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하는 가족신탁]법무법인 패밀리오피스, 상속 종합 솔루션 ‘강점’⑥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본부장 “고령화로 신탁시장 성장 기대”
황원지 기자공개 2024-06-27 08:11:14
[편집자주]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 되면서 가족신탁이 주목받고 있다. 1년에 1조원이 넘는 속도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신규 진출을 선언한 금융기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 동안 발목을 잡고 있던 법안 개정이 이뤄지면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가족신탁 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법안 개정에 따른 방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07:12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흔히 패밀리오피스라고 하면 은행과 증권사의 WM 지점을 떠올린다. 가족, 넓게는 가문의 자산을 운영해야 하기에 금융회사에 맡기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법률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기에 전체 상속 솔루션을 짤 때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이 같은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법무법인의 패밀리오피스다. 금융회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투자보다는 솔루션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각 금융사에 있는 전체 자산을 살펴 최적의 상속 플랜을 제공한다. 유언장 작성, 주주간 약정 계약 등 실질적인 법률행위를 실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패밀리오피스 센터장(사진)은 “투자 뿐만 아니라 유언장 작성 등 직접적인 법률적 행위가 가능하다는 점이 일반 증권사와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말했다.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는 주로 자산 투자, 운용에 있어 강점을 가진다. 직접 주관하는 딜이나 IPO 등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가 쉽다.
반면 증여, 상속에 대한 전체 계획을 짤 때에는 법무법인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조언부터 실행에 있어서 증권사가 할 수 없는 영역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에 소속된 변호사나 세무사는 고객과 직접 법률적 상담이 불가능하다. PB를 교육하거나 간접적으로 고객에게 조언하는 정도의 업무만이 허용된다.
법무법인에서는 조언부터 실행까지 전 영역이 열려 있다. 배 본부장은 “증여와 상속에 있어 필수적인 유언장 작성이라던지, 공증, 법률 상담, 기업 승계 시 맺는 주주간 약정계약 등은 모두 법무법인에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체 상속 플랜을 짜기도 수월하다. 배 센터장은 “고객들이 금융회사에 갈 때에는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가기 때문에 A은행, B증권사 등 여러 회사와 한번에 교류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통 전체 자산을 오픈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상속 플랜을 그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법무법인에서는 자금 유치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이 보유한 모든 자산을 보고 전체 계획을 세운다.
배정식 본부장은 국내 신탁업계의 1세대 전문가다.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아 하나리빙트러스트를 런칭했다. 2013년 신탁법 개정 이후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10년 넘게 부동산관리신탁, 가업승계신탁, 치매안심신탁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신탁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2022년 5월 법무법인 가온으로 자리를 옮겨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했다.
가족신탁 시장의 개화와 발맞춰 법무법인의 패밀리오피스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가온 뿐만 아니라 법무법인 율촌과 동인에서도 최근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했다. 가온도 지난 3월 박현정 전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 2대 센터장을 영입하면서 패밀리오피스 전력을 강화했다. 고액자산가의 상속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증권사 뿐만 아니라 생명보험, 법무법인 등 다양한 업계가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고객층은 금융회사의 패밀리 오피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상속을 고민하는 고액자산가 고객이 많다. 배 본부장은 “2017년 문을 연 가온은 원래 조세 부티크로 유명한 로펌이었다”며 “합류 전부터 상속과 증여 관련 사건이 많았고 이중 60% 이상이 가족재산과 관련한 업무였다”고 말했다. 개인자산가의 상속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배 본부장이 가온에 합류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1인 가구와 글로벌 상속을 고민하는 고객이 주로 패밀리오피스를 방문하고 있다. 1인 가구는 미리 상속 플랜을 짜지 않고 사망할 경우 법정 상속인이 수십명에 달한다. 형제자매와 이들의 자식이 모두 상속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식이 없는 1인가구 자산가들이 미리 기부 등 방법을 정해두기 위해 법무법인의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찾는다.
글로벌 상속도 주력하는 분야 중 하나다. 배 본부장은 “65세 이후부터는 복수 국적이 허용된다”며 “해외에 살다가 의료보험 혜택 등을 고려해 국내로 다시 이주하는 자산가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들어올 땐 해외 자산도 함께 들어오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세무 및 상속 서비스를 요청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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