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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유상증자 어려운 상장리츠, 공모채로 선회SK리츠·이지스레지던스리츠, 올 들어 두차례 발행…신용도 'A급' 이상 공통점

이정완 기자공개 2024-06-18 07:40:43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속된 부동산 경기 둔화로 주가 약세가 뚜렷한 상장리츠가 회사채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유상증자로 차환 자금이나 신규 자산 편입을 위한 투자금을 마련했는데 상황이 달라진 영향이다.

SK리츠와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이나 공모채를 발행했거나 발행할 계획이다. 투자 수요에 자신감을 얻은 만큼 모두 두 번째 발행에서 조달 규모를 키웠다.

다만 모든 상장리츠가 자신 있게 공모채 등판을 결정하는 건 아니다. A급 이상 신용도를 보유하거나 국내 부동산 자산을 위주로 담고 있는 리츠가 DCM(부채자본시장) 투자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해외보다 '국내' 자산 리츠에 투심 몰려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오는 21일 4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공모채 데뷔전을 치른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그 후로도 DC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3월에도 1년물과 1.5년물로 나눠 25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해 차입금 리파이낸싱(Refinancing)에 성공했다.


SK리츠 역시 올해만 두 차례 공모채를 찍은 이슈어(Issuer)다. 일찌감치 시장을 찾아 2월 990억원 어치 공모채를 발행했는데 지난달 말 3개월 만에 복귀했다. 당초 1200억원 모집을 계획했는데 수요예측에서 7배 넘는 수요가 몰려 2400억원으로 두 배 증액 발행했다.

SK리츠는 두 차례 발행 모두 이례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투심 확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츠는 주식회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상 금융상품으로 분류돼 별도의 가격 결정 절차 없이 공모채를 찍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 수요를 확인해 발행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두 회사 외에 KB스타리츠도 지난 2월 1년물과 2년물로 나눠 6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했다. KB스타리츠는 올해 1월 사모채를 찍어 250억원을 조달한 적은 있지만 공모채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공모채를 발행한 리츠는 모두 국내 부동산 자산을 주로 품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인천 더샵부평센트럴시티를 보유하고 있다.

SK리츠는 그룹을 상징하는 SK서린빌딩은 물론 종로타워 같은 CBD(도심업무지구) 지역 오피스가 기초자산이다. KB스타리츠는 벨기에와 영국에 위치한 오피스를 핵심 자산으로 품고 있는데 공모채 발행을 통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씨티뱅크센터를 신규 자산으로 편입할 수 있었다.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가 심화되는 미국·유럽 시장과 달리 국내 오피스 자산은 여전히 탄탄한 임대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드러내고 있다. 전처럼 활발하진 않지만 국내 오피스 시장은 거래도 지속 이뤄지고 있다.

◇공모가 웃도는 리츠는 '유증 카드' 유효

상장리츠의 회사채 선회 기조는 여전히 차가운 리츠 투심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 상장리츠는 지난해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2022년부터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으로 배당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상장리츠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리츠 TOP10 지수를 살펴보면 2022년 상반기까지 1000포인트를 훌쩍 상회하던 지수는 같은 해 10월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급락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회복세를 나타내는 건 긍정적인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리츠도 많지 않다. 현재와 같은 주가 수준에선 투자자 반발을 고려해 유상증자에 나서기 어렵다. 주식 가치가 희석된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리츠가 조심스럽기만 한 건 아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상장리츠 중에서 증자 의사를 타진하는 곳도 나오는 분위기다. 신규 자산 편입과 원활한 차환을 위해 보수적 기조만 유지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오피스 자산을 품고 있는 리츠 중에서 유상증자를 검토하는 곳이 있다"며 "투자 매력이 높은 곳은 다시 주식자본시장 복귀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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