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LX세미콘, LG 이탈 후폭풍 현실화 '대안책 안 보인다''계절적 성수기' 3분기 실적 급감, 애플 공급망 점유율 축소 영항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13 07:46:1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세미콘이 계절적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3분기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요 고객인 LG디스플레이가 협력사 다변화에 속도를 내면서 LX세미콘 비중을 줄인 탓이다. 핵심 사업이 위축됐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악재로 여겨진다.수년 전부터 신규 고객 확보 및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아직이다. '이윤태호'가 출범한 지 1년이 흘렀음에도 큰 변화는 없다. 2년차를 맞이하는 이윤태 사장에게 탈출구 마련이라는 무거운 숙제가 주어졌다.
◇거센 노바텍 공세, LG디스플레이와 멀어지나
LX세미콘은 2024년 3분기(연결기준) 매출 4199억원, 영업이익 343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13.4%,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38.9% 줄고, 전년 동기 대비 129.6% 늘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 3분기 LX세미콘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4333억원, 238억원으로 추산했다. 매출은 하회, 영업이익은 상회한 셈이다.
예전 같았으면 LG디스플레이에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납품하는 LX세미콘도 좋은 성과를 냈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이 다소 부진한 건 LG디스플레이와 거래량이 줄어든 여파다.
LX세미콘이 사실상 독점하던 LG디스플레이 DDI는 대만 노바텍이 함께 공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LX세미콘의 애플용 DDI 품질 테스트가 예년보다 길어지면서 노바텍에 상당 물량을 내준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노바텍 몫이 더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연이은 적자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가운데 협력사 다변화 카드를 빼 든 것이다. LX세미콘과 노바텍 등을 경쟁시켜 DDI 단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더 이상 LX세미콘이 LG그룹(실리콘웍스 시절 소속)이 아닌 점도 한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LX그룹으로 편입된 LX세미콘이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협업을 타진했는데 이를 LG디스플레이에서 곱지 않게 봤다는 것이다. 더욱이 타사와의 협력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작용하면서 결과적으로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와 멀어지게 됐다. 올 상반기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아이패드용 DDI는 삼성전자가 독식하기도 했다.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LG디스플레이는 '멀티 벤더'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의 경우 당시 신제품인 '아이폰15' 시리즈 출시가 지연되면서 애플 효과가 4분기 쏠린 경향이 있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LX세미콘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정상 출시한 만큼 이어지는 4분기도 큰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2023년 4분기 13.1%와 2024년 3분기 8.2%는 차이가 다소 크다.
◇'DDI 의존도 낮춰라' 임원인사로 분위기 반전 노려
어떤 경우든 LX세미콘은 결국 DDI 비중을 줄여야 한다. DDI 사업이 흔들리면서 해당 미션은 더욱 절실해졌다. LX세미콘은 지난달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24'에 참가해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차량용 반도체, 방열기판 등 육성 중인 품목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다만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기까진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2022년 경기 시흥에 방열기판 공장을 설립했으나 납품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현재 시제품을 고객들에 전달한 뒤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 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LX세미콘은 '2025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 사장 체제는 계속되고 나준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 눈에 띈다.
나 부사장은 기술전문성과 풍부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솔루션 사업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마케팅 전문가 윤호권 상무와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갖춘 조장호 상무가 나란히 전무로 승진하기도 했다.
LX세미콘 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미래 준비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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