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SFA, '노스볼트 직격탄'에 주춤차세대 배터리 등 중장기 기대 요소는 상존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15 07:39:1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에프에이(SFA)가 '노스볼트 파산'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에도 순항했으나 이번 여파는 피해 갈 수 없었다. 자회사 씨아이에스(CIS)까지 휘말리면서 손실 규모가 상당하다.또 다른 자회사 SFA반도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일련의 악재를 극복하고자 SFA는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이미 디스플레이에서 2차전지, 반도체, 유통 등으로 영역을 넓힌 가운데 부문별 라인업 강화가 핵심이다. 연이어 미래 제품을 선보이면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방침이다.
◇CIS까지 영향권, 연간 적자 불가피
SFA는 15일 2024년 3분기(연결 기준) 매출 4505억원, 영업손실 14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매출 3745억원, 영업이익 27억원) 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적자 전환했다.
해당 실적은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노스볼트는 폭스바겐, BMW 등과 협력하는 등 한때 '유럽의 희망'으로 여겨졌으나 전방산업 부침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특히 계열사인 노스볼트 ETT Expansion AB(이하 노스볼트 ETT)는 파산 신청에 이르렀다.
문제는 SFA와 CIS가 노스볼트 측과 수천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점이다. 양사는 수주건에 대한 작업 진행을 중지한 상태다.
일부 금액을 수령하긴 했으나 약 70%를 날리게 생겼다. 3분기 SFA 1693억원, CIS 426억원으로 총 2119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이번 사안이 없었다면 매출 4808억원, 영업이익 623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SFA는 노스볼트 이슈에 대해 국내 및 스웨덴 대형 법무법인 자문을 통해 모회사의 법적 책임을 검토하는 등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중지된 관련 재고를 다른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김영민 SFA 대표는 "올해 실적이 현격하게 개선되고 있던 찰나에 돌발적으로 발생한 문제로 적자 전환해 상당히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SFA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매출 1조2080억원, 영업이익 1047억원에서 매출 1조원, 영업손실 600억원으로 정정했다.
SFA는 이같은 일회성 손실 인식에도 재무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3분기 말 부채 비율(연결 기준)은 60.4%로 오히려 상반기 말(62.9%)보다 나아졌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3414억원이다. 아직 여유가 있으나 SFA는 필요 시 금융권 차입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노스볼트 관련 계약을 배제하더라도 3분기 말 9007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후 정상적인 실적 확보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노스볼트 사태를 제외한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1738억원, 10.9%로 준수했다. SFA는 올 4분기 이후부터 손익이 정상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스볼트와 무관한 SFA반도체는 기대치를 하회했다. 3분기 매출 951억원, 영업이익 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하긴 했으나 매출이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보다 약 10% 밑돌았다.
중국법인 매각으로 관련 매출액이 빠진 점, 수요 악화로 한국 및 필리핀 공장 가동률이 하락한 점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이달 SFA로부터 운영자금 400억원을 대여하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고체전지 장비 수주, 미래 먹거리 발굴 속도
SFA와 CIS에 부정적인 요인만 있는 건 아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기대해볼 만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일단 이달 SFA는 국내 고객으로부터 전고체전지 전용 3차원(3D)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기와 특수검사기를 수주했다. 전고체전지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것으로 성능과 안정성이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크게 향상된 제품이다. '꿈의 배터리'로도 불린다.
SFA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세 결함을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했고 이는 수주로 연결됐다.
하이브리드 코터도 기대주다. CIS와 SFA가 공동 개발했다. 코터는 양극 및 음극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 등이 섞인 슬러리를 균일하게 코팅한 뒤 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기존 코터가 열풍 건조로만 이뤄졌다면 해당 설비는 레이저 기술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건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하이브리드 코터가 고객사 평가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 중 공급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소연료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서도 신장비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중 반도체에서는 백엔드 및 웨이퍼 제조라인 자동화 장비와 글라스 기판용 장비, 디스플레이에서는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 공정장비 등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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