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로 향하는 세아그룹, 앞선 발표와 달라진 점은 지출 예정 금액 자체는 변하지 않아…올 3분기 착공, 차입 여력 등 고려한 듯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12 13:26:42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그룹이 미국에 짓기로 한 특수합금 생산공장의 장소가 특정됐다. 텍사스주 템플시다. 텍사스는 철강 원재료 수급과 공급망이 원활한 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업계는 양쪽의 투자 협력이 특수합금의 원활한 생산·공급과 지역 산업 발전이라는 목표가 맞아떨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텍사스는 우주 항공 산업의 중심지로도 거듭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등의 첨단 우주 기업들이 위치해 있다. 세아그룹은 이들에 대한 특수합금 현지 납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의 협력 소식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래의 내용과 조금 다르거나 새로운 부분도 있다. 지난 5월 세아그룹은 미국 특수합금 생산공장 건립에 총 213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세아베스틸지주가 미국에 투자법인 세아글로벌홀딩스와 특수합금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ST)를 설립하고,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과 이 두 곳에 각각 640억원과 1490억원을 출자하는 식이었다.
다만 텍사스주는 10일 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구분 없이 세아그룹이 특수합금 생산시설 구축에 1억1000만달러(약 1522억원)를 투자한다고만 밝혔다. 약 600억원이라는 금액 차이 때문에 다소 헷갈릴 수 있지만 이는 텍사스주 정부 입장에서 현지의 높은 고용비용과 공장 운영비용 등을 생략하고 추정한 수치로 여겨진다.
결과적으로는 세아그룹이 지출하기로 한 2130억원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그룹 측에서 투자하기로 한 비용은 기존 금액에서 줄어들지 않았다"라며 "텍사스 쪽의 투자금 산정 기준과 달라서 생긴 금액 차이일 뿐"이라고 했다.
규모와 시기는 더욱 명확해졌다. 세아그룹은 당장 올해 3분기에 공장 설립을 위한 첫 삽을 뜨기로 했다. 부지 규모는 18만1818㎡(약 5만5000평)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준공 예정 시점은 오는 2026년 상반기로 지난 5월에 밝힌 계획과 동일하다. 세아그룹은 공장 가동에 따른 경제적 효과로 '오는 2028년부터 1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착공 시점과 관련해 우려가 있었다. 이유는 양사의 보유 현금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세아창원특수강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173억원이고 세아베스틸지주는 '0원'이다. 양사 모두 곳간 수준을 웃도는 지출이 발생할 게 명백한 상황이라 착공 시점은 자금 조달에 달려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2분기 실적이 나와봐야겠지만 업계는 자동차 업황 호조로 특수강 제품의 판매가 증가했을 것이라고 본다. 또 선재와 봉강을 판매하는 세아창원특수강도 니켈 가격 반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세아베스틸지주와 세아창원특수강의 별도 부채비율이 각각 94%와 84%로 아직 건전하기 때문에 차입 여력도 착공 결심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수합금이 세아그룹의 명운을 건 핵심 사업임이 재확인했다는 시각도 있다. 세아그룹은 공장 설립을 위해 만든 투자법인 세아글로벌홀딩스 대표에 김수호 세아베스틸지주 대표를 겸직하게 했지만 생산법인 SST의 대표에는 현지 출신 인물인 마이클 킹 대표를 임명했다.
마이클 킹 대표는 전자기기 전문기업 키엔스(Keyence)와 특수 합금 분야에서 잘 알려진 캐넌-머스키건(Cannon-Muskegon)에서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세아그룹이 외부 인사를 영입한 만큼 특수합금 품질 유지와 현지 계약에 주력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수합금은 니켈 등 합금과 철을 배합해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일정한 기계적 성질을 유지하는 소재다.
이정훈 세아창원특수강 대표는 지난 9일 그레그 애봇 텍사스 주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 특수합금 생산공장이 한국 기업이 지은 미국 내 최초 특수합금 제조시설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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