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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사업전환' 중간점검]에쓰오일, 2026년이면 대형 석화사와 어깨 '나란히'⑤에틸렌 생산능력 국내 4위 수준, 세계 최고 수준 수익성 목표

김위수 기자공개 2024-08-09 14: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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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정유사들의 화두는 신사업이었다. 사업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큰 석유화학 사업부터 모빌리티 및 친환경 에너지까지. 정유업 의존도를 낮춰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미래 에너지 전환 패러다임 속에서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정유사들의 사업구조 전환은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이 정유사들의 사업구조 전환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략 및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의 신사업 방향은 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다른 정유사들과 비슷하다. 우선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선다는 큰 계획은 같다. 미묘하게 차이가 감지되는 부분은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적극성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다른 정유사들보다 석유화학 사업에 보다 '진심'이다. 2030년까지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을 전체 매출의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중장기 사업 목표다. 지난해 시작된 석유화학 2단계 투자 '샤힌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금액도 9조원으로 규모가 월등히 크다. 이에 앞서 진행한 1단계 투자까지 더하면 석유화학 투자에 에쓰오일이 쏟는 금액은 총 14조원에 달한다.

◇투자 완료되면 석유화학사 뺨치는 규모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이 생산하는 석유화학 제품은 연간 315만톤(t)에 달하게 된다. 이중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에틸렌 생산량은 연간 180만톤이다.

석유화학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에틸렌 등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들이 최근들어 애물단지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간 에틸렌에 대한 생산능력은 석유화학 산업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해석해왔다.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계 1, 2위 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국내에 각각 연산 330만톤, 233만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췄다. 에틸렌 생산능력 기준으로도 1, 2위다.


에쓰오일이 갖출 연산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현재 우리나라 석유화학사들의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4위에 해당한다. GS칼텍스(연산 75만톤), HD현대케미칼(연산 85만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샤힌 프로젝트 투자가 끝나는 2026년경이 되면 에쓰오일은 규모면에서는 대형 석유화학사에 뒤지지 않는 석유화학 설비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대형 석유화학사가 새로 생기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가 되면 에쓰오일을 단순한 정유사라고 보기에는 어려워진다.

특히 에틸렌·폴리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있어서 기존 석유화학사들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일 전망이다. 원유를 액화석유가스(LPG) 및 나프타로 바로 전환하는 TC2C 기술과 다양한 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스팀크래커 설비, 배관을 통한 제품 공급 등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 기업을 포함, 전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자신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에만 '올인'?

샤힌 프로젝트 투자는 에쓰오일의 신사업 행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행보다. 9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투자금이 소요되는 투자 건이다 보니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에쓰오일이 발표한 '비전 2030'이라는 로드맵을 통해 정유·석유화학·윤활 사업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중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은 석유화학 사업의 매출을 전체의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내용뿐이다. 당시 다른 신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및 목표는 발표되지 않았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하는 스팀 크래커가 기존 시설보다 탄소 배출량이 20% 이상 저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의 경우 그 자체로 탄소를 발생시키는 사업이다.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 석유화학 사업이 친환경 로드맵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 에쓰오일의 설명이다. 아직 본격적인 투자를 개시할만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그간 고도화설비, 아로마틱 석유화학 설비 구축, 올레핀 설비 구축에 대한 투자를 다른 정유사보다 빠르게 진행했다"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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