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왜 저한테는 전화가 안 올까요?"대우맨들이 들떠 있다. 거부할 수 없었던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해체된 대우증권 출신들이 우리금융그룹으로 헤쳐 모이고 있다.
OB와 YB간 밀고 당기기가 옛 대우문화를 연상시킨다. 선배들도, 후배들도 증권업 사관학교의 부활 가능성에 한껏 부풀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체 이후에도 대우맨들은 여의도를 주름잡고 있다. 현직만 보더라도 키움증권 엄주성 대표와 상상인증권 임태중 대표 그리고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대표가 있다. 전직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와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대표, 신한투자증권 이영창 대표도 모두 대우증권 출신이다.
OB들은, 끝까지 지키지 못했던 자존심과 후배들에 대한 부채의식 등 복잡한 감정들이 드는 것 같다. 그래서 대우맨들이 총집결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물심양면으로 도우려는 눈치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대목은 있다.
#미래에셋에 대한 반감은 안된다
대우맨의 부활은 시선을 미래에셋으로 모이게 한다. 가칭 우리투자증권 인력 영입 1순위가 대우 출신 미래에셋 인력이기 때문이다. 홍성국 사장의 매끄럽지 않았던 퇴장과 함께 몸을 낮췄던 그들이 한순간 해방구를 찾은 듯하다.
하지만 피인수 기업에 대한 미래에셋의 배려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실적인 벽이야 있었겠지만 끝까지 요직을 차지했던 대우 출신들은 많았다. 반감보다는 이해가 필요하다. 결국 증권업 바닥에서 경쟁과 더불어 공생해야 하는 상대다.
"PMI(인수합병후 기업통합) 단계에서 미래에셋은 그래도 양반이었습니다. 끝까지 대우증권 출신을 중용한 면이 있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또 하나, 대우증권 출신들이 모였다고 해서 과거의 영화가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뛰어난 인재들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는 않겠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당시 글로벌 경영을 하던 대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우리투자증권에서 기대하는 건 쉽지 않다. 인재도 좋은 시스템 위에서 탄생하는 법이다.
그리고 과거 국내 주식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지배했다. 규모의 경제 혹은 관치금융이 통하던 시대였다. 증권사의 숫자도 많아졌고 정보의 투명성이 극대화된 지금, 과거의 영광은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게 낫다.
"당시 대우증권은 경쟁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좋은 인재와 시스템,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하겠지요."
#그룹에 기대지 마라
같은 선상의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그룹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은행에게 든든한 형님 역할을 기대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 신한과 하나, KB 등에서 타산지석을 삼을 필요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금융그룹에게 은행은 증권 비즈니스를 발목잡는, 그래서 극복해야할 대상일 뿐이다. '은행 출신 부행장 자리 하나 더 만들어 내려 애쓰는 곳', 은행에서 바라보는 증권사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우리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일 뿐이다. 대우맨들이 다 모였다고 해서 제2의 대우증권은 될 수 없다. 기대감에 흥분해 있을 때가 아니라 맨바닥에서 무거운 부담감을 가져야 할 때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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