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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기로에 선 코인마켓거래소]'준비금 확보' 비블록, 남은 허들 '잉여금처리·인력충원'③연내 통과 최우선 과제…원화거래 재개 구상

노윤주 기자공개 2024-06-26 0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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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준비금 마련, AML 고도화 등 거래소 요구 자격이 한층 강화된다. 요건을 맞추지 못한 거래소는 퇴출이 불가피하다. 원화거래를 지원하지 못해 수년간 적자를 봤던 코인마켓거래소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규제 준수를 위해서는 준비금, 인력 채용 등 추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법 시행 전 사업을 종료하는 코인마켓거래소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그중에서도 꿋꿋이 버티며 미래를 기다리는 거래소들이 있다. 어떤 코인마켓거래소가 생존하게 될 지, 또 이들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블록거래소(그레이브릿지)는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직전 가상자산거래소를 론칭했다. 특금법을 앞두고 기존 사업자들도 포기를 고민하던 시점이었지만 신생으로 호기롭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원화거래 시장의 장벽은 높았다. 3년 넘게 NFT, 솔루션 외주 개발 등으로 버티며 사업을 유지해 온 정도다.

악화된 사업성으로 다수 코인마켓거래소가 영업 종료를 선택하고 있다. 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원인이다. 이런 와중에도 비블록은 사업 지속 의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 가장 난관으로 꼽혔던 최소 준비금 5억원도 마련해뒀다. 추후 당국이 발표할 가이드라인에 맞춰 인력도 보강할 계획이다.

◇특금법 시행 맞춰 가상자산 시장 도전장 '3년간 버텨'

비블록은 2021년 3월 문을 열었다. 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특금법 시행이 확정된 시기였다. 강화된 시장 규제에 신생거래소가 자리잡기 어려운 때였지만 우선 출사표를 던졌다.

신생이기에 기존 고객층이 적었다. 원화거래가 불가능한 거래소를 꾸준히 이용해 줄 단골 손님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실적은 지속해서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운영 첫해에는 약 6개월간의 원화마켓 운영만으로 1억6070만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이듬해인 2022년에는 1570만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비블록이 타개책으로 선택한 건 NFT다. 경영진들은 거래소 준비 단계부터 NFT 마켓 동시 오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에 2021년 12월 빠르게 NFT 마켓 서비스를 열었다.

대형 거래소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던 건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이다. 유명 팝아티스트인 찰스장, NFT 예술 분야에서 입지를 쌓아가고 있는 신진작가 준케이 등의 작품을 차례로 소개했다. 걸그룹 AoA 출신 초아와 협업해 영상과 음원을 담은 NFT도 공개하면서 마켓을 키워갔다.

여기에 거래소 시스템 공급으로도 운영비를 마련했다. 가상자산 거래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에 거래소 시스템을 용역 구축해 줬다. 동남아는 가상자산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 법정화폐-가상자산 간 교환을 희망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이에 비블록은 동남아 거래소 용역 시장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 최초로 현지 규제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인가를 획득한 '메콩 거래소'의 시스템 전반을 개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비블록이 특금법 시행 초반 '막차'를 탄 것이 신의 한 수였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현재는 신규 거래소가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쉽게 획득하지 못하도록 심사 요건이 더욱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당시에 코인거래소 운영 자격을 획득해 3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것이 갱신신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용자보호법 준수 요건 맞춰…내부 역량 강화 '초점'

비블록은 올해 남은 6개월 동안 이용자보호법과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 통과에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원화거래 재개장을 위한 은행 계약 준비는 갱신신고 이후 천천히 관계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신중한 의사결정이 중요한 때 이기에 급하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기조다.

우선 7월 시행되는 이용자보호법 준수 조건인 준비금 5억원은 확보해뒀다. 문제는 이익잉여금처리다. 이용자보호법에서는 이익잉여금을 처리해 준비금을 마련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당국은 결손금 누적 상태인 코인마켓거래소들이 잉여금 처리 대신 은행 별도 계좌에 준비금을 예치할 수 있도록 규정 완화를 검토 중이다.

추후 보험이 출시될 경우 준비금 대신 보험에 가입할 가능성도 크다. 비블록 내부에서도 어떤 방식이 실익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 중이다. 금융당국은 자금력이 부족한 코인마켓거래소도 준비금 요건을 통과할 수 있도록 손해보험사들을 설득해 법 시행 전까지 가상자산 예치금 보험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블록 관계자는 "보험은 법 시행 직전에 출시될 것 같다"며 "5억원을 준비금으로 묶어두는 것과 보험료를 내면서 거래소 기능 향상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 중 어느 방향이 나을지 막바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준비금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후에는 인력 충원을 통해 연말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를 준비한다. 비블록은 2021년 9월 23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해 같은해 12월23일 신고수리증을 교부받았다.

신고주관 부서인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달 27일부터 개정된 특금법 감독규정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자들에게 정보보호, 자금세탁 최소 인력 규모 등 세부 준수 요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산설비와 내부통제체계 구축 상황도 신고토록 했다. 이용자보호법과 맞물려 가상자산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있는지 살피겠다는 의도다.

비블록은 기존 주주들로부터 운영을 위한 자금 일부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당장 주주구성과 투자금을 밝힌 순 없지만 하반기 갱신신고 과정에서 이를 순차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블록 관계자는 "운영자금 문제를 해소했다"며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고 연말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를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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