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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칠전팔기' 피아이이, 4개월만에 재도전...'직상장' 선회'스팩합병 무산' 후 전략 변경…주관사 '하나→삼성' 교체, 밸류 수준 관건

손현지 기자공개 2024-08-16 07:02:34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인공지능(AI) 비전검사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피아이이가 다시 한 번 상장 레이스를 달린다. 지난 4월 스팩(SPAC) 합병으로 '우회 상장'하려던 계획이 한차례 무산된 뒤 4개월 만에 신규상장으로 새 도전에 나섰다.

피아이이는 국내 메가스팩 1호로 기대를 모았던 하나금융스팩25호 합병을 추진했던 기업이다. 하지만 고평가 논란으로 스팩 주주들의 반대에 계속 부딪히면서 주총을 통과 못하자, 이번엔 주관사를 변경하고 신규 상장으로 도전해 주목된다.

◇스팩합병 고밸류 논란, '공모주 호황'에 직상장 재도전

12일 IB업계에 따르면 피아이이는 지난주 9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상장 예정 주식수는 3761만8000주다. 현재 발행 주식 수(3211만8000주)를 고려하면 신주 발행 비중은 15% 정도다. 공모 예정 주식수는 550만주다.

피아이이는 작년부터 스팩합병(하나금융25호스팩)으로 증시상장에 도전한 바 있다. 당시 피합병 대상인 하나금융25호스팩은 공모규모가 400억원에 달하는 메가스팩에, 예상 시총도 4900억원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피아이이에게 메겨졌던 몸값(2650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내 고밸류 논란에 휩싸였다. 피어그룹의 주가수익비율(PER)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멀티플을 적용한 탓이다. 피아이이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몸집을 줄여가며 상장완주 의지를 보였다. 합병 철회 직전까지 피아이이의 기업가치는 합병가액 6733원 기준으로 2703억원까지 낮췄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25호스팩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1만원대를 하회했다. 기대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고평가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 피합병 법인인 피아이이의 몸값을 수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스팩 주주의 기대 수익률이 크지 않았다. 피아이이와 하나금융25호스팩의 합병 비율은 1대 0.7386615 였는데, 이를 토대로 책정된 피아이이의 합병가액은 1만3538원이었다. 하나금융25호스팩 공모가가 1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합병 후 주주들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공모가 2000원인 스팩 만큼 높지는 않았다.

결국 올해 4월 결국 합병은 결렬됐다. 주총에서 주주 다수가 합병 반대의사를 표했던 것이다. 스팩합병의 경우 출석한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와 발행주식 수 3분의 1 이상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합병은 자동으로 무산된다.

피아이이는 4개월 만에 증시입성에 재도전한다. 이번에는 '직상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모주 시장이 작년보다 안정세로 접어든 가운데 전략을 수정했다는 후문이다. 상장 주관사도 하나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변경하고 수차례 미팅을 가지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피아이가 작년에도 처음부터 스팩합병을 노렸던 건 아니다"며 "직상장을 선호했지만 작년 하반기 공모주 시장 악화로 안정성이 높은 스팩을 택했던 것이기에 이번엔 적정 몸값을 타진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거품 논란 극복할까

시장에선 기대의 시선이 크다. 피아이이 상장 의지가 워낙 큰데다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 가능성도 남아있다. 앞서 IBKS제13호스팩과의 합병이 무산됐던 스튜디오삼익도 IPO로 증시에 입성한 바 있다.

관건은 고밸류 논란을 극복하느냐다. 피아이이는 지난 2022년 3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150억원의 프리 IPO를 유치했다. 당시 전환가액을 고려하면 약 265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FI의 엑시트를 고려한다면 최소 3000억원 이상의 공모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작년 피아이이와 주관사인 하나증권은 향후 5년간 추정 실적을 장밋빛으로 제시했다.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순이익 기준 PER 약 86배를 제시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2022년 당기순이익(57억원)이 합병후 시총 대비 적은 편으로 평가했다.

피아이이의 작년 한해 매출액은 858억3800만원, 순이익은 55억원이다. 최대주주는 최정일 대표로 지분 42.5%를 보유 중이다. 2018년 설립된 피아이이는 머신비전, 영상처리,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배터리 결함을 찾아내는 비전검사 솔루션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에서 쌓은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반도체 분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다만 2차전지 산업의 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피아이이의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도 설비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슷하게 SW 기반 비전검사 회사인 아이비젼웍스도 최근 스팩합병 과정에서 수요 부진 리스크가 부각된 바 있다. 심사 과정에서 수주량 등을 강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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