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흑자전환 요원' 넥스트칩, 해외 고객·신사업 관건③2025년 반등 가능성 제기, 대기업 협력 본격화
김도현 기자공개 2024-06-20 08:01:48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넥스트칩이 반등을 노린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공략, 신성장동력 마련 등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주력인 영상 처리 반도체(ISP)와 성과가 가시화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시스템온칩(SoC) 매출은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대기업과 개발 중인 제품의 사업화가 이뤄진다면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낼 수 있다.
◇2024년까지 적자 유력, 차량용 카메라 확산 '긍정적'
넥스트칩은 2019년 물적분할 이후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ADAS 부문 투자, 불확실한 전방산업 등 여파다.
코로나19 국면에 돌입한 2020년에는 매출 104억원, 영업손실 135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발발하면서 연매출이 245억원으로 크게 뛰었으나 수익성까지 극적으로 향상되진 않았다.
2022년과 2023년에는 반도체 불황으로 영업손실이 불었다. 이 기간 전동화 트렌드로 자율주행 수요가 늘어났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올 1분기에도 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매출이 60억원으로 2021년 수준으로 회복한 점이 고무적이다.
넥스트칩이 다루는 ISP는 이미지센서 필수 부품으로 카메라로 찍은 사진 또는 영상을 처리하는 반도체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카메라 수가 늘면서 ISP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1분기 반등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ISP 기술력을 갖춘 업체는 3곳 내외다. 특히 고해상도로 한정하면 넥스트칩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올 2분기를 지나 하반기부터는 ADAS SoC 사업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ADAS는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중 일부를 차량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 및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넥스트칩은 ADAS를 구현케 하는 SoC를 설계한다. 자체 브랜드로 '아파치' 시리즈를 보유 중이다.
다음달부터 유럽 지역에서 출시되는 신차에는 ADAS 장착 의무화가 시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넥스트칩에 다양한 기회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넥스트칩의 차세대 ADAS SoC '아파치6'는 유럽 상용차 선두권 기업과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아파치6는 자율주차 시스템(AVP)향 도메인 컨트롤러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과 연계된 전작과 달리 차량의 중앙 시스템에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해당 고객과 거래가 성사된다면 의미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하게 되고 추후 마케팅 과정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완성차업체에 ADAS SoC를 납품한 바 있는데 이를 기점으로 유럽 공략에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는 "마케팅 70%가 해외일 정도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레퍼런스를 마련하는 것이 숙제"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넥스트칩이 2025년경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연매출 전망치(컨센서스)는 500억원 이상이다. ADAS SoC 신규 고객 확보에 현실화 여부가 달려있다.
◇열영상 카메라·로봇 사업, 새 먹거리 될까
넥스트칩은 신규 사업 준비도 한창이다. 지난달 한화시스템과 저조도 주행환경에서 자율주행 안정성 강화를 위해 VGA급 이상 해상도를 갖는 열열상용 ISP 및 나이트비전 카메라 모듈 연구개발(R&D) 소식을 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캔랩, 이인텔리전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해당 칩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라이다, 레이다 등 센서와 융합해 자율주행 솔루션 신뢰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열영상 나이트비전은 높은 가격과 낮은 기술 접근성으로 국방 분야를 제외하면 활용이 제한됐다. 하지만 최근 유럽 자동차 안전 평가 프로그램(Euro-NCAP), 미국 고속도로안전국(NHTSA) 등에서 자동차 안전 기능 강화 추세로 사고 방지를 위한 규정이 마련 중이고 대인사고 방지를 위한 보행자 대상 긴급 제동장치(P-AEB) 등 기능이 의무화되면서 시장 확대가 예측된다.
김 대표는 "차량용 열영상 나이트비전 영상처리 인식 시스템 개발을 통해 국내 자율주행 R&D 역량 강화와 함께 우수한 엔지니어들을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교통사고 저감 및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넥스트칩은 ADAS SoC 기반으로 잠재 고객과 로봇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칩 응용처가 자동차에서 로봇 등으로 넓어지는 셈이다.
로봇 반도체는 엔비디아가 경쟁사로 꼽힌다. 넥스트칩은 가격경쟁력, 칩 유연성 등을 내세워 승부하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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