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밸류업 점검]대주주 리스크로 돌아온 은산분리 완화 수혜②사법 리스크 터지며 신사업 진출길 막혀…경영 불안정은 밸류업 저해 요인
김영은 기자공개 2024-08-19 12:48:39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카카오뱅크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0: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산업자본이 대주주로 올라 있는 유일한 상장 은행이다. 은산분리 완화의 수혜를 입었지만 동시에 대주주의 리스크도 은행에 전이되는 지배구조를 가지게 됐다.최근 모기업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며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주가하락뿐 아니라 신사업 진출을 막으며 밸류업을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경영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가 실제 판결을 받기까지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처벌이 확정되고 대주주 지위를 잃게 된다면 카카오는 초과 보유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대주주 리스크 타격 큰 은행업…신용카드, 마이데이터 우회로 찾아야
카카오뱅크는 산업자본이 은행의 주인으로 올라선 국내 최초의 사례다. 은산분리를 일부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통과로 산업자본의 주식 한도 초과 보유가 가능해지자 카카오는 당시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이던 한국투자금융의 지분을 넘겨받았다. 현재는 카카오가 27.16%의 지분을 가진 1대주주이고 그보다 1주가 적은 한국투자증권이 2대주주로 있다.
이러한 지분구조로 카카오뱅크에는 대주주 리스크가 존재한다. 모회사인 카카오의 리스크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리스크로 받아들여지는 양상이다.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데이터센터 화재 등이 카카오뱅크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불거진 카카오의 사법리스크는 카카오뱅크에 적잖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카카오의 1대 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자본시장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계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해당 수사가 유죄 판결이 나 김 의장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게되면 양벌 규정으로 묶여 있는 카카오 법인도 처벌 대상이 된다. 이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한다.
처벌 확정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당장 카카오뱅크의 신사업 진출에는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용카드업 직접 진출을 인프라 구축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당국의 인허가 심사가 무기한 연기됐다. 그 외 마이데이터, CB업으로의 진출이 막혀있는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개별 인가 취득보다는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금융사와의 제휴 등 협업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신한카드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출시를 위한 MOU를 맺었다. 자체 신용카드와 동일한 서비스를 카카오뱅크 앱 내에서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를 협의하고 있다.
◇처벌 확정시 초과 지분 매각해야…난항 예상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판결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점은 카카오뱅크의 밸류업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김범수 위원장의 유죄가 확정된다면 카카오뱅크의 경영 불안정 문제는 현실화된다. 대주주 자격 박탈 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27.17% 중 10%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데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2대주주인 한국투자증권은 저축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의 지배구조상 은행의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한국금융지주가 최대주주가 되는 방법도 있지만 은행지주로 정체성이 바뀌며 이전보다 강력한 자본규제를 적용받게 돼 경영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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