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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플랫폼 생태계 진단]K팝 성공방정식 핵심은 '팬덤'①팬덤 결집력에서 아티스트 성패 갈려, 디어유-위버스 '양강구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4-06-20 07:39:10

[편집자주]

팬덤 플랫폼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디어유의 '버블'과 하이브의 '위버스'는 팬과 아티스트 간의 단순 소통을 넘어서서 새로운 차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팬덤 중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엔터사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됐다. 한때 팬레터가 전부였던 문화가 산업이자 시장으로 당당히 부상했다는 뜻이다. K팝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팬덤 플랫폼, 이들의 생태계를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억 2500만명.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파악한 지난해 전세계 한류 팬의 수치다. 불과 12년 새 24배 증가했다. 한류열풍의 일등공신은 단연 K팝이다.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인구의 5배가 넘는 사람들이 K팝을 즐기고 있거나 즐길 준비가 됐다는 뜻이라서다.

그러나 단순히 즐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세계에 음악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이를 통해 K팝을 지속적으로 확산하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다. 엔터사들이 저마다 팬덤 비즈니스에 매달리는 이유다. 팬더스트리(Fan+Industry)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지금, 엔터사들은 글로벌 팬덤을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공연 중인 트와이스.

◇팬덤 플랫폼 비즈니스, 디어유-위버스 ‘양강 구도’

디어유(Dear-U)와 위버스컴퍼니(Weverse Company)는 국내에서 팬덤 플랫폼 비즈니스를 가장 활발하게 펼치는 대표적 기업이다. 특정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을 일컫는 말인 팬덤은 문화를 넘어서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하이브가 2020년께 팬덤 경제 규모가 7조9000억원으로 추산한다고 밝혔으니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은 더욱 크게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을 공략해 가장 먼저 수익모델을 구축한 기업은 디어유다. K팝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팬덤의 소비력을 눈여겨 보고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디어유의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바로 2020년 나온 버블(Bubble) 서비스다.

버블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와 문자 메신저하듯 사적 대화를 나눈다’는 콘셉트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팬들은 본인이 소통하고 싶은 아티스트를 선택해 한 달 단위로 구독권을 구입할 수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디어유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가 중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힘입어 글로벌 팬덤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팬덤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국내 최초로 디어유가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디어유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웅을 겨루는 기업이 바로 위버스컴퍼니다. 하이브의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와 팬 커머스 플랫폼인 위버스숍(Weverse shop)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설립 시점은 2018년으로 디어유와 비슷하다.

위버스컴퍼니 플랫폼의 특징은 전반적 팬 활동을 위버스에서 모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품과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물론 아티스트 관련 라이브 방송, 온라인 콘서트를 볼 수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위버스는 팬덤을 결집하고 공고화하는 기능뿐 아니라 아티스트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팬끼리 커뮤니티 활동을 벌이면서 팬덤의 지속력을 강화하는 긍정적 기능을 수행한다”며 “또 MD(굿즈) 매출, 콘텐츠 매출 등 직접적 매출 창출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팬덤이 엔터사 성패 가른다

디어유의 최대주주는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인 SM스튜디오스, 위버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하이브다. 다시 말해 엔터사가 팬덤을 타깃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거느린 구조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가 팬덤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엔터사의 성패는 팬덤에 달려 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속 아티스트가 얼마나 많은, 얼마나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주요 수익원인 음반과 음원 판매량이 달라진다.

콘서트도 마찬가지다. 블랙핑크처럼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덤을 거느린 아티스트는 월드투어를 돌면서 많은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 반면 팬덤이 약한 아티스트는 소규모 팬미팅조차 진행하기가 어렵다. 음악방송 무대에 오르는 것조차 비용에 부담을 느낄 정도다.

심지어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는 불황에도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하이브는 “음원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중화와 팬덤 문화의 확산 등으로 음악산업은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강력한 팬덤을 보유할 경우 음반 발매 후 구매수요도 장기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2024 FESTA’를 맞아 6월 11~30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은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소년단 포에버)라는 문구로 외부 래핑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엔터사들은 팬덤을 결집하고 아티스트가 휴식기를 보낼 때도 팬덤이 흩어지지 않도록 유지할 필요성을 느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이런 기조에 더욱 불을 당겼다.

디어유 관계자는 “초반의 팬덤 문화는 팬레터를 쓰는 정도였지만 디지털화,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팬덤문화가 ‘산업’이라는 이름 아래 재정의되고 구조화됐다”며 “ICT 생태계의 발달로 소비시장이 디지털 중심으로, 물리적 욕구보다 가치를 소비하는 경향을 지닌 팬덤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는 K팝 산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국 대중음악 산업은 유독 충성도 높은 팬덤을 구축하고 팬덤을 중심으로 집중적이고 연속적인 음악 공연과 매니지먼트 활동을 수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하이브는 “팬덤 중심의 K팝 문화가 SNS와 유튜브 등 글로벌 신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아시아,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 크게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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