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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새 판' 짜려는 티움바이오, 글로벌 임상도 개시 길어진 반감기로 편의성 제고, '심리스' 전략 가동하며 개발 기간 단축 목표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18 09:18:21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희귀·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티움바이오가 혈우병 치료제 TU7710으로 글로벌 임상의 첫 문턱을 넘었다.

해당 물질은 기존 혈우병 치료제보다 반감기가 긴 게 특징이다. 약물 반감기가 늘어나면 투약 횟수가 줄어 환자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다. 혈우병에서 이미 개발 경험을 쌓은 창업주 김훈택 대표를 중심으로 임상을 단축할 전략도 세워놨다.

◇4개월 만 유럽 임상 진입 '반감기'로 경쟁약과 차별화

티움바이오는 유럽 현지시간 15일 이탈리아의약품청(AIFA)과 스페인 의약품의료기기청(AEMPS)에 신청한 TU7710의 임상 1b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올해 3월 IND를 제출한 지 약 넉달만이다.


이번 1b상에선 총 18명의 환자를 모집한다. 환자군(코호트)을 3개로 나눠 꾸린다. 해당 모집인원에서 이상반응, 활력징후, 심전도, 면역원성 등 안전성을 중심으로 한 1차평가지표를 확보할 전망이다.

2차 평가지표에서 약동학과 약력학 특성을 평가한다. 이 지표들은 추후 TU7710의 후기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을 꾸리기 위해 활용한다. 1·2차 지표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토대로 임상 2상을 위한 권장 용량을 산출할 전망이다.

TU7710이 타깃하는 시장은 우회인자(Bypassing Agent) 혈우병이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주요 7개국에서 약 2조원에 달하는 우회인자 혈우병 치료제 시장의 틈을 '늘어난 반감기'로 공략한다.

TU7710은 혈액 응고 인자 중 제7인자에 트랜스페린을 융합해 생성한 유전자재조합 단백질이다. 반감기가 늘어난 것만으로 타깃할 수 있는 미충족수요가 상당하다. 기 출시 약물의 경우 혈우병환자가 발치를 포함해 간단한 외과 수술을 진행한다 해도 반감가 짧은 탓에 수술 중 추가 투여가 불가피했다.

TU7710은 재조합단백질로 구조가 복잡하다. 생산 절차가 까다로운 점을 자회사인 프로티움사이언스와 손잡고 넘어설 예정이다. 티움바이오와 프로티움사이언스는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시료 생산 관련 업무를 협업 중이다.

◇김훈택 대표, '앱스틸라' 개발 경험 살려 임상도 '속도전'

티움바이오 창업주 김 대표를 포함한 연구진은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앱스틸라는 김 대표가 SK케미칼 재직 시절인 2009년 혈액제제 전문 기업인 씨에스엘베링에 기술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품목허가를 받고 40여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앱스틸라 개발을 주도한 김 대표는 SK케미칼에서 국내 1호 신약인 선플라 개발팀에도 몸 담았다.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분자병태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재조합단백질 기반 바이오의약품에 관심을 갖고 희귀의약품 중 혈우병 치료제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앱스틸라 개발을 주도했다.

김 대표가 글로벌 상업화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TU7710에도 접목할 전망이다. 임상 디자인을 '심리스'를 택하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운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심리스는 통상적인 임상과 달리 앞서 연구가 끝나기 전 후속 임상을 설계해 IND를 제출하는 전략이다. 데이터 최종분석(PE)과 추적관찰 등 절차를 마무리하기 전 후속 연구가 시작돼 한층 속도감 있게 개발 전략을 꾸릴 수 있다. 이번 임상 1상에서 1·2차 평가지표로 안전성과 함께 약동학(PK) 특성까지 평가하는 점도 심리스 설계와 관련이 있다.

여기에 가속승인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개발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혈우병 치료제 시장엔 노보노디스크에서 개발한 노보세븐(Novoseven)과 샤이어에서 개발한 훼이바 국내에도 도입된 로슈의 헴리브라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다만 이들 역시 투약 편의 측면에서 환자에게 충분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지 못하는 중이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김훈택 대표를 포함해 혈우병 치료제 출시를 경험한 인력이 사내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다"며 "임상 결과를 토대로 한 기술이전 등 상업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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