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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가상자산거래소 이자경쟁, 이율 추가조정 필요성 빗썸 이어 코빗 행보 주목, 은행·거래소 동시 출혈에 업계 우려 확산

노윤주 기자공개 2024-07-26 08:43:32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용자 예치금 이용료율(이자율)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빗썸이 자체 비용을 투입해 4%대 이자율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지 6시간 만에 금융당국 제동으로 철회한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당국이 나서면서 당장은 출혈경쟁이 멈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선 이자율을 제시한 거래소들의 추가적인 이율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마진' 감수하려던 거래소…당국 제동에 조정 불가피

2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과 코빗은 은행에서 받는 것보다 더 많은 이자율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NH농협은행과 빗썸이 각각 2%씩 부담하는 연 4% 이자율을 제시했다가 6시간만에 철회했다. 배경에는 당국의 제재가 있었다.

애초 빗썸은 거래소의 이자 추가 지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상 '가상자산사업자가 예치금 이용료를 운용수익, 발생비용 등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근거 삼았다. 이자율 결정 권한은 거래소에 있으며 고객 혜택 강화 명목으로 연 4%를 지급하는 것도 합리적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거래소의 이자 추가 지급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4일 오전에는 5개 원화거래소를 모두 소집해 이용료율 산정 방식을 재검토했다.


은행 계약 내용과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율이 동일한 곳은 업비트, 코인원, 고팍스 세 곳이다. 각 연 2.1%, 1%, 1.3%로 계약을 마쳤다. 거래소가 마진을 남기거나 추가 비용을 투입하지 않는다. 이들은 더 주는 것도, 덜 주는 것도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2.1% 예치금 이자를 업비트에 주고, 업비트는 이를 모두 이용자에게 이용료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고팍스 관계자 역시 "은행에서 지급해 주는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빗썸은 현안대로 연 2.2% 지급을 이어간다면 거래소가 일부 비용을 보전해야 할 수 있다. 은행으로부터는 2%대 이자를 받는데 금리 수시 변동 리스크가 존재한다.

빗썸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급비율은 밝힐 수 없지만 이용료율 2.2%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빗은 신한은행과 1.3%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가 1% 넘는 비중을 추가 부담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서는 당국이 빗썸에 제동을 걸었으니 코빗도 이자율 하향 조정을 할 것으로 지켜보고 있다.

코빗 측은 이를 부인했다. 코빗 관계자는 "역마진은 아니고 거래소 마진을 최소화해 2.5%로 결정됐다고 알고 있다"며 "당장은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커지는 자정 목소리…경쟁 소강상태 접어들까

가상자산 업계서는 거래소들의 이자율 경쟁을 우려섞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은행과의 관계 악화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 이자율이 연 2%를 초과하면서 은행의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거래소와의 제휴를 재고하는 곳들이 생겨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업계 성장을 위해서는 자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담합 없이 경쟁한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하지만 은행은 이용료율 지급을 위해 내부 시스템까지 손보면서 예상보다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료율 부담이 커지면 새롭게 가상자산거래소와 제휴하려는 은행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 보면 지금처럼 소수 원화거래소만 남는 건데, 이는 건전한 경쟁이라 보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들에게 갱신신고 1차 서류 제출 기한(사전 제출 시기)을 통보하면서 이자율 경쟁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국이 업황을 자세히 살필 예정이기에 거래소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 설명회에서 각 거래소별 1차 서류 제출 기간을 지정해줬다. 첫 순서는 업비트다. 2021년 전체 사업자 중 가장 먼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업비트에 이달 중에는 사전 서류를 제출하라고 권고했다. 일주일의 기간만 주어졌다. 정식 신고와 서류 제출은 유효기간 만료 45일 전인 8월 21일 전까지 진행해야 한다. 코빗과 코인원은 내달 중순과 말, 빗썸과 고팍스는 9월 초, 중순에 1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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