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에너지 CEO 인사 코드]빅딜 '신호탄' 한화임팩트로 돌아온 김희철 사장③2010년대 화학·방산 M&A, 사업지주 역할…PMI팀장 역임, 임팩트 출범과 동시 복귀
김동현 기자공개 2024-08-13 10:11:32
[편집자주]
그룹의 현재이자 미래인 에너지 사업이 부진에 빠지자 한화그룹이 칼을 빼들었다.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는 한화솔루션과 전통의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 중인 여천NCC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쇄신 작업에 나섰다. 예년보다 1~2달 정도 이른 조기 인사였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엿보인다. 더벨이 한화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구축한 계열사 CEO의 면면을 살펴보며 인사 코드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 전문성을 갖춘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며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제2의 창업'이라 일컫는 M&A 전략으로 방산·기계, 석유화학·소재·에너지, 조선 등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이중 2010년대 대표 M&A 사례로는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꼽을 수 있다. 한화그룹은 2014년 삼성그룹의 화학·방산 계열사 총 4곳을 인수하는데 2조원을 투입했고, 이때 인수한 회사들은 현재 한화임팩트(옛 삼성종합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옛 삼성토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삼성테크윈),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 등으로 자리 잡았다.
신사업 계열사를 편입하는 만큼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은 반드시 거쳐야 할 작업이었고, 그 중책(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유화부문)은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에게 맡겨졌다. 그는 이후에도 그룹 내 에너지 사업의 재편 순간순간마다 참여하며 사업형 지주사 한화임팩트를 이끌고 있다.
◇종합화학의 각자대표 체제 전환
삼성종합화학은 한화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에 2인 대표 체제를 꾸렸다. 자체적인 사업을 영위하지 않으며 삼성그룹 내 석유화학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다 2014년 6월 계열사인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해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사업 부문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주부문과 사업부문 각각의 대표 체제로 운영했다.
그해 말 한화에너지와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이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39.16%와 36.04%를 각각 확보하면서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지만 앞서 확립된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됐다. 새로 출범한 한화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의 첫 CEO는 김희철·홍진수 각자대표였다.
김 대표는 한화종합화학과 마찬가지로 2010년대 새롭게 편입된 한화큐셀의 CEO를 맡아 적자 기업을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2014년에는 같은 태양광 사업 계열사인 한화솔라원의 피합병을 이끌었다. 한화와 삼성의 M&A 과정에선 유화부문 PMI 팀장을 맡기 위해 국내로 돌아와 합병 작업을 지휘했다.
이듬해 5월 마침내 한화그룹 소속의 한화종합화학이 출범하며 김희철 당시 부사장과 홍진수 대표가 선임됐다. 각각 지주·투자와 사업부문을 이끄는 구조가 이어졌다. 다만 홍 대표는 노사 문제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고 한화그룹은 그 자리를 한화케미칼 경영전략본부장 출신의 임종훈 부사장으로 채웠다.
한화임팩트의 초대 대표인 김희철 사장은 이후 임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투자 사업을 확장하며 2018년 말까지 자리를 지켰다. 당시 한화종합화학은 보유하던 한화큐셀 지분 50%(2016년 유상증자 참여로 확보)를 한화첨단소재에 넘겼고, 이에 따라 양사 합병법인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출범했다.
김 사장은 다시 한번 신설법인으로 자리를 옮겨 큐셀부문 각자대표를 맡다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한화케미칼과 통합한 뒤에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대표직을 수행하는 등 2021년까지 태양광 사업을 이끌었다.
◇각자대표→단독대표, 돌아온 김희철 사장
김 사장이 큐셀부문으로 이동한 뒤에도 한화종합화학은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김 사장 후임으로는 권혁웅 당시 ㈜한화 지주경영부문 부사장(현 한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선임돼 임종훈 대표와 함께 회사를 운영했다. 두사람은 2020년 10월까지 대표직을 수행하다 후임자인 박흥권 ㈜한화 전략실장과 박승덕 한화솔루션 사업전략실장에게 각각 사업부문 대표와 전략부문 대표자리를 넘겼다.
이들 두 사람의 대표이사 재직 기간은 그리 길진 않았다. 당시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의 주주사로 남아있던 삼성 계열사의 지분(24.8%)을 매입하거나 아니면 회사를 상장해 구주매출을 일으켜야 하는 등 마지막 구조 재편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한화 측 주주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삼성 잔여지분 매입을 결정하고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율을 각각 52.07%와 47.93%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한화종합화학을 기존 석유화학 소재 사업자가 아닌 태양광·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그 적임자로 김희철 사장이 다시 한번 중용됐다. 김 사장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의 지분 매입이 마무리되고 한화종합화학이 한화임팩트로 재출범한 2021년 9월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직전 CEO인 박흥권 대표와 박승덕 대표는 각각 한화H2에너지USA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등 태양광 계열사로 이동했다.
한화임팩트가 한화그룹에 편입된 뒤 처음으로 맞은 단독대표 체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사장의 주도 아래 PTA와 같은 기존 사업부문은 유지하되 태양광 발전, 엔진, 수소 등으로 투자 사업을 넓히는 중이다.
2015년 그룹 편입 당시 단 3곳뿐이던 출자회사(종속·관계·공동기업)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여곳 이상으로 늘었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한화임팩트 손자회사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출자), HSD엔진(현 한화엔진) 등 그룹의 굵직한 인수전에 참여 주체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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