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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캐시카우 포커스]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비 먹는 하마 되나2017년부터 7년 넘게 개발, 최소 수백억 자금 투입…흥행 부담 커질듯

황선중 기자공개 2024-08-19 11:35:35

[편집자주]

게임은 수명이 길지 않은 콘텐츠다. 치열한 경쟁이 숙명인 탓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경쟁작들이 쏟아진다. 같은 장르, 비슷한 콘셉트 게임도 수두룩하다. 정부 규제 같은 외부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게임으로 먹고사는 게임사는 늘 불안을 안고 산다. 오직 든든한 캐시카우만이 생존으로 가는 길이다. 더벨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핵심 캐시카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 기대작 <마비노기 모바일>이 '개발비 먹는 하마' 신세가 되는 것일까. 이 게임은 7년 동안 최소 수백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는데도 여전히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베일에 가려진 상황이다. 통상 게임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 손익분기점도 덩달아 높아지는 만큼 흥행 부담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7년 넘게 개발

넥슨은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출시 예정인 게임 파이프라인 8종을 함께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퍼스트 버서커:카잔>, <아크 레이더스>, <메이플스토리N>, <마비노기 모바일>, <낙원:라스트 파라다이스> 등 다채로운 기대작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모두 '미정(TBD)'으로 명시됐다.

눈길을 끄는 게임은 <마비노기 모바일>이었다. 이 게임은 넥슨 대표작 <마비노기>를 MMORPG 장르 모바일게임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7년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처음 게임 파이프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이후로 줄곧 게임 파이프라인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

다시 말하면 넥슨이 2017년부터 무려 7년 동안 <마비노기 모바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나의 게임을 10년 가까이 개발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넥슨의 오랜 야심작이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정도가 2015년 1분기 게임 파이프라인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후 7년 뒤인 2022년 3월 게임이 출시됐다.

하지만 <마비노기 모바일>은 이미 7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출시 시기가 미지수인 상황이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기는 하지만 출시일이 정해지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개발사 '데브캣' 수년째 영업손실 누적

통상 게임 개발 기간이 장기화되면 게임사가 느끼는 부담은 커진다. 게임 완성 전까지 별다른 매출 없이 개발비만 계속해서 투입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개발비 대부분은 개발자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에 개발비 부담이 한층 심해졌다"라고 말했다.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계열사 '데브캣' 실적이 상징적이다. 데브캣은 2020년 8월 설립 이후 한 차례도 신작 게임을 선보이지 않은 만큼 매출을 전혀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개발비는 계속해서 투입하다 보니 영업손실만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 0원, 영업손실 315억원이었다.

결국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비는 사실상 모회사인 넥슨코리아가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넥슨코리아의 데브캣에 대한 채권 규모는 899억원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넥슨코리아는 올해에도 데브캣에 도합 140억원을 추가로 대여해줬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데브캣은 <마비노기 모바일>만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했다.


◇개발기간 길어지면 개발비 회수 부담 커져

하나의 게임에 개발비를 지나치게 많이 쏟으면 손익분기점은 높아지게 된다. 이런 경우 게임사는 개발비를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이용자의 적극적인 과금을 유도하는 이른바 '맹독성' 수익구조(BM)를 가져가곤 한다. 대표적인 맹독성 BM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야만 게임에서 승리하는 '페이투윈(P2W)' 시스템이다.

문제는 게임업계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는 맹독성 BM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용자의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이 실패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그만큼 요새는 다수의 게임사가 게임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의 합리적 BM을 적용한 게임을 내놓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맹독성 BM을 적용하면 개발비 회수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이용자의 외면을 받을 우려가 있다. 반대로 합리적 BM을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이용자의 호평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개발비를 회수하는 기간은 길어질 공산이 크다.

합리적 BM으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상대로 저렴한 유료 상품을 가능한 한 많이 판매하는 일종의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해야 개발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필수불가결 조건은 우수한 게임성"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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