1위다. 카드사 등의 공세에도 현대캐피탈이 시장 지위를 지킬 수 있는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로 자동차 구매금융 등을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해외 계열사 중 현대자동차와 내부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법인(Hyundai Motor America)이다. 여기서 얻은 매출이 작년 한해 21조4695억원이다. 그 산하에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가 있다. 한국 현대캐피탈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동일한 상호를 쓰며 미국 차량판매 과정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동차가 점차 전장화, 고가화 되면서 현금으로 차량 값 전액을 지급하기보다 금융의 도움을 받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판매에 큰 도움이 되기에 대리점과 금융사를 연계하는 식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은 현대카드가 유일한 두자릿수

2021~2022년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등 현대차그룹 금융 3사에 새로운 분기점이 됐다. 이전까지 금융계열사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사위 정태영 부회장과 차녀 정명이 사장의 입김이 강한 곳이었다. 그러던 중 2021년 12월 기아가 특수목적법인(SPC)이 보유한 현대캐피탈 지분 20%(1986만1486주)을 8723억원에 전량 인수, 40.1%를 확보했다. 현대캐피탈 최대주주인 현대차(59.68%)와 합치면 총 지분율이 99.78%로 확대된다.

이로 인해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 직할경영 체제로 전환됐으며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캡티브 금융사 역할을 더욱 공고히 구축해 갔다. 2022년 9월에는 여의도에서 서울역으로 사옥을 옮겨 물리적으로 분리됐다. 현대캐피탈의 그룹 내 존재감을 가늠해볼 수 있는 행보다.

현대차 금융 3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카드다. 지난해 계열사에서 거둔 매출이 3306억원으로 별도기준 총매출 대비 10.7% 수준이다. 주로 신용카드와 여신금융업이다. 법인카드, 구매카드 등 기업카드 물량과 할부금융 등에서 매출이 나왔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분 43.44%를 갖고 있지만 정태영·정명이 부부의 영향력이 강한 현대커머셜이 34.62%, 정태영 부회장 측으로 관측되는 대만 푸본금융이 19.98%를 보유 중이다.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전문 금융사 현대커머셜은 내부거래 비중이 2.9%로 가장 낮다. 개인승용차가 아닌 상용차는 특별직업군을 제외하고는 범용성이 낮아 계열사 간에 딱히 거래할 만한 수요가 크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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