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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한다더니…반도체 소부장, 세무조사 '갸우뚱' SK엔펄스 비롯 복수 업체 대상…업계, 정부 '상반된 행보' 해석·대응 고심

김경태 기자공개 2024-06-21 09:00:08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무당국이 최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잇달아 전개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부터 중견기업급의 소부장 업체도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대부분 정기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복수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을 '콕' 집어 릴레이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반도체업계에 대한 지원을 밝힌 것과 상반된 행보다.

20일 재계 및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세무당국은 SK그룹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인 SK엔펄스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일부 조사관이 강도 높게 자료를 살펴봤다. 사측은 특별한 이슈가 있는 건 아니며 정기세무조사라는 입장이다.

SK엔펄스 외에도 복수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SK엔펄스처럼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은 중견·중소기업 등도 사정권에 들어갔다.
2024년 5월 23일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에 관해 합동 브리핑을 하는 모습. 가운데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출처: 기획재정부)

반도체업계에서는 이번 동시다발적 세무조사를 최근 기획재정부 등의 행보와 맞물려 해석하는 분위기가 많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공표한 상황에서 세무조사는 상반된 행보라는 평가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추징금을 부과받으면 지원을 받더라도 도루묵이 될 수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이 합동 브리핑에 참여했다.

당시 최 부총리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와 관계기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라며 "이에 정부는 제조시설, 팹리스, 소부장, 인력양성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대해 26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반도체 종합지원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원 방안은 크게 4개다. 금융, 인프라, 세제, 연구개발(R&D)과 인력양성 지원이 포함됐다. 26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지원에다가 팹리스, 소부장 등 대기업보다 작은 기업에 대한 지원도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당시 최 부총리는 "정부는 이번 지원 방안의 70% 이상을 중소, 중견기업에 지원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국가대표인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지원 규모는 18조1000억원이다. 산업은행 출자로 17조원의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해 반도체 투자자금을 우대 금리로 지원한다. 또 300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1조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팹리스, 소부장 기업들의 대형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업당 지원 규모도 늘린다.

인프라 지원은 도로, 용수, 전력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속도를 획기적으로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세제 지원도 과감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기한 연장 추진, R&D 세액공제 적용 범위 확대, R&D 장비에 대한 감가상각 기간 단축, 반도체 분야 국가전략기술 범위 확대 등이 골자다. R&D, 인력양성 지원은 투자 규모를 늘린다. 최근 3년간 3조원 수준인데 향후 3년간 5조원 이상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회계·세무업계 일각에서는 특수한 시기적인 이슈가 반도체 소부장 세무조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올해 4월에 총선이 있었기 때문에 세무당국에서 정기세무조사 시기를 나름대로 적절하게 고민했을 것"이라며 "총선이 끝난 만큼 여러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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