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주거래 시장에서 딜을 따내기가 쉽지 않아 보이더군요. 남들과 다른 전략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큰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한 중소형 벤처캐피탈(VC) 대표가 실제 시장에서 세컨더리 투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세컨더리펀드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구주거래 시장에서 VC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세컨더리 투자는 벤처펀드나 사모펀드(PE) 등이 보유한 주식을 매입해 수익을 꾀하는 투자 기법을 말한다. 수년전부터 회수 시장이 위축되자 펀드 만기를 앞둔 VC들의 엑시트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IMM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이같은 이유로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했다.
세컨더리펀드의 특징은 펀드 만기가 5년으로 일반적인 펀드(8년)보다 짧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투자부터 회수까지 모두 마쳐야 하기 때문에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의 구주를 타깃하는 경우가 많다. 딜 발굴 과정에서 경쟁사는 후기라운드에 참여하는 자산운용사, PE, 증권사 등이다.
문제는 구주거래 시장에서 이들과 비교해 VC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자본력에서 밀릴뿐더러 투자 전문성도 구주거래를 업으로 하는 운용사들보다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나마 클럽딜을 통해 쌓아놓은 인맥으로 딜 논의를 먼저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위안거리다.
앞선 대표는 VC들이 세컨더리 투자도 일반 기업을 발굴하는 것처럼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공이 보장된 기업의 구주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찾지 못하는 옥석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쟁자들이 노리지 않는 구주를 사들여 경쟁자들에게 추후 다시 구주를 팔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펀드 운용기간이 5년임을 고려하면 프리IPO가 아니라 시리즈B~C 단계 기업에 투자해도 엑시트까지 시간이 충분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액셀러레이터(AC)와 VC, PE 간 투자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다른 분야로의 진출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다는 관점에서 분명 필요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남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그대로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노선을 찾는 시도가 병행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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