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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녹십자 파브리병 승부수, 최초 '월1회 투약' 도전 투약기간 늘리고 피하주사로 획기적 개선 강조…4년 만에 본임상

정새임 기자공개 2024-08-06 09:18:41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희귀질환으로 손잡은 지 4년 만에 본임상 문턱에 섰다. 기존 치료제 대비 약효와 투약기간을 대폭 개선한 차세대 물질을 내세웠다.

희귀질환이지만 최근 개발 경쟁이 뜨거운 만큼 확실한 차별화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수 시간이 걸리는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고 투약 기간도 2주에서 월 1회로 늘렸다는데 관심이 모인다.

◇파브리병으로 힘 합친 국내사, 올해 美 1/2상 진입

한미약품은 GC녹십자과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치료제 후보물질 'LA-GLA'의 임상 1/2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양사의 협업은 2020년 희귀질환 치료제 공동연구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시작됐다. 경쟁관계인 대형 제약사 간 공동 연구개발(R&D)은 흔치 않다. 하지만 희귀질환라는 특수성이 양사의 협업을 성사시켰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겨냥한 영역은 유전성 희귀질환 일종인 리소좀 축적질환(LSD)이다.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에는 몸에서 더 이상 필요없는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있다. 이 효소가 유전적 원인으로 생성되지 않으면 필요없는 물질이 쌓이며 골격계 성장이나 대사 등에 문제를 일으킨다. 결핍 효소 종류에 따라 약 50여종의 LSD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GC녹십자는 2012년 LSD로 분류되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개발을 성공한 경험이 있다. 여기에 신약개발에 풍부한 경험을 지닌 한미약품이 함께 하면서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


양사는 4년간 LSD의 일종인 파브리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물질을 도출하고 전임상 연구를 마쳤다. 미국에 첫 IND를 신청함에 따라 연말께 임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파브리병은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결핍으로 발생하는 병으로 분해되지 못한 당지질이 축적되면서 세포독성과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몸 속 여러 장기가 서서히 손상돼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파브리병 진단 환자들은 2주마다 부족한 효소를 주사제로 주입하는 효소대체치료(ERT)를 받는다. ERT 치료를 위해 환자들은 2주마다 병원을 방문에 수 시간 주사를 맞는 치료를 평생 이어가야 한다. 낮은 투약 편의성과 장기간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로 차세대 신약 개발 니즈가 높다.

◇효과 높이고 투약 편의성·기간 개선…조건부허가 여부 관심

희귀질환은 약 개발이 더뎌 규제기관의 지원 하에 빠른 임상과 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희귀질환 개발에 속도가 붙으며 개발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만큼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성공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다.

약 5년 전부터 파브리병 치료 시장에도 경쟁이 시작됐다.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신약들이 등장하면서다. 동물세포주로 만든 기존 치료제를 인간세포주로 바꿔 면역이상 등의 부작용을 낮춘 '레프라갈', 주사 대신 경구복용이 가능한 '갈라폴드' 등이 있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은 투약 방식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치료제로 승부수를 띄웠다. 양사가 개발 중인 LA-GLA는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이다.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투여로 손쉽게 치료제를 맞을 수 있을 뿐 아니라 2주에서 한 달로 투여 기간도 늘렸다. 아직까지 월 1회 피하제형으로 개발된 약이 없는 만큼 세계 최초에 도전한다.

정맥 주입에 따른 치료 부담, 진행성 신장질환 억제 효능 부족 등의 한계점을 LA-GLA로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 근거로 올해 초 국제 학회에서 발표한 LA-GLA 전임상 연구 결과 2건을 제시했다.

파브리병 동물모델에서 LA-GLA를 반복 투약한 결과 말초감각기능과 이를 관장하는 신경세포의 조직학적 병변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당지질 축적에 의한 혈관벽 두께 증가 현상도 효과적으로 개선됐다. 이를 바탕으로 FDA는 LA-GLA를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했다.

올해 하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 등 다국가 임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양사의 R&R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임상은 한미약품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추후 미국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양사 관계자는 "IND 승인을 받으면 연말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임상 기간은 환자 모집 추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현재로써는 명확한 타임라인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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