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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파수, '믿는 구석' 스패로우 IPO…저조한 투심 걸림돌⑤분사 7년만 매출 100억 육박, 깐깐해진 상장 심사 부담

이상원 기자공개 2024-07-19 08:25:22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수가 성장 기대를 모으는 배경에는 자회사의 상장 추진도 있다. 스패로우의 기업공개(IPO) 채비다. 2018년 모바일 보안 사업부에서 자회사로 분할한 곳이다. 국내 대부분의 보안 기업은 그동안 상장사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는 경향을 보여왔다. 반면 자회사를 직접 IPO한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 파수는 다른 길을 택했다.

국내 보안기업들의 자회사 상장 수요는 꾸준히 있어 왔다. 자금 조달을 통해 이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파수가 스패로우를 분할과 상장 추진도 그런 의미가 크다. 다만 보안 업계에 대한 국내 시장의 관심이 저조하다는 게 문제다. 엄격해진 심사 기준이 넘어야 할 산이다.

◇국내 시큐어코딩 시장 1위, 시장 잠재력은 '충분'

파수는 2007년 애플리케이션 보안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솔루션 일변도에서 벗어나 파수가 처음으로 추진한 신사업이었다. 11년간 성장을 거듭하자 2018년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이를 통해 발생 수익을 해당 사업에만 재투자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독자 생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스패로우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국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시큐어 코딩(SAST)' 분야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소스 코드를 점검해 치명적인 오류를 빠르게 검출하는 진단 도구를 의미한다. 이외에 웹 취약점 진단 도구 'DAST'와 오픈소스 관리 도구 'SCA'도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보안 시장 전망은 밝다. 2022년 기준 53억달러(약 7조원)에서 2023년 61억달러(8조원) 규모로 컸다. 2031년에는 175억달러(약 2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14.14% 수준이다. 2023년 2227억달러(약 308조원)인 글로벌 정보보안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스패로우의 실적도 차츰 안정화를 되찾고 있다. 분사 첫해 매출 66억원, 순이익 21억원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2020년 처음으로 역성장한 데 이어 2년 연속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2022년 흑자전환한 데 이어 작년에는 1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작년 보안기업 잇따른 상장, 경험 풍부한 대신증권과 맞손

스패로우는 SAST와 DAST, SCA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흑자전환한 데 이어 매출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에 따라 일반 상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올해보다 내년 공모 절차를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사 당시 스패로우는 2021년 IPO를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초기 시장이 혼란을 겪은 데 이어 이듬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불황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분사 7년 만에 상장 추진을 본격화한 셈이다. 실적 개선세와 함께 증시가 살아나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정보보안 기업들이 꾸준히 증시 입성에 성공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작년 한 해에만 샌즈랩, 모니터랩, 시큐센, 시큐레터, 한싹, 신시웨이 등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올 들어서는 S2W가 IPO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정부가 디지털 전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지금이 적기라는 인식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스패로우가 IPO를 함께할 파트너로 대신증권을 선정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 공모와 IT 기업에 대한 풍부한 트랙 레코드를 보유한 하우스이기 때문이다. 파수와 스패로우 측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작년 시큐레터를 기술특례로 상장시킨 경험은 스패로우 IPO 과정에서 크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보안 기업에 대한 저조한 투심은 넘어야 할 장벽으로 보고 있다. 상장 후 대부분의 보안 기업들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낮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까다로워진 심사 기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추진하는 보안 기업이 많아지다 보니 한국거래소나 기관에서 평가의 잣대가 과거보다 엄격해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단순한 시스템 통합(SI) 기업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술력 기반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평가에서도 높은 등급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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