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한진그룹, 아시아나 인수에 갇혀버린 주가⑭대한항공·진에어·한진칼 모두 제자리걸음…한진도 부진
조은아 기자공개 2024-07-22 09:51:20
[편집자주]
올 상반기 그룹별 시가총액 순위는 산업 변화에 따라 요동쳤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삼성그룹은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이차전지 캐즘,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확장 등 대내외 요인으로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의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다. 그룹을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의 등락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룹 기업가치 상승에 함께 노력한 여러 계열사의 역할을 무시할 순 없다. 더벨이 그룹별 계열사의 상반기 기업가치 변화를 살펴보고 그 배경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둔하게 움직이지 않았을까. 한진그룹 주가 얘기다. 올들어 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합계가 5%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한 곳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상반기 내내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한진그룹 상장사는 모두 5개다. 지주사 한진칼이 대한항공과 한진을 거느리고 있고, 대한항공이 진에어와 한국공항을 거느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사실상 항공 사업을 빼놓고는 얘기하기 어렵다. 그룹 내 상장사 가운데 한진칼과 한진만 제외하면 모두 항공 사업을 직접 하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상반기 주가 흐름은 국내 항공업의 현실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한국공항만 48% 올라, 나머지 모두 하락
한진그룹 상장사 가운데 대한항공의 시총 규모가 가장 크다. 차이도 압도적이다. 7월 18일 오후 1시 기준 대한항공 시총은 8조 1400억원인데 그다음이 한진칼로 4조 7100억원이다. 대한항공의 절반 수준에 가깝다. 나머지 3곳은 시총을 다 더해도 1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상반기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한국공항을 제외하면 모두 주가가 떨어졌다. 한국공항은 항공기 지상조업, 기내식 지원 외에 항공기 급유업, 항공화물 취급업, 제주 생수 및 축산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알 수 있듯 역사가 매우 오래됐다. 1968년 설립됐고 1972년 상장했다.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국공항과 아시아나에어포트를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경우 단번에 외형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유통주식 수가 적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공공항의 유통주식 수는 305만8211주인데 여기에서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이 보유한 주식 수(188만5134주)를 빼면 약 117만주가량만 실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 수가 적은 만큼 가격 변동폭이 클 수밖에 없다.
나머지 4곳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한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하락폭이 크지 않다. 한진칼이 11%, 대한항공이 3%, 진에어가 1% 각각 떨어졌는데 올 상반기 주식 시장이 크고 작은 일들로 적잖이 흔들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주에 대한 차가운 투심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주식을 샀고 개인 투자자들은 역대 최대 규모로 주식을 팔았다.
◇역대급 실적에도 꼼짝 않는 주가…인수 시너지 가시화해야
더욱 아쉬운 점은 대한항공 주가가 실적과도 무관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팬데믹 때 화물 사업으로 정점을 찍었다. 엔데믹에 들어선 뒤부터는 여객 사업이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2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13조4100억원, 영업이익 2조8800억원을 거뒀는데 둘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도 매출로는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영업이익은 1조59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역대급이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이 주가엔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2022년을 2만9350원으로 시작했는데 2만2950원에 마감했고, 2023년에도 2만3900원으로 마감했다. 보통의 범주에서 벗어나 다시 보기 어려운 실적을 냈음에도 2년 동안 주가가 2만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올해의 경우 실적 전망이 과거와 같은 장밋빛이 아니라는 점이 더욱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가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수 이후 시장 점유율 상승과 가격 협상력 개선 등이 눈에 보여야 주가도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진에어도 다르지 않다. 한진칼 주가 역시 큰 틀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뒷받침돼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의 경우 주가가 21% 하락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부진한 실적에 더해 주가를 반등시킬 만한 특별한 요인이 없다는 점이 주가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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