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닻 올린 IBK벤처투자]'은행·VC' 문화 공존, 어떤 시너지가 탄생할까⑤조직문화 혼합 목표…모기업 혁신금융그룹장, 이사회 참여 '눈길'

이기정 기자공개 2024-06-25 08:49:10

[편집자주]

국내 은행계열 벤처캐피탈(VC)의 마지막 주자 IBK벤처투자가 출항에 나섰다. 출범은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조금 늦은 편이지만, 국책은행 계열 VC라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IBK벤처투자는 초기 스타트업의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해 중소기업은행 계열사로서 정체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중후기 투자에도 적극 나서 수익성까지 챙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액셀러레이터(AC)부터 대형 VC까지 다양한 우군과 파트너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IBK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뒷배 덕분에 펀드레이징도 순항하고 있다. 더벨이 IBK벤처투자의 탄생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과 은행의 조직 문화는 상이하다. VC가 자유롭고 개방적이라면 은행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편이다. 그렇다면 보수적인 은행이 VC를 자회사로 둔 다면 어떤 조직 문화가 탄생할까.

그간 사례를 돌아보면 은행들은 VC들의 조직 문화를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수합병(M&A)을 통해 VC를 품은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같은 선택을 내렸다. 반면 VC를 자체 설립한 하나금융그룹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VC의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권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IBK벤처투자는 VC에 은행 문화를 혼합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국책은행 계열인 만큼 IBK기업은행 출신 인력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다. 아직은 스스로도 결과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두 조직문화의 혼합을 통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모회사 출신 인력 약 40%…심사역 '자율성' 살릴 수 있을까

현재 IBK벤처투자 구성원은 약 20여명으로 IBK기업은행 출신 인력은 40% 수준이다. 먼저 경영진으로 디지털그룹장과 CIB그룹장을 지낸 박주용 부사장이 참여하고 있다. 또 준법감시인 윤상윤 상무가 IBK기업은행 출신이다. 투자본부에서는 11명의 심사역 중 3명이, 백오피스 경영지원본부 7명 중 3명이 IBK기업은행에서 파견을 나와있다.


파견 인력은 기존 IBK기업은행과 동일한 직급 체계가 적용된다. 다만 채용을 통해 합류한 인원들은 높은 인센티브 등 일반적인 VC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 물론 양쪽 모두 희망한다면 포지션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다. IBK벤처투자는 조직이 다소 안정화된 후 구체적인 방침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IBK기업은행 출신이 많아 조직 문화가 은행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다른 은행계열 VC도 이같은 측면이 있지만 국책은행 자회사인 IBK벤처투자만큼의 수준은 아니다. 회사는 국책은행으로서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은행과 VC업계의 문화를 적절히 혼합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른 하우스에서 은행권 문화를 지양하는 이유는 자칫 심사역들을 경직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하고 유망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하는 심사역들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하나금융그룹이 이같은 이유로 하나벤처스 설립부터 자체적인 경영을 보장하고 있다.

은행 출신 인력들이 많아 장점도 있다. 먼저 은행 출신답게 투자나 백오피스 관리역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우수하다. 추가로 경영진 일부가 아닌 실무진들이 모행 출신이기 때문에 새롭게 합류한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IBK기업은행의 철학이나 조직문화 등을 습득할 수 있다.

IBK벤처투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은행과 VC 문화가 혼합돼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3명 중 2명이 IBK기업은행 소속…'시너지부장' 배치 특이점

IBK벤처투자의 이사회 역시 내부보다 외부 멤버 비중이 높다. 구체적으로 조효승 IBK벤처투자 대표가 이사회 유일한 내부 인력이자 사내이사다. IBK기업은행에서는 김인태 혁신금융그룹장과 강경모 시너지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없다. 이외에 준법감시인으로 윤상윤 상무가 참여하고 있다. 윤 상무는 IBK기업은행 중국법인장과 사모펀드 부장을 거쳤다.


이는 다른 은행계열 VC와 유사한 이사회 구조다. 실제 K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이사회에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 부장과 재무기획부 부장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도 지주의 재무관리본부장이 이사회 멤버다. 다만 우리벤처파트너스는 교수 출신의 사외이사를 별도로 두고 있다.

다른 은행계열 VC와 이사회를 차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하나벤처스다. 대표이사와 함께 그룹 리스크관리팀장, 최고재무책임자(CIO)가 이사회에 참여한다. CIO의 경우 2018년 회사 설립부터 줄곧 이사회 멤버 자리를 지키고 있다.

IBK벤처투자 관계자는 "이사회 구조는 다른 IBK기업은행 계열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모회사에서 벤처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 이사회에 참여해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너지부장이 참여해 모회사와의 사업 연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