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AI신약 멀었다? JW중외제약, 클로버 활용 물질 가능성 입증AI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발굴한 고형암 타깃 'JW2286' 식약처 1상 IND 승인
차지현 기자공개 2024-06-21 09:06:29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이 전 세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기술력이 무르익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이런 상황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제약사가 있다. JW중외제약이 그 주인공이다. 자체개발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후보물질이 본임상에 돌입한다. 이제껏 성공 사례가 없는 새로운 기전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JW2286 1상 IND 승인, 난공불락 STAT서 '퍼스트인클래스' 정조준
JW중외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JW2286'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IND를 신청했다.
JW2286은 STAT3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이다. STAT3은 세포 내에서 다양한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이다. STAT3의 비정상적 활성화는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 전이, 약제 내성에 깊이 관여해 염증성 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STAT이 여러 질환과 연관된 대표적인 신호전달체계로 꼽히지만 이를 타깃한 신약개발은 전 세계를 통틀어 현재까지 성공 사례가 없다. 과거 일본 다이니폰스미토모제약, 오츠카제약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임상 1상 진행 과정에서 약효와 독성 문제로 포기했다. JW중외제약은 JW2286을 혁신신약(First-in-Class)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포부다.
이번 임상은 서울대병원에서 70여명의 건강한 한국인 및 코카시안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먹는 약(경구제)으로 개발 중이며 적응증은 삼중음성 유방암, 위암, 직결장암 등 고형암이다. 올 연말께 환자 투약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21년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한 비임상 약리시험 평가 결과에 따르면 STAT3 고활성을 바이오마커로 갖는 여러 고형암에서 기존 표준요법 대비 높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였다. 특히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삼중음성 유방암에 강력한 효능을 나타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 가능성 입증, STAT 후보 줄줄이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 본임상에 들어간다는 건 의미가 크다. 하지만 JW2286 임상 진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JW2286이 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활용해 발굴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클로버는 JW그룹의 연구개발(R&D) 핵심 축 C&C신약연구소가 보유한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300종이 넘는 암 세포주, 유전자 정보 등이 데이터베이스(DB)화 돼 있다. 신약 개발의 열쇠는 질병 유발 단백질에 꼭 맞는 화합물을 찾는 데 있다. 클로버는 저장된 수많은 화합물 중 STAT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약물을 발굴한다.
JW2268 임상 1상은 클로버의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JW중외제약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AI 신약개발 영역에 뛰어들고 있는 제약사다. 미국 머크, 큐어에이아이 테라퓨틱스,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등 국내외 업체를 가리지 않고 AI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에 힘써 왔다. 그 결과물이 가시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외 STAT 타깃 치료제 후보물질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현재 JW2286 말고도 클로버로 발굴한 10여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STAT3 타깃 아토피 피부염 혁신 신약 연구는 2021년도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최종 선정됐다. 작년 말 식약처에 임상 1상 IND를 제출했다.
박찬희 C&C신약연구소 대표(최고기술책임자·CTO)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번 JW2286 1상 진입은 자체개발 플랫폼 클로버가 신약개발의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는 플랫폼으로서 잘 기능하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플랫폼이 고도화하면 또 다른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 성과를 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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