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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Briefing] 'HBM 독점 위력' SK하이닉스, 6년 만에 영업익 5조↑메모리 슈퍼사이클 도래, 낸드 'AI 효과' 본격화

김도현 기자공개 2024-07-26 08:44:18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2: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한 덕분이다. 역대급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2022년 말 시작된 전례 없는 불황이 지나가자 2017~2018년에 버금가는 초호황기가 다시 찾아온 분위기다.

당분간 HBM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겠지만 SK하이닉스는 HBM만 바라보지 않는다. 기업용(e)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강화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갖추겠다는 의지다. 계속되는 일반 D램 및 낸드플래시 판가 상승도 긍정적이다.

◇선두주자의 자신감, 'SK HBM'이라 불러도 손색 없다

SK하이닉스는 25일 2024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열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기 대비 32.1%, 전년 동기 대비 124.8%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89.5% 증가하고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전 기록인 2022년 2분기(13조8110억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가 몰린 2018년 전후와 대적할 수준에 이르렀다.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를 달성했다. 현재 기세라면 6조원은 물론 7조원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실적은 당초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돌기도 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1886억원, 5조1923억원으로 추산했다. 수차례 상향 조정한 것으로 이마저도 상회한 것이다.

이날 컨콜에서는 SK하이닉스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 중심에는 HBM이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세대 HBM(HBM3E) 본격 판매가 이뤄졌다. HBM 매출은 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보다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이같은 호성적을 낸 건 AI 서버 투자 확대가 빠른 영향이다.

김 CFO는 "생성형 AI 기술이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면서 워크로드 요구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 때문에 대형 정보기술(IT) 업체의 AI 관련 투자가 늘었다"면서 "6~7년 전 클라우드 시대로 접어들면서 대규모로 투자된 데이터센터 내 서버 교체 주기가 도래한 점도 한몫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HBM을 제외하더라도 올해와 내년 서버용 D램 성장률은 20%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이 견인차다.

최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메모리 제조사가 감산 종료 및 생산량 증대에 나서면서 2025년 이후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해 SK하이닉스는 "현재 투자와 증산은 일반 D램과 시장 구조 및 양산 특성이 다른 HBM 중심으로 발생 중"이라며 "HBM 다이 사이즈 페널티,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 등을 고려하면 투자가 늘어도 출하량은 제한적이다. 이는 HBM 세대가 높아질수록 가중될 것"이라고 불식시켰다.

SK하이닉스는 HBM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8단 HBM3E을 양산하고 있다. 12단 HBM3E은 올 5월 고객에 샘플 제공했고 3분기부터 양산, 4분기 납품 목표다. 내년 상반기 중 12단 제품이 8단 물량을 넘어설 것으로 추측된다.

6세대 HBM(HBM4) 주도권도 놓치지 않은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12단 HBM4 출하를 준비 중이다. 내후년 등장할 16단 HBM4에서는 차세대 패키징 방식 도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철저한 특성 및 품질 검증을 거쳐야 해서 기존 기술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SSD, 제2의 HBM 될까

컨콜에서 HBM 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제품은 eSSD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eSSD 매출은 전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연간으로는 작년보다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며 "업계 유일 공급 가능한 60테라바이트(TB) 제품으로 하반기 시장을 선도하고 내년 초에는 128TB eSSDEH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흐름은 HBM에 국한된 AI 수요가 낸드 스토리지 영역을 확산되면서 나타났다. 전력소모가 큰 AI 서버 특성상 저전력 스토리지 선호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맞춰 eSSD 라인업을 늘려 고객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재고평가손실 충당금이 2분기에도 환입됐다. 규모는 약 3000억원이다. 하반기 역시 우호적인 D램과 낸드 시장 환경이 예상돼 추가 환입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미 상당 부분 환입된 만큼 앞으로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HBM, eSSD 주문량이 지속 늘어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다. 영업현금흐름 기반이다.

SK하이닉스는 "예상보다 높은 HBM 수요, 중장기 클린룸 확보 등을 위해 연초 계획보다 투자가 늘었다"며 "이를 위한 청주 M15X, 용인 클러스터 인프라 등에 상당 규모 비용이 들어간다. 향후 투자 계획은 시장 수요 반영해 유연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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