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신협]"비금융 서비스, 디지털 뱅크런 막는 안전장치"③손영우 신협중앙회 홍보전략실 주임
보스턴(미국)=김서영 기자공개 2024-07-25 10:00:20
[편집자주]
신협중앙회는 자산 기준 '세계 3위·아시아 1위'로 성장하며 글로벌 위상을 높여나가고 있다. 올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신협 컨퍼런스에 참가하며 60개국 3000여명의 대표들과 신협의 미래 도전 과제를 두고 머리를 맞댔다. 신협이 올해 던진 화두는 '디지털 뱅킹의 위험성'이다. 디지털 뱅크런에 대응한 우리 신협의 사례를 전 세계와 공유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이끄는 신협의 발자취와 글로벌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금융 서비스는 조합원 충성도를 높이고 디지털 뱅크런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신협은 디지털 혁신과 지역사회 기반의 협력 모델 간 균형을 맞춰가는 노력을 이어가겠다."신협중앙회는 전 세계 신협 대표자들과 디지털 뱅크런의 위험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 시스템 개선뿐만 아니라 비금융 서비스를 통한 조합원의 충성도 강화가 리스크 관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디지털 가속화 속 '뱅크런' 위험 낮추는 열쇠는
25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4 세계신협 컨퍼런스'에서 신협중앙회가 '디지털 뱅킹의 위험성'을 주제로 분할강연을 진행했다. 연사로 나선 인물은 손영우 신협중앙회 홍보전략실 주임(사진)이다. 한국신협이 세계신협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는 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손 주임은 먼저 우리나라의 디지털 금융 현황과 신협이 직면한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 내 디지털 금융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인공지능(AI) 역할이 확대되면서 금융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대형 금융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 너무 빠르게 디지털화에 나서면 신협의 주요 고객인 노인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호금융권은 대규모 뱅크런을 겪었다. 2022년 하반기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자금조달 경쟁이 증가하면서 예금 금리가 크게 뛰었다. 모바일 뱅킹을 통해 고금리 예금과 저축 상품이 가입자를 대거 끌어들이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특히 지난해 초 새마을금고의 수익성과 재정 건전성 모두 악화됐다. 문제는 SNS를 통해 새마을금고에 대한 부실 우려가 확산되며 불안이 퍼졌고 모바일 뱅킹을 통해 대규모 예금 계좌 해지 사태가 발생했다.
손 주임은 새마을금고 디지털 뱅크런 사례를 통해 모두 세 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디지털 뱅크런이란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선 △단기 예금의 유동성 준비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조합원 충성도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손 주임이 주목한 건 바로 조합원의 충성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SNS나 기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데 이는 공황과 대량 인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즉각적인 자금 인출을 자제하는 등 금융기관에 도움을 가능성이 높아 디지털 뱅크런이 전반적인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뱅크런 막을 '비금융 서비스'의 중요성
신협중앙회는 디지털 뱅크런의 위험성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실시간 예금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맞춤형 자금운용 계획 수립 △유동성 지원 확대 △비대면 채널 이용시간 제한 △부실채권(NPL) 매입 회사 설립 등이다.
이를 두고 손 주임은 금융 시스템 개선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사후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뱅크런을 위한 본질적인 해결 방법으로 조합원의 충성도를 쌓는 '비금융 서비스'에 있다고 역설했다.
손 주임은 "디지털 뱅크런의 주요 원인인 루머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한 신뢰 관계를 구축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비금융 서비스는 강력하고 즉각적인 방안은 아니지만, 꾸준히 지속할 경우 조합원과의 신뢰 관계 증대로 디지털 뱅크런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신협이 운영하고 있는 비금융 서비스에는 무엇이 있을까. 강연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 비금융 서비스의 성공 사례는 다름 아닌 문화센터였다. 신협 문화센터에서 그림 그리기, 도자기 만들기 등 문화 프로그램이 담긴 동영상이 재생되자 참가자들은 그 모습을 담는 데 분주한 모습이었다.
손 주임은 "문화센터 혜택을 위해 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예금이나 보험 같은 금융 서비스로 확대하며 자산 성장을 촉진한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신협에 대한 유대감을 느껴 충성도로 이어지고 뱅크런이 발생할 때 이탈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손 주임은 "문화센터와 같은 신협의 비금융 서비스가 즉각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재정적인 조치들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격차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비금융 서비스는 신협이 디지털 시대에 당면한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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