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정밀기계, SK하이닉스 'HBM 장비' 공급 가시화 '안방마님' 한미반도체 맞대결 예고, 차세대 제품도 준비
김도현 기자공개 2024-07-29 09:10:19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정밀기계가 반도체 장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설비 납품을 목전에 둔 가운데 그룹 차원에서도 밀어주는 분위기다.올 9월에는 전사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분할되는 신설회사로 편입된다. 이전 대비 의사결정 효율화가 이뤄지고 신사업 발굴 등 사세 확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넘쳐나는 HBM 주문, 한화정밀기계 기회 포착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정밀기계는 올 6월부터 SK하이닉스로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작에 쓰이는 '열 압착(TC) 본더' 품질 검증(퀄테스트)을 받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3분기 중 구매주문(PO)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짝을 이뤄 AI 서버 핵심 반도체로 활약하고 있다. 여러 개 D램을 쌓아 만드는데, 각 D램을 접합하는 과정에서 TC 본더가 활용된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주로 한미반도체로부터 TC 본더를 조달해왔다. 최신 HBM인 4세대(HBM3)와 5세대(HBM3E) 제품을 사실상 한미반도체가 독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선두주자다. GPU 1위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교류하면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 상태다. AI 서버의 급격한 확산으로 HBM 수요는 폭발적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HBM 매출은 작년보다 300% 증가할 전망이다. 올 2분기 SK하이닉스는 5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2018년 초호황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위해 전년 대비 HBM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내년에도 적잖은 규모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TC 본더 조달처 확대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SK하이닉스와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후공정에 적용되는 '다이 본더'를 공동 개발한 바 있다. 다이 본더는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자른 다이와 인쇄회로기판(PCB)을 열과 압력으로 정밀하게 접착하는 기계다. 이때 협력이 TC 본더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더불어 한화정밀기계는 차세대 제품인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솔더볼이나 범프 등 연결 소재 없이 칩과 칩을 붙이는 접합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려면 TC 본더가 아닌 신개념 장비가 필요하다. 해당 공정은 이르면 16단 HBM4부터 도입된다.
한화정밀기계는 TC 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딩 '투 트랙' 전략으로 SK하이닉스와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레퍼런스를 쌓는다면 또 다른 고객 확보로 연결될 수도 있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설립 예정, 반도체 사업 가속화하나
앞서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을 통해 지배구조를 변경하기로 했다.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 등을 자회사로 뒀다.
분할 이후에는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라는 신규 법인이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의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된다. 큰 틀에서 방산과 비(非)방산으로 나뉘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목적에 대해 "분할신설회사는 시큐리티, 칩마운터, 반도체 장비 등 생산 및 판매를 영위하는 분할대상사업부문에 집중해 사업특성에 부합하는 독립경영 및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위험의 분산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정밀계기 역시 이전보다 빠른 경영상 판단으로 주요 사업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으로 육성 중인 반도체 장비 부문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이전까지는 무게중심이 방산 및 항공우주 분야에 있던 게 사실이다.
올 초 한화정밀기계는 한화모멘텀으로부터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양수한 바 있다. 기존 후공정에 전공정까지 더해지면서 반도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TC 본더가 안착하고 개발 중인 증착 장비 등까지 양산화하는 것이 한화정밀기계의 중장기 로드맵이다.
한화정밀기계는 "미래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장비 사업 확대를 위해 매년 연구개발(R&D)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후공정은 2025년 흑자전환 목표로 준비 중이고 전공정은 인큐베이팅 단계로 당분간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전·후공정 통합 기준으로는 2028년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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